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용선료 협상 여전히 어려워…유동성 문제 심각한 듯
채무 재조정은 아직 진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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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의 한진해운 |
(서울=포커스뉴스) 국내 양대 해운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구조조정 2막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현재 용선료 협상에 긍정적인 전망이 흘러나오고, 한진해운은 해운 동맹 잔류를 확정한 단계다. 하지만 한 고비를 넘기고 숨돌릴 틈없이 바로 다음 단계로 들어갔다.
한진해운은 지난달 4일부터 자율협약을 위한 협상에 돌입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포함한 7개 채권단은 이날 '제1차 채권금융기관협의회'를 열고 조건부 자율협약을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채권단이 자율협약의 조건으로 제시한 조건은 △해운 동맹 잔류 △용선료 인하 △채무 재조정이다.
◆한진해운, 해운동맹 잔류
한진해운은 현대상선보다 좋은 시작을 알렸다. 주요 해운사들이 결성한 4개의 해운 동맹이 3개로 축소되는 과정에서 제3해운동맹인 'THE 얼라이언스'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컨테이너선을 주로 운영하는 해운사에게 해운 동맹은 필수다. 컨테이너선은 백색가전, 자동차 등 공장 완성품을 운반하는데, 꾸준히 생산되는 공장의 화물을 운송하기 위해선 배가 지속적으로 들어가야 한다.
이런 업계의 특성 때문에 컨테이너선 사업은 1개 노선이 정해지면 해당 노선엔 정해진 항구 수(대략 8~10개)만큼 배가 배치된다. 다양한 노선 운용을 위해선 많은 배가 필요하고, 이를 1개 해운사가 혼자 감당할 수 없어 생긴 것이 해운동맹이다.
한진해운의 올 1분기 매출액 1조5928억원 중 컨테이너선의 매출액은 1조4806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93%를 차지한다.
한진해운은 해운동맹 잔류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역할이 컸다고 평가하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 3월 홍콩에서 열린 박스클럽(세계 컨테이너 선사 최고경영자 모임)에 참석해 주요 해운 인사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했다고 알려졌다.
◆용선료 협상 전망 아직 어두워
반면, 용선료 협상은 좋은 소식이 들려오지 않는다.
한진해운은 호황기 시절 높은 용선료로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엔 높은 물동량을 감당하기 위해서였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물동량은 급격히 떨어졌다. 이로 인해 매출은 줄었지만 높은 용선료는 계속 지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진해운은 지난달 10일 용선료 협상팀을 꾸려 해외선사와 미팅을 위해 출국시켰다. 협상팀에는 영국계 로펌 프레시필즈(Fresh Fields)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프레시필즈는 유일한 용선료 협상 사례인 이스라엘 짐 (ZIM)의 협상에 투입됐던 로펌이다.
프레시필즈의 투입으로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 같았던 협상팀이 처음 전한 소식은 퇴짜였다. 한 해외 매체에 따르면 한진해운의 첫 협상 상대인 캐나다 시스팬(Seaspan)은 공식적으로 용선료 인하를 거절했다. 아울러 한진해운은 시스팬에게 약 137억원 규모의 용선료가 연체된 상황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달 24일 한진해운의 8만2158DWT급 벌크선 '한진패라딥(HANJIN PARADIP)'호가 용선료 연체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억류됐다. 해당 선박은 벌크선이었고 3일 만에 운항을 재개했지만, 일각에서는 한진해운의 유동성 문제가 심각하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로 인해 용선료 협상도 악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5개 선주사와 협상이 긍정적으로 흐르는 현대상선과 달리 한진해운은 선주사 구성이 더 복잡한 것도 협상에 어려운 점 중에 하나다. 현대상선은 3개 국적의 5개 선주사로부터 배를 빌리고 있지만, 한진해운은 6개 국가 9개 선주사에게 용선료를 지불하고 있다. 각 선주사들의 이해관계를 고려하면 협상은 더 쉽지 않아 보인다.
◆채무 재조정 오는 17일 결정
채무 재조정은 아직 진행 중이다.
한진해운은 오는 17일 71-2호 회사채와 관련해 사채권자 집회를 연다. 해당 사채는 1900억원 규모로 이번 집회를 통해 오는 27일 만기일을 3개월 연장하는 조정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다만, 지난달 19일 열린 78호 사채권자 집회에서 385억원 규모의 무보증 신주인수권부사채(BW) 만기일이 4개월 연기된 점과 양대 해운사의 회사채를 대거 보유한 상호금융권에서 채무 재조정 안에 동의하기로 뜻을 모은 것은 채무 재조정에 긍정적으로 흐를 것으로 보인다.(서울=포커스뉴스) 제1호 해운사인 한진해운이 심각한 경영난으로 재무구조 개선 및 경영정상화를 위해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한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진해운 본사 로비에 직원들이 지나가고 있다. 2016.04.27 허란 기자 서울 영등포구 한진해운 본사 로비 2105. 04. 27 허란 기자 서울 영등포구 한진해운 1층 로비 2016.04.25 김인철 기자 한진해운의 채무조정을 위한 첫 사채권자 집회가 열린 지난달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진해운 본사 로비에 취재진들이 대기하고 있다. 2016.05.19 허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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