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여성 이제인씨의 취업분투기…"나 취업할 수 있을까요"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4-28 08: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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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실업률 4.3%, 청년실업률 11.8%

그 중에서도 취업 약자인 지적장애인 여성

이제인씨는 좋은 소식을 들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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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뉴스) 장애인이 취업하기는 하늘 별 따기다.

지난 27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서울무역컨벤션센터에서는 장애인 고용을 원하는 236개 업체가 참여해 '서울시 장애인 취업박람회'가 열렸다.

지적장애 3급 이제인(27·여)씨는 이날 취업박람회장을 찾았다. 말하는 속도가 약간 느린 것을 빼면 이 씨는 장애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

이 씨는 이날 손수 펜으로 눌러쓴 이력서를 10부 준비해 왔다. 지난 2008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 씨는 6개월 간 분식집에서 설거지와 서빙을 해 본 게 경력 전부다.

이 씨는 취업을 하고 싶었지만 빈번히 실패했다. 장애인이 취업하기가 하늘에 별따기 인데다가 장애인의 경우 취업을 할 수 있는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공부도 그렇지만 집안 형편상 대학 진학은 엄두도 못냈다. 이 씨는 이날 서울시에서 제공한 박람회 자료집을 펼친 후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자리를 고르기 시작했다. 이 씨는 주로 단순 생산직이나 포장, 홀 서빙 등만을 골라 볼펜으로 표시 해 나갔다.

전문직이나 기술직에서는 지적 장애인을 거의 모집하지 않는다. 이 씨가 취업할 수 있는 곳은 극히 제한적 일 수 밖에 없다.


이날 이 씨는 6시간 동안 5곳에서 취업 상담을 받고 패밀리 레스토랑, 카페, 단순 포장업체 3곳에 이력서를 냈다.

업체를 선택한 후 이력서를 들고 한 면접대행기관을 찾은 이 씨는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다.

책자에는 ‘성별무관’ 모집이었지만 사실 해당 업체에서는 남성을 선호한다는 것.

해당 기관에서 면접대행을 나온 한 면접관은 "아무래도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하는 일이다보니 업무량이 많아요. 이쪽 업체에서도 남성으로 부탁한다고 이야기를 했다"라고 설명했다.

취업을 해도 걱정이다. 이 씨가 일 할 수 있 곳이 서울이 아닌 경기도 지역에 몰려 있다.

이 씨는 "포장일 하면 너무 좋겠는데 위치가 경기도 양주시네요"라며 "서울시에서 주관하는 박람회인데 경기도 회사가 너무 많아요"라며 한숨을 쉬었다.


이날 박람회에 236개 업체가 모였다. 하지만 자격조건이 남성, 경기도 거주권자, 지적장애라는 분류를 거치면 이 씨가 실제로 지원할 수 있는 업체는 10개 안팎이었다.

이력서를 내면 심사를 거쳐 일주일 안에 업체로부터 2차 면접 연락을 받게 된다.

이날 박람회장에는 이 씨처럼 일자리를 구하러 온 장애인들이 회사정보를 조금이라도 더 얻기 위해 불편한 몸을 바쁘게 움직였다.

장애인들이 적극적으로 취업을 하려고 해도, 정작 기업과 공공기관의 관심이 여전히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서울=포커스뉴스) 지난 27일 '서울시 장애인 취업박람회'에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온 이제인(27·여)씨가 박람회 자료집을 보고 있다. 김대석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지난 27일 '서울시 장애인 취업박람회'에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온 이제인(27·여)씨가 박람회 자료집에 구직을 희망하는 업체를 볼펜으로 표시하고 있다. 김대석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지난 27일 '서울시 장애인 취업박람회'에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온 이제인(27·여)씨가 취업 설명을 듣고 있다. 김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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