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박' 닛산 '엄격' 환경부…디젤스캔들 韓日 외교전 비화하나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5-18 15: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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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배출가스 불법조작 지적…닛산측 강하게 반발

'임의설정' 해석 논란…섣부른 판단은 일러

캐시카이 차량 국내 소유자들 집단소송 움직임
△ 닛산.jpg

(서울=포커스뉴스) '닛산이 국내 판매 디젤 차량인 캐시카이의 배출가스를 불법조작 했다'는 환경부 발표가 나온 직후, 닛산측이 발표를 강하게 부인하면서 환경부와 닛산 간 진실공방이 벌어졌다. 여기에 닛산 본사까지 환경부 발표를 반박하고 나서면서, 디젤스캔들은 한·일 양국의 외교전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16일, 차량 실험결과 한국닛산이 국내에서 판매중인 '캐시카이'의 실내·외 배출가스 재순환장치가 모두 작동 중단되는 현상이 발견됐으며, 이에 따라 해당 차량 814대를 시정조치 한다고 발표했다.

환경부측은 시동을 건 뒤 20분이 지나 엔진 주변의 온도가 35도 이상이 될 때, 배출가스 저감 장치의 작동을 멈추도록 한 설계가 비정상적이라고 판단했다. 즉, 닛산이 의도적으로 배출가스 저감 장치를 조작해 과도한 질소산화물 배출을 방치하거나 숨겼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행정절차법에 따라 제작·수입사인 한국닛산에 임의설정 위반을 사전 통지하고, 3억3000만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타케이코 키쿠치 한국닛산 사장을 제작차 배출허용기준 위반과 인증위반 혐의로 형사 고발할 방침이라고도 전했다.

이러한 환경부 발표가 나오자마자 한국닛산측은 즉각 반발했다. 같은 날 보도자료 배포를 통해 "과거는 물론 지금까지도 당사가 제조하는 어떠한 차량에도 불법적인 조작 및 임의설정 장치를 사용한 적이 없다"며 "닛산 캐시카이는 유럽에서 유로6 인증을 충족했듯이 한국에서도 적법한 인증절차를 통과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기준과 유사하게 엄격한 테스트를 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럽연합(EU) 규제기관들 역시 그들이 조사한 닛산 차량에 배출가스 저감장치에 대한 임의설정을 하지 않았다고 결론 내린 바 있다"고 강조했다.

닛산 본사에서도 즉각적인 반응이 나왔다. 카를로스 곤 닛산 CEO는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관련 인터뷰에서 "우리는 어떠한 부정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배출가스 저감 장치 임의 설정과 관련해 "높은 열로부터 엔진을 보호하기 위한 일반적인 설정"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환경부는 이번 발표에서 제작자동차 인증고시 제2조를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내세웠다. 관련 조항에서는 일반적인 운전이나 사용조건에서 배출가스 시험모드와 다르게 배출가스 관련 부품의 기능이 저하되도록 그 부품의 기능을 정지, 지연, 변조하는 행위를 '임의설정'으로 정의 내리며, 해당행위를 불법으로 분류하고 있다.

반면 한국닛산은 장치의 목적이 자동차의 안전한 운행, 엔진의 사고 또는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될 경우 임의설정으로 보지 않는다는 '예외사항'을 들어 환경부의 발표에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양측의 진실공방에 대해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환경부가 배출가스 관련 자동차 규제를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라면서도 "질소산화물 배출에 대한 법적규제가 없고, 측정 조건이나 기준이 명확하게 세워지지 않아 혼란이 가중되는 것"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국가별로 배출가스 규제기준도 달라 단순 비교에 따른 섣부른 판단을 해선 안된다"고 조심스러운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한편 이번 환경부의 배출가스 조작 발표에 따라 국내 캐시카이 차량 소유자들은 한국닛산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법인 바른은 캐시카이 차량 소유자들을 모아 이르면 다음 주 중으로 한국닛산과 국내 딜러사 등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하종선 변호사는 "현재 30명 정도와 협의를 마쳤고, 소송인단이 꾸려지는 대로 1,2,3차에 나눠 추가소송을 낼 예정"이라며 "구매 차량 반환에 따른 환불이나 차량 이용에 따른 손해배상, 리콜에 따른 연비저하에 대한 보상을 요구할 것"이라고 전했다.닛산의 '캐시카이' <사진제공=한국닛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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