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 조현병 환자 관리…절차 복잡해 현장 입원 어려워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5-23 18:41:57
  • -
  • +
  • 인쇄
보험공단 조현병 환자수 50만명 추정…10만명만 진료받아

정신보건법 개정으로 보호자·지자체에 의한 입원 '복잡'
△ 고개 숙인 피의자

(서울=포커스뉴스) 서울 강남 살인사건과 관련 조현병(정신불열증) 환자 관리 대책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사건의 피의자로 지목된 김씨는 경찰에 따르면 조현병 진단을 받고 2008년에 1개월, 2011년과 2013년, 2015년에 각 6개월동안 입원치료를 받은 전력이 있다.

경찰은 지난 22일 김씨의 범행이 "망상적 사고, 표면적인 범행 동기 부재, 피해자와의 관계에서 직접적인 범죄 촉발 요인이 없는 사건으로 묻지마 범죄 중 정신 질환(조현병) 유형에 해당된다"고 전했다.

조현병은 신경전달물질이나 뇌 등에 이상이 생겨 사회적 관계에 장애를 겪는 질환이다.

조현병은 발병 초기에는 공상에 빠지면서 대인관계가 차단되고 주변 사람들을 의심하게 되다 병세가 발전하면서 피해망상이나 환청이 생기고 분노 조절에 문제가 생긴다.

고영훈 고대 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조현병은 고혈압, 당뇨 같은 만성질환으로 보고 계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며 "김씨처럼 약물을 끊게되면 재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나 치료를 강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조현병은 현재 정신보건법을 통해 환자의 치료·관리가 진행되고 있다.

정신보건법에 따르면 정신질환으로 입원후 퇴원한 환자는 법에 따라 보호자나 해당 자치단체장이 환자의 퇴원 후 경과를 관찰하고 필요한 경우 재입원 시키거나 외래치료를 명령할 수 있다.

그러나 환자 인권보호를 위해 만들어진 조건들로 인해 실제로는 적용이 어려운 형편이다.

지난 19일 개정된 정신보건법에 따르면 본인의 자발적인 입원이 아닌 경우 환자 본인이나 타인에게 해를 끼칠 위험이 있어야만 보호자나 지방자치단체의 명령에 의한 입원이나 외래치료가 가능하다.

또 국립정신병원등에 마련된 '입원적합성 심사위원회'에서 입원의 적합성을 판단해야 하고 최대 입원 기간도 기존 6개월에서 3개월로 줄었다.

외래치료 명령도 환자가 본인이나 타인을 해한 행동을 한 이력을 갖고 있어야 하고 자치단체장이 기초정신보건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하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최명기 청담하버드심리센터 원장은 "행정입원 규정이 현장에서 이뤄지는 것이 불가능하도록 엄격하게 돼있다"며 "입원을 시켜도 생활보호대상자 등 의료보호대상자가 아닌 경우 정부에서 입원비 지급이 안돼 일선 병원에서는 입원 치료을 꺼리게 된다"고 전했다.


한편 사건이 발생하기 전인 지난 2월 25일 보건복지부에서는 조현병과 관련해제78회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정신건강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교내 상담센터나 보건 시설을 통해 조현병 등 정신질환의 생애주기별 정신건강 지원계획을 밝혔다.

질환을 초기에 파악하고 생활시설, 지역사회 재활시설 등 정신질환자를 위한 사회복귀시설을 확충하고 퇴원 후 지역사회에서 충분한 재활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이다.

진료비와 관련해서는 정신건강의학과 외래치료시 현행 30∼60% 수준인 본인부담률을 오는 2017년까지 20%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지난 2014년 조현병으로 보험비를 지급받은 환자는 10만 4천명으로 전세계 평균에 비춰보면 아직 파악되지 않은 환자만 40만명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조현병은 전 세계적으로 인구의 1% 정도로 일정하게 나타나고 있어 우리나라에서도 50만명 정도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정신질환자의 신속한 진단과 사후 재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인권도 중요하지만 이번 사건과 같은 경우 정신보건법 개정으로 문제 정신질환자의 입원 치료를 신속하게 하기 어렵다"고 전했다.(서울=포커스뉴스) 지난 17일 서울 강남역 인근 노래방 화장실에서 직장인 A씨(23·여)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모(34)씨가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19일 오후 서울 서초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2016.05.19 김인철 기자(세종=포커스뉴스) 25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입구에 보건복지부 상징로고가 설치돼 있다. 2016.04.25 김기태 기자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속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