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텃밭' TK…31년 만에 돌아선 대구 민심
'강남벨트' 균열…20년 만에 꽂힌 야당 깃발
국민의당 '녹색바람'…20년만에 3당 체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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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與 |
(서울=포커스뉴스) 민심(民心)이 이반했다. 이변도 속출했다.
13일 치러진 제 20대 총선 결과, 무려 16년 만에 '여소야대' 정국이 현실화됐다.
31년만에 TK(대구·경북)와 강남벨트 등 '여권 텃밭'에서 보인 야당 후보들의 약진과, 20년만에 만들어진 3당 체재 지형 등 '햇수'로 나타난 제 20대 국회의원 총선거의 기록을 살펴보자.
◆새누리, 과반 획득 좌절…16년 만의 '여소야대' 정국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제1당' 타이틀도 더불어민주당에 뺏겼다.
1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20대 총선에서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쳐 123석을 획득, 제1당으로 우뚝섰다.
반면 지난 19대 총선에서 과반이 넘는 152석을 얻었던 새누리당은 30석이 줄어든 122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이어 국민의당 38석, 정의당 6석, 무소속 11석 순이다.
더민주와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野)3당을 합치면 총 의석은 과반을 훌쩍 넘는 167석에 달한다.
이로써 야권에서도 당분간은 힘들 것이라고 내다본 '여소야대' 정국이 만들어졌다. 지난 2000년 DJ 정부 시 치러진 16대 총선 이후 무려 16년 만이다.
당시엔 273석 중 당시 여당인 새천년민주당이 115석을 얻는 데 그쳐 과반 확보에 실패했고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이 133석을 차지했다. 이후 민주당은 '의원 꿔주기' 등 추태를 벌인 끝에 연정 파트너인 자민련을 교섭단체로 만들어주는 등 온갖 편법으로 여당의 지위를 유지했다.
그러나 이번 제20대 국회 여소야대 상황은 새누리가 공천 과정에서 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당선된 이들을 껴안는다 해도 여소야대의 구도를 깨긴 힘든 상황이다. 여권 출신의 당선인들이 모두 복당하더라도 새누리의 의석수는 최대 130석에 그친다.
새누리당 출신의 무소속 당선자 명단에는 유승민(대구 동을)·장제원(부산 사상)·주호영(대구 수성을)·안상수(인천 중·동·강화·옹진)·윤상현(인천 남을)·강길부(울산 울주)·이철규(강원 동해·삼척) 등 총 7명이 이름을 올렸다.
총선 직전 과반 의석은 확보할 것이라 내다봤던 만큼, 새누리당의 후유증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 '여권 텃밭' TK…31년 만에 돌아선 대구 민심
'여당 깃발만 꽂으면 무조건 당선된다'
대구 전역을 지배해 온 도식이 드디어 깨졌다. 12개의 지역구 가운데 2개 지역구에서 야권 출신 후보들이 당선된 것.
대구에서 야권 후보가 당선한 것은 중선거구제로 치러진 지난 12대 총선에서 신한민주당 후보 2명이 당선된 이후 31년 만이다.
특히 여권은 '대구의 심장'으로 꼽히는 수성갑을 야당에 뺏기자, 당혹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여권의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큰 표 차이로 따돌리며, 철옹성 같던 수성갑을 점령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19대 총선, 2014년 대구시장 선거에서 연이어 낙선한 김 당선인은 이번 20대 총선 '삼수생'으로 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고, 끝내 대구 시민들의 선택을 받아냈다.
이에 김부겸 당선인은 13일 밤 소감문을 통해"정통 야당 출신으로는 1985년 이후 31년만에, 소선구구제 하에서는 1971년 이래 45년만에 대구에 야당 국회의원이 탄생했다"고 의미를 부여한 뒤 "대구시민이 새 역사를 쓰셨다"고 감사를 표했다.
심지어 야당 출신의 무소속 당선자도 등장했다. 대구 북을의 홍의락 의원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홍 의원은 친정인 더불어민주당의 공천에서 배제되면서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두 번째 금뱃지 획득에 가뿐히 성공했다. 상대 후보인 양명모 새누리당 후보를 약 13%p 차로 따돌렸다.
19대 국회의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을 맡은 홍 후보가 대구의 숙원사업 해결을 위해 예산을 끌어온 점 등이 대구시민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은 당선이 확실시 되자 "위대한 대구를 만들어 주신 시민과 북을 주민들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며 "지역이 중앙 눈치 보는 정치는 종식하고 큰 정치를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 '강남벨트' 균열…20년 만에 꽂힌 야당 깃발
서울의 TK라 불리는 '강남벨트'에도 균열이 일어났다.
강남3구(송파·강남·서초) 총 8곳 중 전현희(강남을), 최명길(송파을), 남인순(송파병) 총 3곳의 더민주 후보가 당선된 것.
그 중에서도 강남은 여권이 초강세를 보여온 지역구다. 심지어 김무성 대표는 지난해 '강남 예찬성'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을 정도다.
김 대표는 지난해 11월 9일 강남구민회관에서 열린 율곡포럼 특강에서 "전국이 강남만큼 수준이 높으면 선거가 필요 없다"며 강남 지역에 대한 애착을 드러낸 바 있다.
이러한 강남에서 야권 출신 후보가 당선된 것은 지난 15대 총선 이후 20년 만이다. 14대 총선에서 홍사덕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것이 마지막이었다.
더민주는 '야권 불모지'라 불리던 강남지역에서의 선전에 한껏 고조된 모습이다.
김성수 대변인은 13일 밤 국회의원회관 선거상황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설마설마했다. 그래도 강남인데"라면서 "가장 놀라운 지역"이라고 놀라움을 드러냈다.
김종인 더민주 대표도 선거 다음날인 14일 오전 일부 당선자들과 함께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하는 자리에서 “(수고한) 전현희 의원을 한 번 업어달라”는 주위 사람들의 요구에 흔쾌히 응하며 기쁜 마음을 대신했다.
전현희 당선인은 투표 결과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새로운 변화를 갈망하는 국민의 뜻이 이번 승리를 만든 견인차라고 생각한다"며 "강남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바꾸어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 국민의당 '녹색바람'…20년만에 3당 체제 전환
4·13 총선 결과 여야의 양당 체제도 무너졌다.
국민의당이 일으킨 '녹색 바람'으로 20대 국회가 '더민주-새누리-국민의당'의 3당 체제로 전환되기 때문.
이번 총선에서 38석을 획득한 국민의당은 제3당으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는데 성공했다. 지난 1996년 15대 총선 이후 20년 만이다.
지난 1992년 14대 총선에선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창당한 통일국민당이 31석을 확보해 제3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성공했다.
15대 총선에선 김종필 전 총리가 창당한 자유민주연합(자민련)이 50석을 얻으며, 제3당 체제를 이어갔다.
하지만 16대 총선에서 자민련이 제3교섭단체 구성에 실패해 '양당 체제'로 복귀했고, 19대 국회까지 큰 흐름 안에서 양당 체제가 지속돼 왔다.
이같이 굳건한 양당 체제를 허물고 제3당으로서 자리를 잡은 국민의당은 벌써 20대 국회 밑그림을 그리는 등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천정배 공동대표는 13일 오후 광주 서구의 선거캠프에서 "실질적인 민심에선 제1야당으로 인정받았다"며 "국민들이 저희 국민의당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주셨고, 새누리당을 엄중하게 심판해주셨다.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선 호된 경고를 해주셨다"고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도 선거 다음날인 14일 서울 마포 당사 개표상황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두번째로 높은 정당 지지를 보내주셨고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에서 모두 (우리 당을) 두번째 당으로 만들어줬다"고 이번 투표 결과를 해석했다.
이어 "이번 선거는 정치인들의 승리가 아니라 위대한 국민들의 승리"라고 평가하며 제20대 국회에 공약평가이행추진특별위원회와 미래일자리특별위원회 설치를 제안했다.
아울러 국민의당은 이번 총선 분위기를 내년 대선까지 이어가 '정권 교체'를 해내겠다는 입장이다.
천 대표는 13일 "앞으로 국민의당을 국민의 삶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당으로 발전시키고, 내년 대선에서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룩하도록 헌신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서울=포커스뉴스) 새누리당 김태호(오른쪽부터 ) 최고위원, 김무성 대표, 원유철 원내대표, 황진하 사무총장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해단식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선거 참패에 책임을 지고, 오늘부터 대표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2016.04.14 박철중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지난 4월 13일 치뤄진 제 20대 국회의원선거 결과, 더불어민주당은 123석, 새누리당 122석, 국민의당은 38석, 정의당 6석을 얻었으며 무소속 당선자는 11석으로 결정됐다.2016.04.14 조숙빈 기자 (대구=포커스뉴스) 제20대 국회의원선거 대구 수성구갑 선거구에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당선자가 14일 오전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에서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 2016.04.14 강진형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강남을 후보의 당선이 유력시된 14일 새벽 서울 강남구 로즈데일빌딩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전 후보와 지지자들이 기뻐하고 있다. 2016.04.14 조종원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 대표(오른쪽)와 이상돈 공동선대위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국민의당 당사에서 선거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2016.04.14 김흥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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