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추대론 몸살 앓았던 더민주, 전대 연기론으로 내홍 예고
국민의당, 지도체제 연말까지 유지키로…박지원 원내대표 합의추대론 힘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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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서 열린 새누리 당선자 워크숍 |
(서울=포커스뉴스) 20대 총선이 끝나자 여야 3당은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당내 신경전이 후끈 달아오르며 진통을 겪고 있다.
총선에서 패배한 새누리당은 김무성 대표 등 지도부의 사퇴로 비상대책위원회를 이끌 비상대책위원장과 원내대표를 어떻게 선출할 것인지를 두고 격론이 벌어졌고 더불어민주당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당 대표 추대론이 일면서 당내 계파간 논쟁이 불거졌다.
20대 총선에서 38석을 얻으며 원내 3당의 입지를 다진 국민의당은 다른 정당에 비해 순조롭게 지도부 선출을 진행하고 있다.
◆ 새누리, 원내대표는 사실상 '경선'…비대위원장은 외부 인사?
새누리당은 전당대회까지 당을 이끌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하지 못했고 원내대표의 경우 사실상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26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당선자 워크숍에선 원내대표 선출건을 두고 친박계는 의원들의 중지를 모아 '추대'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비박계는 경선을 통해 선출해야 한다고 맞서면서 논쟁이 벌어졌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원내대표 추대론의 물꼬는 이명수 의원이 텄다. 이날 워크숍에 참석한 참석자는 "이명수 의원이 (원내대표를) 추대하자고 했다"며 이에 대해 새누리 혁신모임 간사 황영철 의원이 반대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이 참석자는 "황영철 의원은 반대다 각자 당을 어떻게 끌고 갈지 혁신방안 분명히 밝히고, 밝힌 것을 보고 각자 선택하게 하는 투표가 좋다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친박 핵심 홍문종 의원도 "추대할 수 있으면 좋은데 추대가 잘 안될 것 같아 그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차피 당이 추대 안해도 건강한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비칠 수 있어 추대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고도 했다.
반면, 김무성 전 대표의 측근 김성태 의원은 "합의 추대는 안된다"고 선을 그었다. 김 의원은 "경선으로 가야한다"며 "(합의 추대를)반대하는 사람이 더 많다"고 했다.
박대출 의원도 "원내대표를 추대할 주체가 없다"며 "계파 청산을 하면서 추대하는 것은…"이라며 부정적인 뜻을 내비쳤다.
이처럼 원내대표 선출 방식을 놓고 친박계와 비박계간 격론이 이어졌고 결국, 차기 원내대표를 위한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했다. 사실상, 경선이 치러지게 되는 셈이다.
원유철 당 대표 권한대행은 "선관위원장에는 4선의 신상진 의원이, 선관위원에는 김기선·홍철호·윤영석·김순례 당선인이 수고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오는 29일 선거일을 공고한 뒤 다음달 3일 차기 원내대표를 선출할 예정이다. 차기 원내대표로는 친박계 홍문종·유기준 의원이, 비박계 나경원·정진석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비대위원장의 경우 외부인사를 영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이철우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장 문제에 대해 "대부분이 외부인사로 가야 하는 거 아니냐(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많은 사람들이 외부 인사로 가야한다(고 말했다)"고 재차 설명하면서 "그렇게(외부인사 영입으로)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 더민주 김종인 체제, 내년 2월까지 유지되나?
더민주는 총선 직후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당 대표 추대론으로 몸살을 앓았다. 친노(親盧) 진영은 김 대표의 추대론에 반발, 연일 김 대표를 향해 공세를 퍼붓기도 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21일 김종인 대표의 당 대표 합의 추대 문제에 대해 "완전히 버릴 카드는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 원내대표는 또 "김 대표가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합의 추대 논쟁이) 부담스럽다'고 얘기를 했다"며 "(논쟁이) 김 대표를 흔드는 방식으로 진행되면 안 될 것이며 계파 간 이견의 표출로 인해 당이 자꾸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안 좋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논쟁 종식의 방법에 대해선 "문재인 전 대표의 의중이 중요하다"면서 "어쨌든 문 전 대표가 김 대표를 모셔왔기에 정치적 의사결정 등에 화두를 끌어내주면 좋겠다"며 문 전 대표의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반면, 정청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총선 승리의 원인인) 20∼30대 투표율 상승은 지도부가 잘해서가 아닌데 이런 마당에 무슨 합의추대란 말이냐"며 "국민과 지지자의 속병을 들게 하지 말라"며 거세게 비판했다.
정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선 "셀프 공천도 문제지만 셀프 합의 추대라는 것이 가능한 일이냐"고 반문하면서 "북한노동당 전당대회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당 대표를 할 의향이 있다면 정정당당하게 경선에 응하라"고 촉구했다.
정 의원은 "합의추대론의 논리 근거가 당에 분란이 일어날 것 같기에 합의해서 추대하자는 것인데 (그렇다면) 대통령 선거도 하지 말아야 한다"며 "우리 당은 민주주의를 아예 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박근혜 대통령의 독선과 불통을 비판하느냐"고 반문했다.
나아가 "저는 그분(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이 아니었어도 (더민주의 총선 승리가) 가능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이번 총선에서 김종인 비대위 대표의 역할을 깍아내렸다.
당내 논란이 확산되자 문 전 대표는 김 대표와 22일 만나 추대론에 대해 부정적인 뜻을 전하기도 했다.
당 안팎 분위기를 보면 김종인 당 대표 추대론은 사실상 물 건너간 분위기이며 지금은 전당대회를 연기할 것인지가 주요 관건으로 부상했다.
더민주는 오는 27일 오전 비상대책위원회의를 통해 전당대회 연기론에 대해 논의한다. 이재경 더민주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금 (전당대회) 연기론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 내일 비대위에서 현재 상황을 보고하는 순서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대 연기론이 제기된 것은 총선 직후 당권을 두고 분열 양상을 보이는 것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전대를 문 전 대표의 원래 임기였던 2017년 2월로 연기하자는 주장이 핵심이다.
게다가 김종인 체제가 지속될 수 있기에 비주류의 구미에도 맞고 내년 대선에서 김 대표의 역할을 필요로 하는 친노진영 역시 나쁘지 않게 판단하고 있다.
"(합의 추대든 경선이든) 뭔가 빨리 결정을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던 이 원내대표 역시 "전당대회를 통해 당권교체를 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고 언젠가는 해야 되지만 시기, 선택의 방법 등을 잘 고려해야 한다"며 전대 연기론으로 돌아섰다.
이 원내대표는 "만약 전당대회를 하게 되면 바로 총선 프레임은 어떤 방식으로든지 바뀌고 목표도 바뀌고 이를 향해 (당권) 주자들이 총선과 다른 프레임으로 나가지 않겠느냐"며 "총선에서의 민의를 먼저 일정기간 좀 끌고 나가는 것이 좋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종인 대표가 갖고 있는 경제진보와 안보의 실용 또는 보수가 총선 민의에 상당히 맞닿아 있다"며 "이런 것들을 좀 참고해 우리 당을 좀 더 수습하고 안정적으로 만들어 정체성이 있고 목표라 뚜렷한 정당, 실용적인 모습 등이 우리 정당에 필요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전대를 연기할 경우 당권주자들의 반발이 예상되기에 김종인 당 대표 추대론으로 내홍이 일었던 더민주는 한 차례 홍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 국민의당, 연말까지 안철수·천정배 체제로
국민의당은 현재의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 체제를 연말까지 유지키로 했다. 다만, 원내대표 선출을 두고 '박지원 추대론'이 떠오르고 있다.
국민의당은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정기국회 이후인 올 연말로 연기했다.
회의 직후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은 지금 정당 하부구조가 아주 부실하기 때문에 기본체제를 갖춰나가는 게 대단히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전당대회는 정기국회 이후로 하는 것으로 (회의 참석자들끼리)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주 원내대표는 "전당대회를 준비하기엔 기간당원이 하나도 없다"며 "당헌 상 6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한 자가 당 대표를 뽑게 돼있는데 그런 당원이 없어 (전당대회 개최가) 물리적으로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래서 6개월간 기본 체제를 튼튼히하는 게 좋겠다는 데 의견을 모았고 26일부터 있을 워크숍에서 초선 의원들의 의견을 듣고 결정할 계획"이라며 "정기국회 이전엔 정책정당으로서 창당법안부터 시작해 (법안들을) 잘 만들어내서 국민들의 호응을 받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2년 뒤엔 지방선거도 있기 때문에 인재모집에 전념해야 할 때"라며 "당원과 좋은 지역위원장들을 모집해서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고 전당대회 연기 취지를 설명했다.
회의에선 전당대회 연기에 대해 딱히 반대하는 의견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주 원내대표는 "반대라기보단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며 "당헌상 8월2일까지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열기로) 돼 있는데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 국민들에게 설득력있게 (이유가) 제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내대표 선출에 대해선 아직 경선을 치를 것인지 여부가 확정이 되지 않았다. 박지원 의원의 합의 추대론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권 또는 대권을 목표로 했던 박 의원은 그간 원내대표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지만 이날 갑작스레 원내대표로 합의 추대될 경우 받아들일 의사가 있음을 시사했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내가) 만약 원내대표를 한다면 당 대표나 대권에 도전했을 때 이것이 독이 될지 약이 될지 모르겠다"면서도 "당내 분위기가 하나로 모아진다고 하면 내가 그 짐(원내대표직)을 져야겠다는 생각으로 정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원내대표 합의추대가 아닌 경선을 주장했던 유성엽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에 대해 "유성엽 의원도 조금 정리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당내에선 박지원 합의 추대론이 탄력을 받고 있기에 국민의당은 별다른 잡음없이 20대 국회 지도부가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원유철(앞줄 오른쪽)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제20대 총선 당선자들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선자 워크숍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16.04.26 박철중 기자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가 25일 오후 광주과학기술원(GIST, 지스트)을 방문해 문승현 총장의 업무보고를 듣고 있다. 2016.04.25 박동욱 기자 안철수(왼쪽)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와 천정배 공동대표가 26일 오후 경기도 양평 한화리조트에서 열린 20대 총선 당선인 워크숍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2016.04.26 오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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