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개발에 기여 전망
(서울=포커스뉴스) 국내 연구팀이 유방암 발생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조절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향후 항암제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원장 이영찬, 이하 진흥원)은 황정진 교수(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연구팀이 “유방암에서 자식작용과 암 발생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후성유전학적 조절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18일 밝혔다.
암세포는 정상 세포와 달리 여러 가지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일어나거나 비정상적인 유전자의 발현으로 세포의 생존과 성장은 빨라지고 세포의 사멸은 잘 일어나지 않도록 변형돼 있다.
돌연변이가 일어난 단백질이 제거되지 않고 쌓이는 이유로 알려진 것 중 하나는 세포 자신의 불필요한 물질을 잡아먹는다는 의미의 ‘자식작용’이 암세포에서 억제되어 있다는 것이다.
자식작용이란 세포가 영양소 결핍에 반응해 비정상 단백질 등 불필요하거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세포 성분을 분해해 재사용하는 작용이다.
유전자에는 돌연변이가 일어나지 않았더라도 단백질 발현량이 적절하지 않아 암세포가 될 수도 있다. 종양억제인자(tumor suppressor)라고 불리는 단백질의 발현이 억제돼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유전자 자체가 변형 되지 않고 발현양만이 달라졌다는 의미에서 이러한 현상을 후성유전학적 조절이라 부른다.
후성 유전학적 조절은 진핵세포의 DNA 복합체를 구성하고 있는 히스톤 단백질에 의해 결정이 되기도 한다.
히스톤의 변화에 따라 DNA 복합체를 풀어 유전자 발현을 할 것이냐 아니면 단단히 감아 놓아 발현을 하지 않을 것이냐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EHMT2/G9a는 바로 히스톤에 메틸 그룹을 한 개 또는 두 개를 붙여 주는 메틸화 효소로, 이러한 히스톤의 메틸화는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연구에서는 EHMT2/G9a가 암세포에 과다하게 발현돼 있어 종양억제인자이면서 자식작용을 담당하는 베클린원(자식작용을 활성화 하면서 동시에 종양을 억제하기도 하는 유전자) 단백질의 발현을 억제하는 작동 원리를 연구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EHMT2/G9a이 세포 자신의 불필요한 물질을 잡아먹는 자식작용을 하고 종양을 억제하는 베클린원의 발현을 저해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즉, EHMT2/G9a의 과발현이 정상세포에서 작용하는 베클린원의 양을 낮춰 비정상적인 암세포로 변형됐을 가능성을 처음으로 제시한 것이다.
또한 암세포를 정상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BIX-01294(EHMT2/G9a 저해제)를 암세포 배양액에 넣어 처리했을 때, 베클린원의 발현이 다시 유도되고 자식작용이 활성화돼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황정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암 발생 원인의 하나인 자식작용의 저하를 조절하는 후성유전학적 작동 원리를 밝힌 것이다. 폐암, 난소암, 대장암에서도 EHMT2/G9a의 발현이 높은데, 추가 연구를 통해 유방암과 같은 동일한 결과가 발견된다면 보다 광범위한 암 치료를 위한 신약 및 항암제 개발과 암 발생을 조절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종양학 분야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인 ‘온코타겟(Oncotarget)’에 발표(5월 11일 온라인 게재) 됐다.ⓒ게티이미지/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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