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크라우드펀딩 중개업, 용두사미 될까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4-17 16: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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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특화증권사 지정 기준 맞춰 너도나도 크라우드펀딩 중개업 진출

크라우드펀딩 중개업, 리스크 크고 수수료 낮아 증권사엔 덜 매력적

업계 "크라우드펀딩, 진정성 있게 추진할 증권사 얼마나 될지 의문"
△ 여의도 증권가

(서울=포커스뉴스) "정부주도의 탑-다운(Top-down) 방식이다 보니 잡음이 있을 수밖에 없죠"

증권업계가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을 놓고 이런저런 불만을 내놓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중기특화증권사 선정을 통해 증권사의 크라우드펀딩 중개업 진출을 재촉했지만 증권사 입장에선 뚜렷한 실적을 내기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이다.

18일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이달 초 중소 증권사들이 대거 크라우드펀딩 중개업 등록 준비에 착수했다. 금융위가 중기특화증권사 선정시 크라우드펀딩 중개 실적을 가장 중요한 평가 요소로 삼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중기특화증권사에 선정되면 금융지원 및 세제혜택을 비롯해 연간 50억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증권사들이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에 너도나도 뛰어들었다.

크라우드펀딩은 금융권에서 대출 받기 어려운 스타트업 등 신생 기업이 다수의 소액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받을 수 있는 통로다. 금융위의 취지는 중소기업 및 벤처 투자 활성화를 위해 크라우드펀딩 중개업 시장을 키우고, 이를 중기특화증권사 지원 근거로 삼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금융위의 판단과 달리 증권사가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에 무작정 진출하기엔 시장이 녹록치 않다.

국내 초기기업 투자 네트워크는 상당히 폐쇄적인 편이다. 스타트업이나 중소·벤처기업은 공개된 정보가 매우 적기 때문이다. 오로지 성장가능성만 보고 투자해야하는 상황인 셈이다.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투자규모가 적고, 수수료도 높지 않다. 증권사들이 당초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은 이유다.

중기특화증권사가 발표된 후 크라우드펀딩을 바라보는 증권업계의 시각은 냉랭해졌다. 증권사들의 크라우드펀딩 중개업 등록 준비가 중기특화증권사에 선정되기 위한 스팩 갖추기에 불과했다는 의미다.

크라우드펀딩 중개업 등록절차를 준비중이라던 HMC증권과 SK 증권 등도 선정사가 발표된 이후엔 "아직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사업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중기특화증권사에 선정된 측도 고민이 깊다. 크라우드펀딩으로 실적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1년 후 중간평가를 실시해 실적이 미진한 증권사의 경우 지정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증권사는 아직 정량평가보다는 정성평가가 필요한 초기기업 투자환경에서 투자 가치가 높은 기업을 고를만한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다. 또 투자 기업 발굴 분야에도 경쟁력이 약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크라우딩펀딩 중계업계도 대응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체의 초기기업 발굴 및 평가 능력과 증권사의 신뢰성과 투자 전문성을 앞세워 협력 모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기특화증권사 선정 사업에 대해 "시장참여자가 늘어난다는 점에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면서도 "정부 주도로 진행되는 만큼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을 진정성 있게 추진할 증권사가 얼마나 될 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서울=포커스뉴스) 여의도 증권가. 2015.08.26 양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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