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상사의 일방통행 SNS 소통…"괴롭다" 외치는 직장인들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4-29 16: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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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피로증후군' 호소하는 직장인들 늘어나

디지털 디톡스 등 사생활과 직장생활 분리하려는 노력 '필요'
△ 직장인 타이포

(서울=포커스뉴스) "SNS 하긴 합니다. 대신 회사 사람들은 제가 남긴 글을 볼 수 없도록 설정하고 있어요."

직장생활 3년차 A씨(30·여)는 누구보다도 페이스북(SNS·사회관계망서비스)을 자주 이용했다. 대학교 때는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않을만큼 페이스북 '마니아'로 꼽혔다.

그러나 직장인이 된 후부터는 계속해서 이어지는 직장 상사들의 페이스북 친구요청과 메시지·댓글 때문에 직장생활 A씨는 그렇게 애지중지하던 SNS를 한 때 과감히 접었다.

◆선배의 계속되는 친구요청…밤낮 없이 울리는 SNS·메신저 알람

A씨는 대학교 때부터 페이스북을 쭉 이용해왔다.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을 올리며 가까운 지인들과 자신의 일상과 생각 등을 공유하는 것이 좋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A씨가 입사를 한 후부터는 SNS 타임라인 속 환경이 달라졌다. 직장에서 만난 껄끄러운 선·후배, 직장 상사들을 집에서도 온라인을 통해 마주해야 했기 때문이다.

A씨는 SNS 소통에 대한 부담감을 토로했다. 그는 서슴없이 눌렀던 친구수락도 상사들의 요청엔 망설여진다고 말했다.

A씨는 "쉬는 날 남자친구와 놀러가서 찍었던 사진들을 SNS에 올리는 것 조차 부담스러워졌다"며 "일은 안하고 놀러만 다니는 것 같은 인상을 직장 동료와 상사에게 심는 것 같았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메신저로 전해지는 계속되는 지시도 A씨에게는 부담이 됐다. 그는 "휴일·밤낮 가리지 않고 울리는 메신저 소리 때문에 화가 나 휴대폰을 던진 적도 몇 번 있다"고 말했다.


◆SNS 피로증후군…'괴로움' 호소하는 직장인들

A씨 뿐만이 아니다. 최근 'SNS 피로증후군'을 호소하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SNS 피로증후군이란 과도한 SNS 사용으로 발생하는 느끼는 피로감을 일컫는다.

SNS에서도 이뤄지는 직장 상사의 간섭에서 비롯된 피로가 SNS 피로증후군에 한 몫하고 있다. 다수의 직장인들은 '사생활 침해'를 이유로 상사가 자신의 개인적인 공간인 SNS에 들어오는 것을 꺼리고 있다.

29일 취업포털 '커리어'가 직장인 84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동료와 SNS상의 교류를 꺼린다면,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사생활을 침해받고 싶지 않아서'라는 대답이 44.44%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개인적인 생각이 노출되는 것이 싫어서'라는 답이 31.11%로 2위를 차지했으며 '공과 사를 분명하게 구분하고 싶어서'라는 의견이 24.44%로 그 뒤를 이었다.

직장인 이모(31)씨는 "회사가 홍보를 위해 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생산한 콘텐츠나 회사의 이야기를 노출할 것을 강요한다"며 "그것이 실적으로 이어지다보니 자연스럽게 상사들과 친구를 맺었고, 내 사생활이 노출될 것을 우려해 그 전에 적었던 개인적인 이야기는 모두 지웠다”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직장인들이 상사와의 SNS 소통을 거절하지 못했다.

'상사나 후배로부터 친구 요청이 오면 어떻게 할 예정인가'라는 질문에는 38.30%가 '일단 보류했다가 친해지면 수락한다'라고 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뒤를 이어 '친구를 수락하고 회사 관련 내용이나 객관적인 사실에 대해서만 포스팅 한다'가 34.04%가 2위를 차지했다.

'무조건 거절한다'고 답한 직장인은 불과 8.51% 밖에 안됐다.

최모(31·여)씨는 "직장에서 매일 부딪치는 상사의 친구 수락을 거절하기가 애매하다. 상사로부터 친구 요청이 오면 일단 일주일 정도 뒀다가 이 후에 친구를 맺는다"며 "친구 수락 후에도 상사는 내 상태를 볼 수 없도록 공개설정에서 빼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디톡스' 등 사생활과 회사생활 분리하려는 노력 '필요'

온라인에서 직장 상사와의 마찰 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르자 '디지털 디톡스'에 관한 논의도 이뤄지고 있다.

이는 '독을 해소하다'란 뜻이 담긴 디톡스에 디지털이 붙어 만들어진 단어로, 모든 전자기기 사용을 중단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 같은 일환으로 최근 프랑스는 '연결되지 않을 권리'(Right to disconnect)를 노동법 개정안에 포함시킬 것을 발표했다.

연결되지 않을 권리는 근무시간 이외에 직장상사에게 SNS·이메일·메시지 등을 받지 않을 권리를 일컫는다.

국내에서는 LG유플러스가 최근 오후 10시 이후 업무와 관련된 카카오톡을 하면 인사상 불이익을 주겠다는 내용의 조직문화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LG유플러스는 혁신 방안으로 △오후 10시 이후 업무 관련 카카오톡 보내기 △쉬는 날에 업무 지시하기 △성과 관련한 부적절한 말과 행동 등을 포함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계도 기간을 거친 뒤 다음달 1일부터 금기 사항을 위반하는 직원은 인사 조치할 방침이다"며 "이는 권영수 부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행복한 직장 만들기 계획의 일환"이라고 말했다.2015.12.15 ⓒ게티이미지/이매진스 제4회 국제 타이포그래피 비엔날레. 2015.11.12 김인철 기자 2015.08.27 ⓒ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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