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커스뉴스) 저출산 풍조가 지속되는 요즘 가정의 달을 맞아 슬하에 7명의 자녀를 둔 육군 상사가 화제다.
주인공은 육군기계화학교 온은신(45) 상사로 그는 아내 김민정(38)씨와의 사이에서 5남 2녀를 낳았다.
우리나라는 지난 해 기준 합계출산율(만 15~44세 가임기 여성이 낳은 아이의 수)이 1.3명이고 출산율은 세계 220위를 기록할 정도로 저출산 국가로 분류돼 온 상사의 다자녀는 더욱 눈길을 끈다.
많은 자녀들 덕분에 온 상사 가족은 매일 아침 분주하다. 학교 기숙사에 있는 첫째와 지난 3월 태어난 막내를 빼고 다섯 남매가 학교와 유치원에 갈 준비를 하기 때문이다.
평소 우애가 좋던 남매들도 아침에는 화장실을 먼저 차지하려고 아우성이다. 다자녀 문화였던 1970년대나 볼 수 있는 풍경이지만 온 상사 부부는 매일 반복되는 북새통이 고맙기만 하다고 한다.
온 상사는 "비록 경제적으로 부족할지 모르지만 그것을 제외한 모든 면에서 삶 자체가 풍요롭고 행복하다"면서 "첫째부터 일곱째까지 서로를 사랑하고 아끼는 남매들의 우애를 보고 있자면 천만금을 가진 부자가 전혀 부럽지 않다”고 자랑은 늘어놓았다.
어린시절 이웃사이였던 이들 부부는 온 상사가 1992년 군에 입대했을 때, 편지를 주고받으며 교제를 시작했다.
만남을 거듭하면서 두 사람은 결혼을 약속했지만, 온 상사의 장인어른은 처음에 이들의 결혼을 반대했다고 한다. 직업군인은 이사가 잦을 뿐만 아니라 어렵고 힘든 직업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래서 두 사람은 1999년 혼인신고만 하고 식도 못 올린 채 결혼생활을 시작했고, 정식 결혼식은 넷째 아이가 태어난 이후인 2008년에서야 올릴 수 있었다.
자녀들이 많다보니 온 상사 가족에게는 웃지 못 할 사연들도 많다. 9명의 대식구가 살기에 군인아파트는 너무 비좁았다. 야전에는 15평에서 24평의 아파트가 대부분이다보니, 이들에게는 좁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현재의 기계화학교로 옮기면서 상황이 나아졌다. 부대에서 다자녀 가족을 위해 마련해놓은 30평대 군인아파트를 지원해줬기 때문이다.
온 상사 아내 김씨는 "애들이 두 명일 때까지는 15평형 관사에서 살았고 아이들이 더 늘어 24평형 아파트에서도 살았다"면서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잠실운동장"이라고 기쁨을 표현했다.
온 상사 가족은 아파트로 이사를 하게 되면 언제나 1층을 신청한다. 2층 이상에서 살면 아무리 조심을 해도 아래층에 소음 피해를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온 상사는 자가용을 가져본 적이 없다. 차의 필요성을 못 느껴서 이기도 하지만 식구 9명과 짐까지 실을 수 있는 알맞은 차를 못 찾아서 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들 가족은 어디를 가든 항상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시외버스를 탈 때는 많은 식구들의 차비를 계산하기 위한 시간을 보낼 때도 많다.
아이들이 많다 보니 놀이공원을 가기도 힘들다. 넓은 장소에서 아이들을 모두 챙길 수 없기 때문이다. 가족여행은 명절에 고향 가는 것이 유일하고, 외식은 인원 수 때문에 주로 부대 복지회관을 이용한다.
온 상사는 "놀이공원이나 가족여행은 못가지만 항상 우애 넘치고 아빠와 엄마를 이해 해주는 아이들이 너무 고맙다"며 "이번 어린이날에는 큰맘 먹고 아이들을 놀이공원에 데려가서 이 고마운 마음을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온 상사는 부대 임무 때문에 6자녀의 출산을 지켜보지 못하다 지난 3월 막내가 태어났을 때만 아내와 함께 할 수 있었다.
김씨는 "일곱 아이의 엄마가 될 줄은 상상도 못했지만, 후회는 하지 않는다"면서 "아이들이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항상 소통하며 지지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자신만의 자녀교육 노하우를 소개했다.
현재 이들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약간의 보조금을 받고 있다. 또 육군에서는 세 자녀 이상을 둔 간부에게 희망하는 부대에 근무할 수 있도록 해주고, 가족수당 가산금 지급, 보직 조정 유예 등의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온 상사와 김씨는 "아이를 낳고 키우는 동안 많은 행복을 느낄 수 있는데, 팍팍한 삶 속에 우리가 소중한 것들을 많이 잊고 사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사회 전반적으로 다자녀 가정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가 확산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온은신 상사의 가족들. <사진제공=육군>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