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금'에 서울 신촌서 울려 퍼진 '여성혐오 반대' 목소리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5-27 22: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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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혐오 반대 자유발언대' 열려…"꾸준히 공론화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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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뉴스) 서울 서초구 강남역 인근에서 발생한 여성 살인사건 이후 우리 사회에 만연한 '여성혐오' 문제를 공론화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27일 오후 7시30분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서 마련된 '여성혐오 반대 자유발언대'에서는 여성혐오에 대한 경험과 의견을 공개적으로 표출하는 것의 중요성이 재차 강조됐다.

지난 17일 강남역 인근 상가 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이 살해된 뒤로 자유발언대 행사를 주최해 온 신모(21·여)씨는 "사건이 공론화 돼야 문제해결에 가까워질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많은 여성들이 직접 겪은 여성혐오의 경험을 꾸준히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꾸준히 자유발언대 행사에 참여해 온 양모(20·여)씨는 이날도 자리에 참석해 여성혐오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다.

양씨는 "여성은 밤 늦게 돌아다니면 안되고 행동거지를 조심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들어왔다"며 "약자이기 때문에 멸시받아야 하고 누군가의 보호가 아니면 안전하지 못한 사회는 문제이며, 이것은 변화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유발언에 나서는 시민들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면서 나라도 꾸준히 참석해 '여성혐오' 문제를 공론화 하는데 일조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참석 이유를 밝혔다.

한편 이날 발언대에서는 '여성혐오에 맞서야 합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참석한 남성들도 눈에 띄었다.

안모(23)씨는 "강남 여성 살해사건 이후에 온·오프라인을 통해서 많은 여성들이 '여성혐오'의 경험을 털어놓는 것을 보고 남성으로 살면서 전혀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알게 됐다"며 "여성학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책을 읽었지만 현실은 텍스트와는 매우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남성이 '잠재적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에 분노할 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여성들이 '잠재적 피해자'로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현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유발언대 행사는 총 9차례 열렸으며 이날로 종지부를 찍었다.

행사 주최자인 신씨는 "그동안 자유발언대에 참여했던 시민들과 앞으로 대규모 집회를 계획 중에 있다"며 "여성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이 개선될 수 있도록 공개석상에서 꾸준히 여성의 목소리를 높일 예정"이라고 말했다.27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서 열린 '여성혐오 반대 자유발언대'에서 이날 행사를 주최한 여성이 발언을 하고 있다. 박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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