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책임론' 놓고 친박 vs 비박 갈등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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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뉴스) 4·13 총선에서 참패한 새누리당이 26일 첫 당선자 워크숍을 갖고, 민심 이반에 대한 반성과 사죄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자리에서 당선자들은 이번 총선을 집권 여당에 대한 '매서운 회초리'로 받아들인다며, 국민에 대한 사죄의 의미로 카메라 앞에 허리를 숙이기도 했다. 아울러 총선 참패의 최대 원인으로 지목되는 '계파' 청산을 선언, 당의 화합과 타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당선자들 만이 모인 비공개 토론 시간엔 친박과 비박이 총선 참패 책임 공방을 서로에게 떠넘기면서, 의원들 간 고성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총선 공천 과정에서 '옥새 파동'을 일으키며 친박계와 날을 세운 김무성 전 대표도 워크숍에 불참하면서, 당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원유철 새누리당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당선자워크숍 인사말을 통해 "공천 과정에서 추태를 보이며 국정을 책임진 여당으로 국민들을 크게 실망시켰다. 그 결과는 총선의 참패"라며 "당의 지도부로서 책임이 가장 큰 저부터 다시 한번 진심을 담아 죄송하다는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 말했다.
이어 "진정성 있는 반성은 사죄하는 것으로 책임을 모면하는 것이 아니"라며 "계파 정치를 청산하고 집권여당으로 국정과 민생을 챙겨나가는 책임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덧붙이며 계파 청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총선을 통해 8선의 고지에 오른 친박계 좌장 서청원 의원도 "전에는 이 자리가 꽉 찼었는데 빈 자리가 많아 쓸쓸하다. 저도 이런 쓸쓸함의 원인 제공자 중 한사람"이라며 "반성한다. 국민께 사과드린다. 죄송하다"고 사과의 메시지를 먼저 전했다.
제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지역구 후보 중 최연소 당선자인 김성원(43) 당선인도 "초등학교를 다니는 두 딸들이 국회의원 선거가 끝나고 친구들에게 자랑했다. 그런데 친구들이 국회의원이 맨날 일 안하고 싸움질만 하는데 무슨 자랑이냐고 해서 아이들이 상처를 받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게 우리 현실일지도 모른다"며 "20대 국회에서는 열심히 일하고 그 일이 성과로 나타나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게 해야한다"고 변화의 움직임을 주문했다.
이 같이 당선인 워크숍이 총선 참패에 대한 사죄와 반성이 주를 이루면서, 당선자들이 한 명씩 나와 인사를 나누는 시간에도 잠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다만 '여당의 험지'인 전북, 전남 지역에서 당선된 정운천(전북 전주을), 이정현(전남 순천) 의원이 호명될 때는 우레와 같은 박수와 환호성이 나오면서 분위기가 잠시 살아나기도 했다.
그러나 당의 쇄신 방안을 논의하는 비공개 토론에선 총선 참패 원인을 두고 친박과 비박이 날을 세우면서 고성이 오갔다. 특히 이번 총선 패배에 대해 비박계는 최경환 의원, 친박계는 김무성 전 대표의 책임을 지적했다.
'비박계' 이종구 의원은 총선 참패의 원인에 대해 "초이노믹스가 잘못돼 경제가 굉장히 안좋고, 진박 마케팅 때문에 우리가 심판을 받았다"고 진단하며 "이 두 잘못의 중심에 최경환 의원이 있는 것 아니냐"며 최 의원의 면전에서 사죄를 요구했다.
이 의원은 또 "친박·진박 마케팅을 했던 모든 책임있는 사람들은 아예 어떤 당직에도 나올 생각 말고 꿈도 꾸지 말라"고 말하며 차기 원내대표직에 대한 친박계의 후퇴를 주장했다.
이에 대해 최경환 의원은 당선자워크숍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상황이 아니니까 지금은 말씀 안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최 의원은 워크숍 자리에서도 자신에 대한 일부 의원들의 비판에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김태흠 의원은 "김무성 전 대표가 얼마나 무책임한 행동을 했나. 야반도주한 것 아니냐"며 총선 다음날인 지난 14일 당 대표직을 내놓은 김 전 대표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당원들이 생각할 때 (총선 패배의 책임은) 첫 번째가 김무성 전 대표, 두 번째가 이한구 전 공천관리위원장, 세 번째가 유승민 무소속 의원, 네 번째가 최경환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또 김태흠 의원은 새누리혁신모임을 주도하고 있는 쇄신파에 대해서도 "상처난 당에 책임론 이야기하며 총질이나 하는 꼴이다. 무슨 쇄신이냐"고 비판하면서 "김무성 전 대표 언저리에 있으면서 바로 잡기 위해 조언하지 않고 덩달아서 같이 부화뇌동한 사람들"이라고 꼬집었다.
이렇듯 2시간 가까이 진행된 비공개 토론 자리에서 한 바탕 소동이 벌어졌지만, 당선자들은 공개로 전환된 워크숍에서 '반성 결의문'을 발표하며 다시 반성의 목소리를 드높였다.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지상욱(서울 중성동을), 비례대표 1번 송희경 당선인은 △총선 민심 받들어 정치 혁신과 변화 선도 △민심 안정과 경제 살리는 민생국회 구현에 혼신의 노력 △당력과 국민적 총의 모아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이뤄내고 선진 대한민국 창조에 헌신 등 3개 항으로 구성된 결의문을 제창했다.(서울=포커스뉴스) 원유철(앞줄 오른쪽)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제20대 총선 당선자들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선자 워크숍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16.04.26 박철중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20대 총선 당선자 워크숍에 참석한 경남지역 당선인들이 인사하고 있다. 2016.04.26 박동욱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20대 총선 당선자 워크숍에 참석한 최경환 당선인과 경북 지역 당선인들이 인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16.04.26 박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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