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전 의장 "무능한 與 지도부와 그 윗선 때문에 최악 참패"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5-10 14:5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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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초선의원 연찬회 특강…전임 지도부·청와대 비판

"엄청난 보수표들이 이탈하고 있는 소리가 들리지 않느냐"
△ 연단 향하는 김형오

(서울=포커스뉴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10일 "참 괜찮은 사람들이 무능하고 무력하고 국민을 우습게 보는 새누리당 지도부 때문에 또는 그 윗선 때문에 낙마를 했다"며 전임 지도부와 청와대를 모두 겨냥해 강하게 비판했다.

김형오 전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초선의원 연찬회에 참석, 특강을 통해 이같이 비판하며 이번 20대 총선에 대해 "한 마디로 역대 보수 정당의 최악의 참패요 최악의 선거를 했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김 전 의장은 "누가 책임지나, 아무도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다. 당 최고위원회 해산하고 그걸로 끝"이라며 "이런 엉터리 공천과정과 계파·계보 싸움을 하며 180석 운운했다. 대패, 이런 참패는 없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엄청난 보수표들이 이탈하고 있는 소리가 들리지 않느냐"며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은 왜 하나, 한 달 넘게 안하면 차라리 안하는 게 낫다. 선거관리위원회나 구성해야지"라고 꼬집었다.

김형오 전 의장은 특강 초청 과정에서의 문제점도 제기했다.

김 전 의장은 전날(9일)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냈던 김병준 국민대 교수를 초청해 특강한 것에 대해 "한 마디로 참 잘했다. 정진석 원내대표가 직접 전화까지 해서 정중히 초청한 것은 정말 품격있는 원내대표의 태도"라고 칭찬했다.

김 전 의장은 "다만 저는 이 자리 올 때 누구로부터 전화 한 통 못받았다. 실무자끼리 통화해서 나왔다"며 "앞으로 의원 여러분이 예의에 관해 신경을 쓰는 태도를 좀 보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새누리당에) 초선의원 연찬회라고 해서 성별·연령대·직업 등이 어떻게 되는지 간단한 분류표를 하나 보내달라고 요청했더니 '우리는 그런 것 없다. 신문보고 알아서 하라'고 했다"며 "이것이 새누리당의 현주소다. 당선된 지 한 달이 지났는데도 여러분에 대한 분석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이 새누리당"이라고 꼬집었다.

김형오 전 의장은 국회에 만연한 문제를 고치기 위한 방안으로 △무분별한 당론 지양 △상임위 중심 국회 운영 △상시 국회 운영 △부정한 청탁 배제 등을 꼽았다.

김 전 의장은 "이제 무작정 무제한 무분별하게 당론을 정하는 일은 지양해야 한다"며 "당론은 있어야되지만 법안 하나하나에 당론을 정해서 국회의원을 예속시켜놓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민주주의일 수도 없고"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번에 원내대표단은 3당이 모이면 가장 먼저 시시콜콜한 당론을 정해서 국회의원을 얽어매는 것을 이제 좀 그만하자"며 "의원의 자율성을 강화하자고 먼저 치고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의장은 "국회가 상임위 중심으로 가야한다"며 "상임위가 활성화되지 못하는 이유는 당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상임위에 들어가면 간사가 있다. 간사가 당명을 받들어 모시고 당명을 관철하는 총대장이 되는 식으로 해서는 안된다"며 "구체적인 대화와 타협은 상임위원들 간에 해야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원과 의원 간의 토론활성화와 심층토론 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의장은 또 "상시국회를 해야한다. 국회가 오늘 열릴지 내일 열릴지 국회의장도 모르는 나라는 대한민국 뿐"이라며 "국회 일정을 갖고 밀고 당기고 하는 것은 가장 후진적인 행태"라고 질타했다.

김형오 전 의장은 특강 말미에 "(새누리당은) 벌써 죽었어야 할 정당이 살아있는 것이다. 새로 태어나야 한다"며 "20세기적 획일주의 상태에 정당이 머무는 한 정당은 수명은 다했다고 본다"고 했다.(서울=포커스뉴스)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제20대 국회 초선의원 연찬회에 참석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강연을 위해 연단으로 향하고 있다. 2016.05.10 양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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