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가 만델라 체포 핵심 역할했다"… 88세 전직 요원 폭로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5-16 10:4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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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 차별 철폐 운동에 앞장 선 만델라

"소련 바깥에서 가장 위험한 공산주의자"

만델라 측근 "가장 수치스러운 배신"

전직 요원은 사망 2주 전에 조력 사실 밝혀
△ President Clinton Visits Nelson Mandela in South Africa

(서울=포커스뉴스) 넬슨 만델라 남아프리카공화국 전 대통령을 체포할 당시 미국 중앙정보국(CIA)가 핵심 역할을 한 사실을 전직 CIA 요원이 폭로했다고 1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CIA의 어두운 과거를 폭로한 전직 요원은 도널드 리카르드다. 그는 "만델라가 완전히 소련의 통제 아래 있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첩보를 공유했다"고 말했다.

리카르드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았다. 그는 "만델라가 남아공에서 전쟁을 선동하는 것처럼 보였다"며 "미국은 마지못해 개입한 것"이라고 변명했다.

그는 1978년까지 CIA에서 일하다 지난 3월 미국에서 숨을 거뒀다. 리카르드는 죽기 2주 전에야 만델라 체포에 CIA가 개입한 사실을 만델라 전기 영화를 제작한 존 어빈 감독에게 털어놓았다.

만델라 전 대통령은 반(反) 아파르트헤이트운동의 선봉에 서서 백인 정권의 인종 차별에 맞선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1962년 반역 혐의로 체포돼 26년간 옥살이를 했다.

체포 당시 남아공 보안군은 만델라 전 대통령의 위치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리카르드는 CIA가 만델라의 여행 경로를 획득한 뒤 아파르트헤이트 정권에 넘겨줬다고 밝혔다.

아파르트헤이트는 남아공에서 1948년 법률에 명문화한 유색인종 차별 정책이다. 이 법에 따라 인종별로 거주지를 분리하고 타 인종 간 결혼을 금지하는 등 폐해가 만연했다.

만델라 전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이 확정되자마자 아파르트헤이트를 완전히 폐지했다. 남아공은 유례없는 인종 차별 악법을 유지한 탓에 올림픽과 월드컵에 나가지 못했다.

그가 이끌던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지지 코드와 대변인은 "과거 서방 국가와 인종 차별 정권 사이의 유착이 서서히 정체를 드러내고 있다"며 "CIA가 여전히 정권 교체를 원하는 세력과 협력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말했다.

남아공 정보부 장관을 역임한 로니 카스릴스 ANC 최고위원 역시 "가장 수치스러운 배신 사건"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CIA는 이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고 관련 서류 역시 공개하지 않았다고 외신은 전했다.미국 중앙정보국(CIA)가 인종 차별 철폐 운동에 앞장선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왼쪽)을 아파르트헤이트 정권이 체포할 당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 폭로됐다. 만델라 전 대통령은 1962년 케네디 행정부 당시 체포돼 1990년 조지 H.W. 부시 행정부에 와서야 풀려났다. (Photo by Barbara Kinney/Clinton Foundation via Getty Images)2016.05.16 ⓒ게티이미지/이매진스 46664는 만델라 전 대통령이 남아공 로벤섬에서 수감 생활을 할 당시의 수감 번호다. (Photo by Scott Barbour/Getty Images)2016.05.16 ⓒ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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