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오전 10시40분 항소심 첫 공판
(서울=포커스뉴스) 지난해 8월 서울 은평구 구파발검문소에서 상관 박모(54)경위의 총에 맞아 숨진 박모(21)수경의 유가족이 항소심 첫 공판에 앞서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구파발 총기사건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와 유가족은 20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경위에게 살인죄를 적용하라”고 요구했다.
공대위와 유가족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 경위에 대한 살인죄 적용 △사건 당시 관련 책임자 전원에 대한 처벌 △재발방지책 마련을 요구했다.
공대위는 “1심 재판부는 박 경위에게 중과실치사를 적용해 징역 6년을 선고했다”면서 “박 경위는 단지 장난이 치고 싶었고 실탄 격발 역시 실수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27년의 배테랑 경찰이 간식을 먹고 있던 의경들에게 총부리를 겨누고 장난을 쳤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충분히 죽음을 예측할 수 있는 상황에서 실탄이 들어있는 총을 심장이 있는 왼쪽 가슴에 대고 격발한 것이 살인이 아니라면 무엇인가”라고 반문한 뒤 “장난을 친다며 아들뻘 되는 직속부하에게 총구를 겨눈 것은 의도된 살인”이라고 주장했다.
공대위는 또 “재판이 다시 시작된 시점에서 박 수경의 억울함을 풀고 무너져 있는 군 인권을 바로잡기 위해서 반드시 박 경위에게 살인죄가 적용돼야 한다”며 “재판부는 대한민국 청년들이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죽어가는 현실을 직시하고 앞으로의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박경위에게 반드시 살인죄를 적용해 제대로 처벌해야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동국대학교 총학생회장 안드레씨는 “떼를 쓰고 안되는 일을 억지로 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당연한 것을 바로잡아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라며 “이 문제는 특정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동국대 전체 학생을 비롯해 대한민국 국민의 문제이며 제대로된 처벌만이 군인권 신장과 재발방지책 마련을 위한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09학번 김현웅씨는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의문이 남아있고 해결되지 못한 문제점도 너무 많다”면서 “올바른 판결을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이날 현장에는 박 수경의 부모와 동생 등 유가족이 참석했다.
유가족을 대표해 마이크를 잡은 박 수경의 동생은 감정이 복받친 듯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 “누가봐도 명백한 살인이는데 박 경위는 오빠를 유학보낸 걸로 생각하라고 말했다”면서 “너무 억울하다. 한번만 관심을 보내달라”며 눈물을 흘렸다.
애써 담담한 모습을 보였던 박 수경의 아버지 역시 동생의 발언에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서울고법은 오전 10시 40분 1심에서 중과실치사로 징역 6년을 선고받은 박 경위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을 연다.구파발 총기사건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와 유가족이 20일 열리는 항소심 1차 공판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경희 기자 gaeng2@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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