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커스뉴스) 오는 12일 <포커스뉴스>가 개최하는 '제7회 나라사랑 고궁걷기대회'는 가족, 친구들과 함께 추억도 쌓고 조선 제22대 왕인 정조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정조, 창경궁에 산다-서화취미'전도 감상할 기회다.
이날 걷기대회는 오전 9시 30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시작해 조선의 3대 궁궐인 경복궁과 창덕궁, 창경궁으로 이어진다. 창덕궁과 창경궁은 자유관람이 가능하다.
창경궁 집복헌과 영춘헌에서 지난 4월 말 시작해 오는 10월30일까지 열리는 '정조, 창경궁에 산다-서화취미'전을 감상 할 수 있다. 여기에는 정조가 남긴 다양한 글과 그림들의 인쇄본이 전시돼 있다. 집복헌은 정조의 아버지 사도세자와 아들 순조가 태어난 곳이다. 영춘헌은 정조가 그의 생 마지막 11년을 편전이자 침소로 사용했던 곳이다.
전시가 시작되는 집복헌 입구에서 가장 먼저 관람객을 맞이하는 것은 △시를 노래하다 △감성을 그리다 △배움을 즐기다 △책을 가까이하다 △마음을 전하다 △자연과 호흡하다 등 6개 파트로 전시회의 주제를 소개한 거대 팸플릿이다.
이 공간을 지나면 정조가 직접 쓴 시와 편지, 직접 그린 그림들을 인쇄본으로 만날 수 있다. 왕의 거처였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소박한 영춘헌에는 정조가 생활했던 공간을 상상으로 재연해놓았다.
전시품 중에는 정조가 그의 나이 5세때 쓴 한글편지도 있다. 앙증맞은 글씨로 쓴 이 편지에는 '내가 신던 양말이 작아졌으니 사촌 동생에게 물려주라'는 내용이 적혀있다.
정조가 원손 시절 외숙모에게 보낸 한글 편지는 꽃 그림이 그려진 시전지에 쓰였다. 그는 여성에게 보내는 편지에는 다정하게 꽃을 그려 보내길 즐겼다.
또 친지들에게 선물과 함께 안부 편지를 띄우며 편지에다가 선물 목록을 적어 보내기도 했다. 정조어필한글편지첩에 실려있는 편지 중에는 '인삼 한 냥, 돈 일백 냥, 쌀 한 섬, 광어 두 마리, 청어 일 급(스무 마리), 생대구 한 마리, 생꼬막 열 개, 새우알 석 되, 감동젓 다섯 되, 생치세 마리, 곶감 한 접(백 개), 꿀 다섯 되, 전약 한 그릇, 왜감귤 열 개, 산귤 서른 개, 향담배 세 근, 담뱃대 두 개'라는 목록이 적혀있다.
목록 중 '향담배 세 근'과 '담뱃대 두 개'에서는 유명한 애연가였던 정조의 취향을 엿볼 수 있다. 정조는 신하들은 물론이고 전 백성에게 흡연을 권장할 정도로 담배에 대한 애정이 대단했다.
전시회에서 만날 수 있는 정조의 그림은 총 4점이다. 정조의 그림은 현재 총 6점이 남아있는데 이 중 보존 상태가 좋지 않은 2점을 제외한 4점이 인쇄물로 전시돼 있다.
묵매도와 파초도(보물 제743호)에는 그의 호(號) '홍재(弘齋)'가 주문인으로 찍혀있다. 그러나 다른 그림에서는 정조의 또 다른 호인 '만천명월주인옹(萬川明月主人翁)'이 주문인으로 찍힌 것을 볼 수 있다. '수많은 냇물을 비추는 밝은 달과 같은 존재'라는 뜻의 이 호는 그가 사망하기 2년 전인 1798년 새로 지은 호다. 5살 어린 정조의 발자취부터 그의 노년시절 모습까지 글과 그림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신하 심환지에게 보내는 비밀편지도 흥미로운 전시물이다. 창경궁과 집복헌을 잇는 복도에 전시된 편지들은 2009년 세상에 공개됐다. 발견된 편지는 총 297통이지만 이 중 일부가 인쇄본으로 전시됐다. 정조의 사생활이 짙게 담겨있는 이 편지들은 심환지가 '폐기'하라는 왕명을 거스르고 보존한 덕택에 오늘날에도 현존할 수 있었다.
한편, 나라사랑 고궁걷기대회는 호국보훈의 달인 6월을 맞아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희생으로 지켜온 문화재의 소중함을 인식하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나라사랑 고궁걷기대회에 함께하고 싶다면 오는 9일까지 공식홈페이지(www.hiwalking.co.kr)에서 온라인 참가 신청할 수 있다. 축제 당일 현장 부스에서 별도 접수할 수 있다. 참가비는 성인 1만원, 청소년 8000원이다.서울 종로구에 자리한 창경궁 영춘헌과 집복헌 전경. <사진출처=문화재청>'정조, 창경궁에 산다-서화취미'전에 전시된 정조어필한글편지첩 중 일부 인쇄본. 원본은 국립한글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2016.06.01. 한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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