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해운] 협력사 연쇄붕괴 우려…'골든타임' 확보 정부지원 절실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5-03 07: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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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업 연관 산업 동반 몰락, 대규모 실직 우려 커

정부·채권단 적극 지원 필요…경쟁력 향상시켜야
△ 현대_유니티호.jpg

(서울=포커스뉴스) 국가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해운산업이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내몰리고 있다. 현대상선이 채권단에 조건부 자율협약을 신청했고, 한진해운도 주채권은행인 한국산업은행에 자율협약 신청 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이다.

3일 해운업계 관계자들은 "해운업 환경이 급격하게 나빠진 것에 대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해운산업을 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해운업 붕괴, 연관 산업 연쇄 몰락…'실직자' 속출 우려

정부는 지난달 25일 해양수산부 주관의 해운동맹 재편 관련 대응회의, 26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주재한 제3차 산업·기업 구조조정 협의체를 잇달아 열며 해운업 지원 관련 대책을 논의했지만, 해운업 지원 의지 표명 외 구체적인 계획은 내놓지 못했다.

현재 국내 해운사들이 해운동맹에 가입하지 못하면, 해외 해운사들이 우리나라 항구에 들어오지 않게 돼 해운 인프라와 영업 기반이 무너져 해운산업 전체 기반과 동반 산업까지 몰락할 우려가 있다.

해운산업과 연계된 산업은 크게 조선업과 항만산업이다. 조선업의 경우 해운선사가 안정적인 수요처가 되고 있다. 공급을 늘리기 위해선 선박의 발주가 필수적이고, 이를 위해 선박을 제조할 수 있는 조선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항만사업도 마찬가지다. 선박들이 항만에 들어와 하역하고 수송하는 모든 것이 일자리다.

만약 해운선사가 무너지면 구조조정에 직면해 있는 해운업에는 카운터펀치가 되는 것은 물론, 항만의 경우 일시적으로 물량이 대폭 빠져나가게 돼 관련 산업 붕괴와 수만 개의 일자리가 위협받을 수도 있다.

◆ 덴마크 중국 등 정부 차원서 해운산업 지원 강화

해외 주요 국가들은 이 같은 해운산업의 중요성과 경쟁력 강화 필요성을 인지해 저금리 지원 등 해운선사들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덴마크는 세계 1위 해운업체 머스크에 수출입은행이 5억2000만달러를, 정책금융기관이 62억달러를 대출했다. 독일 함부르크시는 2012년 2월 세계 3위 선사인 하팍-로이드사의 지분 20.2%를 7억5000만유로(8억3000만 달러 상당)에 매입했다.

또 중앙정부 차원에서 이 회사 채무 18억 달러에 대한 지급보증도 섰다. 프랑스는 부도위기에 빠진 자국선사 CMA-CGM에 금융권과 함께 1조원이 넘는 금융지원을 펼쳤다.

중국의 경우 중국은행을 통해 중국원양운수(COSCO)에 108억달러를 신용 지원하고, 추가로 중국초상은행이 대출 49억달러를 제공했다. 일본도 해운업계에 이자율 1%로 10년 만기 회사채 발행을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안정적인 금융지원을 제공했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정부가 해운선사들에게 구체적인 지원방안을 제출하지 않고 있다. 국내 선사들은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해외 주요 선사들과 경쟁 아닌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 정부‧채권단 다각적 지원 절실…"해운업 살리면 국가경쟁력 제고"

이에 해운업계에선 정부가 선박펀드에 대한 재검토를 선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운산업이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게 되면 원가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형 경제선을 확보해야 하는데, 현재의 선박펀드 참여 조건인 부채비율 400% 이하, 선사부담 10% 등의 조건은 국내 현실을 감안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해운업 종사자들의 전망이다.

앞서 정부차원에서 해운 동맹체에 강력한 정상화 지원 의지 표명과 함께 대형 화주 등 거래 상 계약해지 위험 요소 들을 사전에 제거하는 등 노력을 펼쳐야 한다는 것이 해운업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해운업계 한 임원은 "채권단 등 금융권도 각종 채권 차환 지원 및 선박금융에 대한 다각적인 지원책을 통해 일시적인 해운업 유동성 위기 극복 지원에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며 "앞으로 해운산업을 회생시킬 수 있을 때까지 남은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조속하고도 필수적인 조치를 통해 국가 기간산업인 해운산업을 부활시켜 한국 해운산업의 위상이 재건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중국~한국~러시아 신규 컨테이너 노선에 투입되는 현대상선 컨테이너선 ‘현대 유니티’호 <사진제공=현대상선>(서울=포커스뉴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중구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구조조정 협의체 회의를 마치고 브리핑을 하기 위해 기자실로 향하고 있다. 2016.04.26 조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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