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명 숨진 영국 힐즈버러 참사… "축구팬 잘못 없다"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4-26 20:4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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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혼잡 해소하려고 출입구 열어 참사 야기"

참사 뒤 영국 전 경기장 입석 없애고 철조망 제거

청소년 37명 포함 10~67세 96명 사망
△ Supporters are crushed

(서울=포커스뉴스) 리버풀 축구팬 96명이 숨져 영국 축구 최악의 참사로 기록된 힐즈버러 참사에 대해 배심원단은 축구팬들이 ‘불법적으로 사망했다’는 결론을 내놨다.

힐즈버러 참사는 영국 셰필드에 자리한 힐즈버러 경기장에서 1989년 4월 15일 일어났다. 당시 리버풀과 노팅엄포리스트가 맞붙는 FA컵 준결승전이 힐즈버러 경기장에서 열렸다.

이때 리버풀을 응원하러 온 축구팬 2만5000명이 좁은 공간에서 인산인해를 이루다 경기 시작 직후 96명이 압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비극이 힐즈버러 참사다.

영국 워링턴에서 열린 힐즈버러 참사 배심원 평결 소식은 영 일간 가디언과 미 CNN, 뉴욕타임스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당시 경찰이 경기장 밖에서 긴 입장 행렬을 완화하기 위해 경기장 출입구를 열었다가 참사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당시 희생된 축구팬은 10세에서 67세까지 연령층이 다양했다. 희생자 가운데 10대가 37명이었고 이들의 부모 26명도 세상을 떠났다.

참사 발생 27년 만에 힐즈버러 참사 진상조사 재판을 맡은 배심원 9명 가운데 7명이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2명은 축구팬 역시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다.

당시 경기장 안전을 담당했던 사우스요크셔 경찰은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축구팬들이 술에 취해 경기장에 난입했다는 주장을 일관되게 해왔다.

이에 영국 사법 당국은 1990년 11월부터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2014년 4월부터 이러한 노력이 급물살을 탔고 2년 만에 축구팬들이 안타깝게 죽음을 맞이했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 참사가 발생한 뒤 영국은 모든 경기장에서 입석을 없애고 보호 철조망을 제거했다.

배심원 평결이 나온 뒤 희생자 가족들은 법원 앞에 모여 리버풀 응원곡 ‘유 윌 네버 워크 얼론’을 목청껏 부르며 그리움을 달랬다.

매년 4월 15일 리버풀 홈구장 안필드에서는 희생자를 위한 추모식을 해왔다. 그러나 유가족들은 이번 27주기 추모식을 끝으로 내년부터 희생자를 기리는 행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

앤디 번햄 영국 노동당 하원의원은 "이번 평결은 시대가 남긴 정의의 유산"이라며 "드디어 결론이 났다"고 기쁨을 표출했다.

리버풀 전 주장 제이미 캐러거는 트위터에 마침내 96명의 죽음에 대한 정의가 세워졌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게시했다.1989년 4월 15일 영국 셰필드 힐즈버러 경기장에서 리버풀과 노팅엄포리스트가 맞붙었다. 킥오프 직후 리버풀을 응원하는 관중 2만5000명이 갑자기 좁은 공간으로 쏠리면서 96명이 숨지고 700명 이상 부상을 입었다. 2016.04.26 ⓒ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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