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자 워크숍…비박 vs 친박 '책임 공방'
'비박' 이종구 "최경환 등 친박이 대통령 눈귀 가려"
'친박' 김태흠 "김무성 야반도주, 총선참패 책임 1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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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사하는 유승민 |
(서울=포커스뉴스) 4·13 총선에서 참패해 더불어민주당에 원내 제1당을 넘겨준 새누리당이 당 재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사실상 유승민 의원의 복당에 반대 의사를 밝혔고, 당내 계파 갈등 역시 해소되기는커녕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박근혜 대통령은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중앙언론사 편집·보도국장과의 간담회에서 과거 자신이 '배신의 정치' 발언을 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며 당시 유승민 의원에게 느꼈던 서운함을 드러냈다.
이날 박 대통령은 "당시 죽을 둥 살 둥 하면서 선거를 치렀고 많은 사람들이 당선이 됐는데 당선이 되고 나서 자기 정치한다고 갈라서게 돼 허탈함 같은 것을 얘기한 것"이라며 "자기 정치를 한다고 대통령을 더 힘들게 만들고 도와주지 않는 것에 비애를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 때는 그러지 않았는데 되고 나서는 그 길을 간다고 하면 그것을 어떻게 하나. 자기 자유지"라면서도 "같이 어렵게 당선도 되고 도와주겠다고 했으면 어려운 시절에 힘이 돼줬으면 얼마나 좋겠느냐"라고 토로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유승민 의원의 새누리당 복당과 관련, 사실상 반대한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무소속 당선인들의 복당에 대해 박 대통령은 "새누리당이 여러 가지 체제가 구축이 안됐고 안정이 안됐다"며 "앞으로 안정이 되고 지도 체제가 잘 안착되면 그 때 협의해서 판단할 문제"라고만 말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박 대통령이 겉으론 복당 결정권을 당에 넘기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유 의원의 복당 결정 여부를 뒤로 미루는 등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이날 박 대통령은 유승민 의원이 새누리당 탈당 후에도 계속 자신의 지역 선거사무소에 대통령 사진을 걸어놓겠다고 밝혀 논란이 됐던, 일명 '존영 논란'에 대해서도 불쾌함을 드러냈다.
박 대통령은 "19대 국회 때 전혀 협조를 안 해주고 계속 반대 목소리만 낸 사람도 대통령 사진을 마케팅 하면서 다녔다"면서 "그래도 제가 그걸 뭐 '하지마라' 그런 이야기도 안했다"고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첫 당선자 워크숍을 열어 이번 총선 결과를 '국민의 매서운 회초리'로 받아들인다고 사죄했으나 이 자리에서조차 계파간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채 얼굴을 붉히는 모습을 보였다.
공개된 자리에선 고개를 숙이던 참석자들이 당의 쇄신 방안을 논의하는 비공개 토론이 시작되자 총선 참패의 원인을 두고 서로 '네 탓'을 하며 고성을 주고받은 것. 특히 친박계는 김무성 전 대표에게, 비박계는 최경환 의원에게 총선 패배의 책임을 물었다.
'비박계' 이종구 의원은 "초이노믹스가 잘못돼 경제가 굉장히 안 좋고, 진박 마케팅 때문에 우리가 심판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이 두 잘못의 중심에 최경환 의원이 있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종구 의원은 또 "친박·진박 마케팅을 했던 모든 책임있는 사람들은 아예 어떤 당직에도 나올 생각 말고 꿈도 꾸지 말라"며 친박계가 차기 당권에 욕심을 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제일 뒷줄에 앉아있던 최경환 의원의 표정이 점점 굳어졌지만 이종구 의원은 멈추지 않았다.
워크숍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이 의원은 당의 총선 패배 책임이 친박과 최경환 의원에 이어 박 대통령에게까지 있는지에 대해 "박 대통령이 책임이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다 있다고 얘기하지 않나. 없다고 얘기하는 것 아니잖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친박이) 대통령의 눈귀를 상당히 가려 대통령의 판단을 흐리게 했다"며 "이런 게 친박의 책임이라고 얘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친박계' 김태흠 의원은 "김무성 전 대표가 얼마나 무책임한 행동을 했나. 야반도주한 것 아니냐"며 총선 다음날인 지난 14일 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김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태흠 의원은 "당원들이 생각할 때 (총선 패배의 책임은) 첫 번째가 김무성 전 대표, 두 번째가 이한구 전 공천관리위원장, 세 번째가 유승민 무소속 의원, 네 번째가 최경환 의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최경환 의원이 무슨 직책을 맡았나"라고 감싸며 총선 참패의 책임을 김무성 전 대표에게 미뤘다.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중앙언론사 편집·보도국장과의 간담회를 개최했다. 박 대통령은 '배신의 정치' 발언 배경을 설명하며 당시 유승민 의원에게 느꼈던 서운함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2016.04.26. <사진출처=청와대>23일 오후 대구 동구 용계동 사무소에서 새누리당 탈당 및 무소속 출마 기자회견에 앞서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는 유승민 의원 뒤로 박근혜 대통령의 사진이 보이고 있다. 2016.03.24 김인철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20대 총선 당선자 워크숍에 참석한 원유철 원내대표 등 경기도 지역 당선인들이 인사하고 있다. 2016.04.26 박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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