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참가자들 "여성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모든 남성을 범죄자로 매도해선 안 돼" 반론도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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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뉴스) 강남에서 시작된 '여성혐오 반대'의 목소리가 강 너머 홍대로까지 이어졌다.
25일 오후 7시30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9번출구 앞에서 '여성혐오 반대 자유발언대'가 시민 2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열렸다.
최근 서울 강남역 인근에 위치한 노래방 화장실에서 여성이 잔인하게 살해된 사건 이후 계속되는 추모문화제의 일환이었다.
자유발언대를 주최한 페이스북 '강남역 10번 출구' 페이지 운영자 이지원(24·여)씨는 "이 자리는 남녀간의 성대결을 하는 자리가 아닌 우리 사회에 만연한 여성혐오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라며 "대화를 통해 반성하고 성찰해 제2의 피해자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마스크를 낀 채 발언대에 오른 20대 여성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잘못한 것도 없는데도 마스크를 끼고 이 자리에 설 수밖에 없다"고 입을 열었다.
이 여성은 "여성을 얕잡아보고 성적 대상으로 생각하는 것 자체가 여성혐오"라며 "근본적으로 왜 이런 이야기가 반복적으로 나오는 지를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20대 여성은 "여성들은 일상에서 수많은 성희롱과 성추행을 경험하기 때문에 여성 혐오를 두려워한다"고 지적하며 "왜 여성들이 여성혐오 반대를 외치는지 알아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남성 참가자의 발언도 이어졌다.
회사원 박모(24)씨는 "어쩌다가 여성이 혐오 받아야 하는 사회가 됐는지에 대한 남성들의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언급하며 "여성들의 두려워하는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자"고 말했다.
대학생 김지수(22)씨는 "남성으로 살면서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알게 됐다"며 "이번 일이 과거 다른 사례들처럼 조용히 없었던 일이 되는 게 아니라 근본 원인을 찾아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여성혐오 반대 의견에 대한 반론도 나왔다.
박모(22·여)씨는 "희생당한 여성은 추모하지만 모든 남성을 잠재적 범죄자로 몰고 가는 지금의 분위기에는 반대한다"며 "모든 것을 여성혐오 때문으로 몰고 가는 것은 피해의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시간 반 가량 이어진 시민들의 자유발언이 끝나고 주최자 이지원씨는 "이 자리가 다시 한 번 여성혐오의 문제를 알고, 반성하며 남녀 모두가 성찰, 발전하는 자리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음 자유발언 장소에 대해 이씨는 "조만간 페이스북 '강남역 10번 출구' 페이지에 장소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9번출구 앞에서 열린 '여성혐오 반대 자유발언대'가 열렸다. 2016.05.25 정상훈 기자 자유발언을 하는 페이스북 '강남역 10번 출구' 페이지 운영자 이지원(24·여)씨. 2016.05.25 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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