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커스뉴스) 육군 20사단에 복무 중인 허하늘(21) 상병은 고등학교 시절 잦은 부상으로 그토록 원했던 복싱선수의 꿈을 접어야 했다. 목표가 사라진 허 상병은 오랫동안 방황을 하다 결국 고등학교를 자퇴했다.
방황하던 그는 군 입대 후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부대와 전우의 도움으로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해 이제 대학입시를 준비하고 있다.
허 상병과 같이 육군에서는 군대에서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하는 병사들이 늘고 있다.
올해 전반기 전국 고졸 검정고시 합격자 현황에 따르면 병사신분으로 합격한 인원은 913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고졸 검정고시에서 육군 총 응시인원 2249명을 고려하면 40.6%의 합격률이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해 전반기 합격률 37.6%(2336명 응시, 1305명 합격)와 비교하면 소폭 늘어난 수치이다.
현재 육군 병사 가운데 고졸 미만 학력자는 5000여명이며, 육군은 지난 2009년부터 고졸 검정고시 지원 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육군은 "고졸 검정고시 응시를 희망하는 병사들에게 학습용 교재와 동영상 학습콘텐츠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면서 "이들의 효과적인 학습을 지원하기 위해 자원(自願) 병사들을 학습 도우미로 임명하거나 부대별로 학습동아리를 운영 중이다"고 말했다.
일부 육군 부대에서는 임시학교를 개설하고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교사진과 학교장까지 임명해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병사들을 돕고 있다.
검정고시를 위한 임시학교에서는 1대 1 학습지도, 모의고사 문제풀이, 자습여건 보장 등을 통해 체계적인 공부가 가능하다.
대부분의 부대들은 검정고시 합격자들에게 고졸학력 취득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도록 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졸업식도 열어주고 있다.
이번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한 7사단 소속 김성균(22) 일병은 "입대 직전 아버지가 신장병으로 쓰러진 것이 학창시절부터 말썽만 피우던 저 때문인 것 같아 항상 죄송스러웠다"면서 "이번에 난생 처음 시험에 합격해서 조금이나마 마음의 짐을 덜게 됐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육군은 고졸 검정고시 합격자들이 독학학위취득제도를 통해 학사과정에 도전할 수 있도록 교재비와 학습비용 등의 지원을 추진 중이다.육군 20사단 결전부대에서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한 병사들과 그 가족들이 지난 13일 부대가 마련한 고등학교 졸업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육군>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