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선료 협상 결과는 아직 미지수
마냥 부정적이지 않아…선주들, 법정관리보다 용선료 인하가 덜 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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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조조정 협의체 회의 결과는? |
(서울=포커스뉴스) 현대상선의 용선료 인하 협상의 데드라인이던 20일 기한은 미뤄졌다.
금융위원회는 20일 "(현대상선이) 현재 개별 선사를 대상으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협상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물리적인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현대상선은 용선료 인하 협상을 위한 시간을 벌었다.
지난 18일 해외 주요 선주 4개사와 협상을 가졌던 김충현 현대상선 CFO는 "협상의 모든 조건이 끝날 때까지 아무도 장담 못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채권단인 산업은행 측은 "추가 협상 논의가 진척이 없으면 지체없이 법정관리로 갈 것"이라며 어두운 전망을 내비치기도 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오늘 금융위의 발표에 대해 "협상을 계속하고 있단 걸 알아주고 기다려준 것 같다"며 "협상을 잘 마무리하라는 의미에서 긍정적으로 본다"고 밝혔다.
용선료 인하는 현대상선의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현대상선은 2000년대 초반 해운업의 호황 시기에 용선료 계약을 맺었다. 물동량이 많은 시기다 보니 배를 빌리려는 해운사들이 많았고, 선주들은 비싼 용선료로 배를 빌려줬다. 해운사들은 그나마 용선료를 낮추기 위해 장기계약을 맺었다.
문제는 해운업계가 불황을 겪으면서 현재의 용선료가 호황기 가격보다 훨씬 더 떨어졌다는 것이다.
2007년 글로벌 해운 물동량을 나타내는 발틱 화물운임지수(BDI)가 7000선을 웃돌던 것과 비교해 19일(미국 현지시간)으로 BDI는 634포인트를 기록했다. 장기계약으로 현대상선이 현재 지급하는 용선료는 시세보다 60%가량 높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금융위는 "용선료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현대상선을 정상화 시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본다"며 "용선료 인하 협상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용선료 인하 협상의 결과는 아직 미지수다.
현대상선은 지난 19일 예정돼 있던 벌크 선주들과 컨퍼런스 콜도 돌연 취소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전날 있었던 4개 선주와의 협상 결과가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으로 추측했다.
금융위도 "협상 전망에 관련해선 낙관도 비관도 하지 않고 있다"며 모호한 전망을 밝혔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오늘내일 선주들이 돌아가서 다음 주 중으로 내부 결정해서 회신 오면 그걸로 우리도 다시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산업은행이 채권단으로부터 출자전환 동의를 받는 다음 주 24일을 용선료 인하 협상의 데드라인으로 봤다. 금융권에서도 현대상선의 사채권자 집회가 열리기 전인 30일을 마감일로 보고 있다.
다만, 용선료 인하 협상이 마냥 부정적이지 않다.
해외 선주들은 현대상선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용선료를 전혀 받지 못하고 배를 돌려받게 된다. 과거 사례를 보면 STX팬오션이나 대한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선주사들이 용선료를 지불받지 못했었다.
또한, 선주들이 배를 돌려받는다고 해도 불황의 시기에 비싼 용선료를 주고 배를 빌릴 해운사를 찾긴 어렵다.
선주들 입장에서는 용선료 인하가 현대상선이 법정관리를 들어가는 것과 비교해 손해를 덜 보는 것이다.
금융위가 지속적으로 "용선료 협상이 없으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것"이라는 원칙을 강조하고 있는 이유도 해외 선주들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는 업계의 평가다.18일 김충현 현대상선 CFO(좌)와 마크 워커 현대상선 측 투자자문(Financial Advisor)이 협상을 마치고 현대그룹 본사 서관 입구를 통과하고 있다. 2016.05.18 이형진 기자 heyhyungjin@focus.co.kr임종룡 금융위원장 2016.04.26 조종원 기자 현대상선 컨테이너선 ‘현대 유니티’호 <사진제공=현대상선>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사진제공=현대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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