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교역 의존도↑…중간재 수출에 부정적
(서울=포커스뉴스) 당분간 중국의 자본 유출이 이어지면서 국내 경제에도 타격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9일 한국은행은 '한국은행 통화정책신용보고서'를 통해 "최근 중국에서 금융계정 적자 폭이 늘어나면서 자본유출 규모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며 "이러한 금융 불안이 재연되면 금융·실물 경로를 통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한·중 금융시장 동조화가 심화되고 있는 배경에서 중국 금융불안은 국내 금융시장의 주요 가격변수와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유출입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한·중 교역부문의 높은 상호의존도를 감안할 때 중간재 수출을 중심으로 국내 실물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이 파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2015년 하반기 경상수지의 큰 폭의 흑자에도 금융계정 적자 폭이 늘어나면서 자본유출 규모가 커졌다.
금융계정별로는 국제상업은행의 대출 축소 등으로 기타수지(대출, 무역금융 등)에서 대규모 순유출이 발생했으며 외국인 직접투자자금((FDI)도 둔화됐다. 외국인 증권투자자금도 미미하게나마 유출 규모가 확대됐다.
주체별로는 위안화의 추가 약세 기대가 확산되면서 거주자의 자본거래가 크게 빠져나갔다. 비거주자도 지난해 처음으로 순유출로 돌아섰다.
자본 유출은 중국 금융시장의 가격 변동성을 키웠다.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지난해 11월부터 꾸준히 오르다가 올 1월 급등했다. 주가는 1월 말 상해종합지수 기준으로 지난해 말보다 22.6%, 지난해 고점(6월 12일)보다 47.0% 떨어졌고 변동성도 커졌다. 다만 2월 하순 들어 환율이 하락세로 돌아섰고 주가도 반등했다. 금융시장 가격변수 변동성이 다소 축소됐다.
이 과정에서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말 3조9000만 달러에서 올 3월 말 현재 3조2000만달러로 줄어들었다.
자본유출 확대는 달러화 유동성이 진정되는 가운데 위안화 절하 기대가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 연방준비은행의 금리 인상 영향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신흥시장국에서 선진국으로 흐름을 틀었다. 중국에서는 성장률 둔화, 외환시장 제도 변화 등으로 위안화 절하 기대가 강화되면서 투기성 자금이 대거 이탈했다. 위안화가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에 들어가고 뒤따라 외환시장제도가 변경된 사실도 중국 정부가 위안화 절하를 용인하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또 시장개척과 자원 확보를 목적으로 한 중국 기업의 해외직접투자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외국인 직접투자 규모를 웃돈 것도 자본유출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는 중국 내 과잉 투자 영향으로 자본수익률(한계생산성)이 낮아진 데다 제조업 및 부동산의 설비·재고 조정과정에서 투자기회가 축소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중국 정부의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커뮤니케이션이 시장 신뢰를 얻지 못한 점도 자본유출 확대를 이끌었다.
앞으로도 글로벌 달러 유동성 축소와 중국 경제의 성장세 둔화 지속 전망, 금융시장에서의 위안화 고평가 인식 등을 고려할 때 중국의 자본유출 압력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평가다. 중국 정부의 대응책에도 한계가 있다. 경기회복을 위해 통화정책을 지금보다 완화할 경우 위안화 절하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 환율안정을 위해 대규모 외환시장 개입을 단행하면 위안화 유동성을 축소해 금융긴축이 초래될 수 있다. 외환보유액이 소진되는 등의 부작용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다.
한은은 국내 금융과 실물 경로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며 이를 면밀히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중국외환보유액 증감 <자료제공=한국은행>중국 금융계정 <자료제공=한국은행>중국 주체별 자본유출입 <자료제공=한국은행>중국 주가 및 변동성 <자료제공=한국은행>중국 위안·달러 환율 및 투기성자금 유출입 <자료제공=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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