수락산 살인사건 현장검증…피해자 유가족 '오열'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6-03 13: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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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장소에서 오전 10시부터 30분간 진행

강도 혐의 부분도 조사 돼…8일 검찰 송치 예정
△ 수락산 사건 피의자 얼굴 공개

(서울=포커스뉴스) 서울 수락산에서 등산하던 60대 여성을 살해한 피의자 김학봉(61)씨가 "피해자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3일 오전 9시 서울 수락산에서 60대 등산객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학봉(61)씨에 대한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이날 오전 8시30분 현장검증을 위해 서울 도봉경찰서 밖으로 나온 김씨는 "피해 유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없느냐"는 질문에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짧게 말했다.

짙은 녹색 윗옷에 보라색 바지를 입은 김씨는 범행 동기에 대해 "할말이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조현병을 앓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입을 다물었다. 이날 현장검증에서는 김씨의 얼굴이 공개됐다. 낯빛은 어두웠지만 김씨는 누구의 시선도 피하지 않고 담담한 표정이었다.

고개도 숙이지 않은채 경찰서 문을 나선 김씨는 현장검증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호송차량에 올라탔다.

이날 오전 9시 현장검증 장소인 수락산 등산로에 도착한 김씨는 수락산 산길을 느린 걸음으로 걸으며 범행현장으로 이동했다.

등산로 곳곳에서는 피의자 김씨를 향해 시민들이 "사형 시켜라", "세금 아까우니 교도소에서 밥도 주지 마라"는 등의 욕설과 야유를 퍼부었다.

우연히 현장검증을 보게 됐다는 등산객 최모(57·여)씨는 "오늘 현장검증이 있었는지 몰랐는데 직접 보니 충격적이다"며 "새벽산행을 좋아하는데 앞으로 무서워서 못 다니겠다"고 불안해했다.

일주일에 한 두번씩 수락산을 찾는 다는 임모(62·여)씨도 "최근들어 수락산 주변에 치안상태가 안좋다"며 "이번 사건 전에도 신원 미상의 남성이 산에서 행패를 부리는 등 비슷한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검증은 김씨가 범행장소까지 이동해 오전 10시부터 30분쯤 진행됐다. 구체적인 범행 검증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현장검증에는 피해자 A(64·여)씨의 유족들도 동행했다. 산길을 따라 현장검증 장소로 이동하던 A씨의 남편은 피의자 김씨를 향한 분노를 참지 못하고 달려들어 경찰의 제지를 받았다.

현장검증을 시작하기 전인 오전 9시45분쯤에는 남편은 주변에 잡히는 나무를 잡고 김학봉에게 달려들기도 했다.

피해자의 남편은 "억울하게 죽은 아내의 명복을 빌기 위해서는 김씨를 사형시켜야 한다"면서 "정신병이라고 감형돼 출소하면 또 살인을 저지를 것이다. 다시는 이런 짓을 할 수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엄정한 법집행을 요구했다.

현장검증을 찾은 A씨의 딸은 등산로 한켠에서 지친 표정으로 눈물을 흘리며 흐느껴 안타까움을 더 했다.



백경흠 노원경찰서 형사과장은 이날 현장검증에 대해 "김씨는 담담하게 진술한 내용대로 재현했고 경찰의 지시에도 잘 따르는 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씨가 현장검증에서 피해자의 주머니를 만지는 등의 진술을 재현해 강도 혐의 부분에 대해서도 조사가 됐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김씨의 행적과 현장검증 결과를 토대로 보강수사를 진행해 8일쯤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앞서 김씨는 지난달 29일 오전 5시32분쯤 노원구 상계동 온곡삼거리로부터 수락산 등산로로 이어지는 길에서 피해자인 등산객 김씨를 살해한 혐의로 31일 구속됐다.(서울=포커스뉴스) 지난 29일 서울 노원구 수락산 등산로에서 60대 여성을 살해한 피의자 김학봉(61)이 3일 오전 범행장소에 도착해 현장검증을 준비하고 있다. 2016.06.03 김인철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지난 29일 서울 노원구 수락산 등산로에서 60대 여성을 살해한 피의자 김학봉(61)이 3일 오전 범행장소에서 현장검증을 마치고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2016.06.03 김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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