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환경성 질환자 수 5631명…3년 새 2.2배 증가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6-02 17:2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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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사태 영향 커…석면 피해도 꾸준히 증가

"정부, 책임 회피 기업에 '징벌적 책임' 물어야"
△ 환경성질환 피해실태조사 보고 발표

(서울=포커스뉴스) 국내에 환경성 질환으로 판정받은 피해자가 5631명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환경보건시민센터에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직업환경건강연구실과 공동으로 조사한 환경성질환 발생실태 조사보고서를 발표했다.

환경성 질환이란 과거 '공해병'이라 불렸던 것으로 환경 문제로 인해 생긴 질환을 일컫는 말이다.

조사 결과 우리나라의 환경성 질환 피해자 5631명 중 석면으로 인한 피해가 2012명(35.7%)으로 가장 많았고, 가습기살균제 피해가 1848명(32.8%), 시멘트‧연탄 공장 피해가 1771명(31.4%)으로 나타났다.

이는 환경보건시민센터가 환경성 질환자 조사를 처음 시작한 2013년 2526명보다 2.2배 늘어난 수치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전체 환경성 질환자 중 공식 사망자 수는 872명"이라며 "하지만 석면 피해자 중 추가 사망한 환자가 있어 잠재적 사망자 수는 약 1300명 정도"고 말했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환경성 질환자가 급격히 늘어난 이유는 가습기살균제 사태가 큰 영향을 주고 있고, 석면피해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시멘트공장 인근 주민의 경우 정부조사에서 다루지 않는 폐암피해까지 반영해서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환경성 질환으로 가족을 잃은 피해자들도 참석해 피해 상황을 증언했다.

2009년 옥시레킷벤키저의 가습기살균제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으로 16개월 된 손주를 잃은 송요선씨는 "손주의 감기를 빨리 낫게 하기 위해 가습기살균제를 산 것이 화근이었다"며 "가습기살균제만 안 썼어도 아이는 살았을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최예용 소장은 "유아 사망의 경우 급성으로 상태가 악화돼 의무기록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 2단계 피해자로 지정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2012년 10월 석면 피해로 아버지를 잃은 황동욱씨는 "아버지가 방직 공장에서 공장 내부 건축물을 수리하다 악성 중피종암을 얻으셨다"며 "하지만 일용직이라서 근로기록이 남아있지 않아 직업성 질환은 인정받지 못하고 환경성 질환만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최예용 소장은 "환경성 질환이 크게 늘고 있는데 정부의 대책은 부족한 상황"이라며 "정부는 '선 보상 후 구상' 조치를 취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엄한 '징벌적 책임'을 묻는 등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는 오는 5일 제45주년 UN 세계환경의 날을 맞아 진행됐다.(서울=포커스뉴스)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환경보건시민센터에서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이 세계환경의 날 기념 환경성질환 피해실태조사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2016.06.02 김인철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환경보건시민센터에서 열린 세계환경의 날 기념 환경성질환 피해실태조사 보고서 발표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족 송요선씨가 사례보고를 하고 있다. 2016.06.02 김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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