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묻지마 살인' 통계에 비춰본 사건의 공포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5-19 14:3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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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범죄, 2012~2014년 163건 발생

이 중 정신질환 촉발 범죄 비율 36% 차지
△ 계속되는 추모물결

(서울=포커스뉴스)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이른바 '묻지마 살인사건'이 벌어져 국민들에게 큰 충격과 함께 공포심을 안겨주고 있다.

묻지마 범죄는 피의자와 피해자의 관계에 아무런 상관관계가 존재하지 않거나 범죄 자체에 이유가 없이 불특정한 대상을 상대로 행해지는 범죄 행위를 의미한다.

이번에 발생한 사건 역시 전형적인 묻지마 범죄로 볼 수 있다.

경찰조사에서 피의자 김모(34)씨와 피해자 A(23·여)씨는 서로 일면식도 없던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이번 사건은 어느 누구나 묻지마 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자연스럽게 확산시키고 있다.


◆ 이유 없는 묻지마 범죄, 매년 54~55건 발생

묻지마 범죄는 이미 사회적 문제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다.

지난해 대검찰청이 분석한 자료 등을 살펴보면 지난 2012~2014년 국내에서 발생한 묻지마식 범죄는 163건에 이른다. 매년 평균 54~55건의 묻지마 범죄가 일어나는 셈이다.

이 중 살인은 41건(25.1%), 상해는 87건(53.4%), 폭행은 16건(9.8%), 협박은 12건(7.4%), 방화는 4건(2.5%), 손괴는 3건(1.8%)으로 나타났다.

묻지마 범죄는 사전에 준비한 흉기 등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무차별적 범행을 저지르는 경향을 보여 살인, 상해 등 중대 강력범죄의 비중이 높다.

지난 2012년~2013년 발생한 전체 강력범죄 중 살인의 비율이 0.4%인 것을 감안하면 묻지마 범죄에 있어 살인의 비율은 일반 강력범죄의 62.5배에 달한다.


◆ 정신질환에 따른 묻지마 범죄 36%

지난 2012~2014년 묻지마 범죄를 저지른 피의자 163명 중 무직자는 101명(62%), 일용노동자는 31명(19%)으로 대부분 안정된 직장이 없는 상태로 확인됐다.

연령에 따라 구분했을 때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피의자 연령은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의 피의자 김씨와 같은 30대(27.6%)이다.

발생장소를 살펴보면 묻지마 범죄 163건 중 84건(51.5%)은 길거리에서 발생했고 21건(12.9%)은 공원·지하철역·초등학교·도서관 등 공공장소에서 발생했다.

이 같은 통계가 보여주듯 묻지마 범죄는 발생 예측이 어렵고 누구나 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 불안을 야기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많은 국민이 강남역 묻지마 살인에 큰 분노와 동시에 불안감을 느끼는 이유도 이러한 묻지마 범죄의 특징 때문이다.

또 이번 사건의 피의자 김씨가 "평소 상회생활을 하며 여성에게 무시를 당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상 묻지마 범죄는 불특정 다수를 노리기 때문에 피해자가 남녀노소로 구분되지 않는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지난 2012~2014년 발생한 묻지마 범죄 163건의 피해자는 288명으로 이 중 남성이 146명(51%), 여성이 142명(49%)으로 남녀 비율이 비슷했다.

묻지마 범죄의 원인 및 촉발요인으로는 정신질환이 59건(36.2%)으로 가장 많았고 알코올 등 약물남용 58건(35.6%), 현실불만 39건(23.9%) 등이 뒤를 이었다.

국민들에게 묻지마 범죄의 공포를 안겨준 김씨 역시 정신분열증 진단을 받고 지난 2008년 1개월, 2011년과 2013년, 2015년 각 6개월 동안 입원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씨에 대한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는 19일 오후 3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씨는 지난 17일 오전 1시20분께 서울 서초구 강남역 인근 노래방 화장실에서 A(23·여)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묻지마 살인' 피해자를 추모하고 있다. 2016.05.19 성동훈 기자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강남역 인근 '묻지마 살인' 현장의 화장실이 폐쇄되어 있다. 2016.05.19 성동훈 기자2016.02.26 이인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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