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매년 증가 추세
올해 경제전망 어두워…증가세 이어질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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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중앙지방법원 |
(서울=포커스뉴스) 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 신청을 예고한 가운데 법원에 파산이나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기업의 수가 매년 늘어나고 있다.
정부가 강력하게 기업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올해에는 기업의 파산·법정관리 신청이 역대 최고치를 갱신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서울중앙지법 등 전국 14개 지방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법인)이 법원에 파산을 신청한 경우는 모두 586건으로 확인됐다.
기업의 파산 신청 수는 지난 2012년 396건, 2013년 461건, 2014년 539건에 이르는 등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기업의 법정관리 신청 수는 지난 2012년 803건, 2013년 835건, 2014년 873건, 지난해 925건으로 매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 세계 금융위기 이후 드리워진 먹구름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가 찾아오면서 국내 기업의 파산 및 법정관리 신청은 크게 증가했다. 세계 금융위기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시작된 미국 금융시장의 붕괴가 전세계로 파급된 대규모 금융위기 사태이다.
이 같은 악재는 국내 기업에도 큰 타격을 줬고 지난 2007년 248건에 불과했던 기업의 파산 및 법정관리 신청 수는 2008년에 2배에 달하는 557건으로 늘었다.
이후 수출과 내수 부진이 반복되면서 지난 2011년 기업의 파산 및 법정관리 신청 수는 1000건을 넘어섰고 지난해까지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파산 및 법정관리를 신청한 기업 중에는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 수 있는 기업들도 포함됐다.
포스코 계열사인 포스하이알은 지난해 12월 초기자본금 200억원을 소진하고도 530억원에 달하는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광주지법에서 파산 선고를 받았다.
포스코의 계열사 파산은 회사 창립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또 극동건설은 지난 2013년 2월 법정관리에 들어간 이후 18개월만에 절차를 졸업했다가 지난해 12월 다시 법정관리 개시를 신청했다.
지난 2014년 8월 법정관리를 졸업했던 극동건설은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이 발생해 채무를 갚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파산·법정관리 신청 기업, 최고치 갱신 전망
문제는 올해에도 기업의 파산 및 법정관리 신청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올해 4월말 기준 기업의 파산 및 법정관리 신청 수는 49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80건과 비교해 10건 증가했다.
이러한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 기업의 파산 및 법정관리 신청 수는 사상 처음 1600건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5일에는 광학디스크드라이브 등 컴퓨터 주변기기 제조업체 옵티스가 서울중앙지법에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옵티스는 지난해 10월 무선통신장비 업체 쏠리드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팬택을 인수한 기업으로 당시 팬택 지분의 4%를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옵티스는 무리한 대출 등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다가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세계 4대 조선업체로 자리매김했던 STX조선해양은 법정관리 신청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STX조선해양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지난 25일 "추가 자금을 지원하면서 자율협약을 지속할 경제적 명분과 실익이 없다"며 "회사도 회생절차 신청(법정관리)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고 채권자 실무자회의 결정을 밝혔다.
일진그룹 계열 일진LED는 최근 서울중앙지법에 파산 신청을 했다.
일진LED가 변제해야하는 채무는 780억원으로 이 중 일반 상거래 채권이 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추세가 증명하듯 올해 한국경제에 대한 전망 역시 어둡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24일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낮췄다.
지난해 12월 내놓았던 전망치 3.0%보다 0.4%p 낮아진 수치다.
KDI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출 부진과 기대수명 증가로 인한 소비 위축 등을 저성장의 주요 요인으로 분석했다.
또 정부가 추진 중인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경우 성장률이 2% 중반대에서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결국 먹구름이 드리운 경제 분위기 속에 기업의 파산 및 법정관리 신청 수가 최고치를 갱신할 가능성은 커지게 됐다.
법원 관계자는 "지난 2006년 파산 위기 기업에 대한 회생을 돕고자 마련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통합도산법)이 시행된 이후 기업의 파산 및 법정관리 신청 수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의 경우 7월부터 도입된 간이회생 제도의 영향으로 신청 수가 증가한 것도 있지만 그만큼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도 볼 수 있다"며 "올해 역시 다양한 경제 여건들이 신청 수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서울 서초구 서초중앙로 서울중앙지방법원.2015.08.16 김인철 기자 조선업체 빅4로 군림하던 STX조선해양이 법원이 주도하는 기업 회생절차 및 법정관리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되는 25일 오전 서울 중구 STX 남산타워 건물 로비를 직원들이 빠져나오고 있다. 2016.05.25 성동훈 기자 26일 전국 14개 지방법원에 따르면 기업(법인)의 파산·법정관리 신청이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4월까지 기업의 파산 및 법정관리 신청 수는 49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80건과 비교해 10건 증가하는 등 올해에는 사상 최대의 파산·법정관리 신청 수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2016.05.26 이희정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2.6%로 낮췄다. KDI는 이 수치가 현재 진행 중인 산업 구조조정에 따른 투자 위축과 실업자 증가 등 사회ㆍ경제적 영향을 반영하지 않은 예상치이므로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2016.05.24 포커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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