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이도 상승 우려에 응시료 걱정까지…학원가 '북새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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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뉴스) 14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학원가는 주말이라는 말이 무색하고 사람들로 북적였다.
토익수험서를 손에 든 채 서둘러 학원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강의실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종로 Y어학원 9층 강의실에는 수험생들로 가득차 발디딜틈 없는 모습이었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토익 시험 대비 특강이 열렸기 때문이다.
이번 토익은 수험생들에게 그 어느때보다 특별하다.
연간 200만명이 응시하는 국내 최대 영어시험 토익(TOEIC)이 오는 15일 시험을 끝으로 10년 만에 변화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현재 문제 유형으로는 치러지는 마지막 시험에 임하는 학생들의 각오만큼 강의실 분위기도 뜨거웠다.
익숙한 문제 유형으로 높은 점수를 받아놓으려는 응시생들은 마지막 시험을 앞두고 학원가로 향한 것이다.
토익 시험을 준비하는 대학생 김모(24‧여)씨는 "아무래도 신유형으로 바뀌면 낯선 문제를 접해야 하니 불안감이 있다"면서 "기존 유형으로 치러지는 마지막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싶어 학원을 찾았다"고 속마음을 드러냈다.
YBM한국토익위원회에 따르면 15일 치러지는 토익 응시생 수는 지난해 5월보다 약 30%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 갈수록 영향력 커지는데…新토익, 어떻게 달라지나
지난해 토익 출제기관인 미국 ETS는이달 29일부터 기존 시험보다 고난이도 문제 비중을 늘린 신(新)토익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최근 10년간 영어 사용방법이 크게 달라짐에 따라 영어시험 문항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새로운 토익에는 문자 메시지와 온라인 채팅 대화문 등도 지문으로 출제될 예정이다. 문항 수와 시험 시간, 점수 등은 이전과 동일하게 유지돼 외형적으로는 큰 변화가 없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시간이 짧게 소요되는 문제 유형은 줄고 읽는 데 오래 걸리는 문제 유형이 늘어난다. 전문가들은 응시생들의 체감 난이도가 대폭 높아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 외국어학원 관계자는 "토익 응시생이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어서 ETS가 변별력을 높이는 쪽으로 변화 방향을 잡았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연간 토익 응시생 수는 2010년 이후 200만명 수준(약 800억원 규모)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취업준비생에게는 물론 승진·이직을 준비하는 직장인, 대입을 준비하는 청소년 등에 토익 점수가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잡으면서 이후 응시생 수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향력 역시 앞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인사혁신처는 이듬해부터 7급 공무원 영어시험을 토익으로 대체하고 2018년에는 9급 시험에 확대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힌 상태다.
◆ 응시료도 인상…응시생들 "울며 겨자 먹기"
이달 29일 토익 시험에서 달라지는 것은 문제 유형만이 아니다. 토익응시료도 기존 4만2000원에서 4만4500원으로 오른다. 접수기한이 지난 이후에는 10%의 수수료를 더한 4만8900원을 내야 한다.
한국토익위원회는 "2012년 응시료를 인상한 이후 물가상승, 시험시행 비용 등이 증가해 응시료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006년 3만1000원이었던 응시료가 10년 만에 43.5%나 오른 것이어서 공인시험기관이 응시자들을 상대로 장사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특히 전체 응시생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20대 학생, 취업준비생들의 반발이 크다. 일부 대기업과 공공기업에서 탈(脫)스펙을 외치고 있지만 여전히 토익 점수는 취업시장의 필요조건이기 때문이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박모(29)씨는 "토익 응시료가 오르더라도 어쩔 수 없이 시험을 볼 수밖에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박씨는 "토익이 선택도 아니고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인데 가격이 오른다고 하니 너무 부담스럽다"며 "한편으로는 취준생이나 공시생(공무원 시험 준비생)이 토익을 볼 수밖에 없게 만드는 사회 구조가 문제라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김모(29)씨 역시 "문제지와 답안지 제공도 하지 않으면서 가격만 올리는 행태를 보면 ETS가 우리나라를 만만한 돈줄로 보는 게 아닌가 싶다"며 불만을 토로했다.오장환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한국토익위원회가 5월29일부터 토익 유형 및 응시료가 변경된다고 밝혔다.2016.05.13 조숙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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