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째 농성 중인 발달장애인 학부모들 눈물의 삭발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5-24 14: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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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 지원체계 요구, 27일까지 2명씩 삭발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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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은 최근 서울시에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에는 직접 개입해 언론의 주목을 받으면서 처리하는 반면 사회적약자이며 소수인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들의 요구는 철저히 묵살하고 있습니다."

21일째 농성 중인 전국장애인부모연대와 서울지부는 24일 오전 11시 서울시청 앞에서 장애인 생존권 요구안에 대한 서울시의 입장을 듣기 위해 삭발식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집회가 시작도 되기전, 발달장애인 학부모들이 천막을 설치하려하자 청원경찰과 몸싸움이 벌어졌다. 감정이 격해지면서 시청 앞은 고성과 욕설이 오갔다.

윤진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조직국장은 "항의 한번 하려해도 이렇게 힘든 것이 우리 현실인 것 같다"며 "발달장애인도 지켜야할 시민이라던 박 시장은 지난 21일간 외면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윤종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장은 이와 관련해 "천막 설치하려는데 청원경찰 달려나왔다. '내 동생한테 전화도 못하냐'며 소리를 질렀다. 젊은 친구는 주먹으로 때리려고 하더라"며 "강제적, 물리적으로 협박해서 방어해야만 하는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 회장은 "박원순 시장이 대권후보로 거론되면서 이미지 관리를 위해 큰 이슈만 찾고 작은 사람들(사회적약자)은 외면하는 것 같다"며 "서울시는 농성하는 사람과는 합의하지 않는다고 한다"며 "불통이라는 박 대통령도 발달장애인 가족들의 투쟁과 농성을 들어주고 논의해 발달장애인법을 통과시켰다. 그런데 서울시는 합리적으로 얘기해도 검토해보겠다는 말로만 일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남연 서울지부장은 "어느 누구도 발달장애인 정책을 실행하려하지 않는다. 외면하고 있다. 우리도 세금 내는 시민"이라며 "언제까지 집단 자살하는 소식을 들어야 하나. 어차피 죽을 목숨이라면 끝까지 싸우겠다. 아이들아, 엄마가 목숨걸고 지켜줄게"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부모들의 편지 낭독과 함께 윤종술 회장과 김남연 서울지부장의 삭발이 진행됐다.

한 발달장애인 부모는 편지를 통해 "우리가 남이 갖지 못한 것을 욕심냈는가. 우리가 남이 누리지 못하는 것을 갖기를 바랐는가. 정녕 우리가 떼를 썼는가. 그토록 염치가 없었는가"라고 했다.

이어 "이십여일을 먼지 날리는 길바닥에서 자려고 정책안을 만든 게 아니다"라며 "두드리다 지쳐서 닫힌 문 앞에서 머리 깎으려고 수정안을 공들여 내보였던 게 아니다. 오늘 이 자리에 선 우리는 결코 당신들의 시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편지 내용을 듣고 있던 학부모들은 끝내 눈물을 흘렸다. 학부모들은 27일까지 매일 2명씩 삭발을 진행하기로했다.

한편,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와 서울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는 서울시에 △발달장애인을 위한 지역사회 중심의 주거모델 개발 및 시범사업 운영 △발달장애인 소득 보장을 위한 자산 형성 지원 사업 실시 △현장 중심의 발달장애인 직업교육 지원 체계 도입 △발달장애인 자조단체 육성·발굴 △평생교육센터 확충 및 관련 조례제정 △발달장애인 가족지원 체계 구축 및 참여 보장을 주장하고 있다.24일 서울시청 앞에서 진행된 전국장애인부모연대의 삭발식을 지켜보던 발달장애인 학부모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16.05.24 이균진 기자 qwe123@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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