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개최, 특별법 통과, 가습기 피해신고센터 설치, 관련자 처벌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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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들 |
(서울=포커스뉴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이하 가피모) 회원들이 24일 오후 서울대학교 연건캠퍼스 교육관 대강당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임시총회 및 살인기업 규탄대회'를 열어 관련 기업과 정부를 규탄하고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피해자들은 "최근 1주일간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지난 5년동안 꿈쩍도 하지 않던 가해 기업들이 사과하기 시작했다"며 "지난 수년간 전국을 돌아다니며 진상규명과 사과를 요구해왔던 피해자 가족들은 여전히 소외되고 있다. 가해기업은 여론몰이를 중단하고 진심으로 사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은 지난 1월부터연구·조사를 통해 문제가 된 가습기 살균제 10개 제품 가운데 폐손상 유발 제품을 4개로 특정하고 해당 제품과 폐손상 사이의 인과관계를 확인했다.
조사 결과 검찰은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옥시레킷벤키저) △와이즐렉 가습기살균제(롯데마트) △홈플러스 가습기청정제(삼성 테스코) △세퓨 가습기살균제(덴마크 케톡스사) 등이 폐손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 살균제 원료를 제조한 SK케미칼도 수사선상에 올려두고 있다.
연대 발언자로 나선 윤준하 환경운동연합 고문은 "정부는 책임을 회피했고 기업들도 피해자들을 외면했다. 결국 죄 없는 피해자들만 고통받고 있다. 아이들과 국민의 꿈을 빼앗는 이런 나라가 어디있냐"며 정부와 관련 기업들을 비판했다.
환경·시민단체들은 이날 가피모 회원들에게 미안함을 전하는 한편 앞으로의 활동에 힘을 보탤 것을 시사했다.
여명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우리나라에 환경단체들이 굉장히 많지만 그동안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하지 못하겠다. 오랫동안 험한 싸움을 꿋꿋이 이어온 피해자 가족들에 존경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이제부터라도 열심히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강은경 행복중심생협 이사장도 "소비자단체들이 전면에서 활동하지 못해 미안하다. 늦게나마 동물실험 결과의 유해성을 출소·은폐하려는 옥시를 보면서 이를 가만히 두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생명을 경시하는 기업을 벌주는 방법은 해당 기업의 제품을 쓰지 않는 것이다. 적극적으로 불매운동을 진행해 피해자들을 위로하고 일을 바로잡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의 증언도 이어졌다.
인천에 거주하는 윤정혜(여)씨는 "옥시 제품을 3년여간 사용했다. 처음 사용할 때부터 기침이 시작됐고 급기야는 임신 7개월이었던 2002년 2월쯤에는 호흡곤란으로 응급실에 실려 가기까지 했다. 그런데 병명이 무엇인지 병원에서도 모르더라"며 "2011년 폐암을 선고받고 왼쪽 폐 절반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다. 20kg가량 살이 빠졌고 요즘에는 합병증으로 심장까지 좋지 않다"고 전했다.
경상남도 함안에서 올라왔다는 조태용씨는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두 아들과 형을 잃었다며 분노하기도 했다.
그는 "가족을 셋이나 잃은 사람의 슬픔과 분노를 아느냐. 나는 돈을 바라고 이자리에 온 것이 아니다"라며 "반인륜적인 가해 기업과 국민을 보호할 책임이 있는 정부는 국민에게 사죄하고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피모 회원들은 이날 규탄대회의 마지막 순서로 결의문을 발표하고 △가해기업의 여론몰이 중단 및 진심어린 사과 △정부의 즉각적인 문제해결 △가습기 피해신고센터 설치 및 3·4단계 피해자 대책 마련 △가습기살균제 관련 청문회 개최 및 특별법 통과 △관련자 처벌 △연구 윤리 위반 교수 파면 등을 요구했다.
한편 가피모는 규탄대회를 마친 뒤 앞으로의 민사소송 계획 등을 논의하는 피해자 총회를 비공개로 진행했다.(서울=포커스뉴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이 24일 오후 서울대학교 연건캠퍼스 교육관 대강당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임시총회 및 살인기업 규탄대회'를 열었다. 조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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