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굣길·출근길에 '한 표'…연령대도 다양
사전투표제에 호평일색…"간편해서 좋아"
오전 10시 현재 서울에서 8만3524명 투표
(서울=포커스뉴스) 제20대 국회의원선거의 막이 올랐다. 8일 오전 6시부터 전국 3511개 투표소에서는 국회의원 총선거 사전투표가 일제히 시작됐다.
서울 곳곳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많은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사전투표소를 찾았다.
동대문구 사전투표소인 회기동주민센터에서는 회기동 주민 김모(58·회사원)씨 부부가 가장 먼저 투표를 했다.
김씨는 "어차피 할 투표인데 빨리 하고 치우는게 낫지 않겠냐"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러고 나서 "내 한표로 우리나라가 바뀐다고 생각하니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근 각 정당의 공천 파동 모습를 보고 투표를 꼭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유권자도 있었다.
동대문구에서 자영업을 하는 김태우(50)씨다. 그는 "평소 정치에 큰 관심이 없었는데 이번 공천 파동을 보고 오히려 관심이 더 생겼다"고 말했다.
성균관대학교가 인근에 위치한 종로구 종로장애인복지관에는 중간고사 전에 투표하려 찾은 대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경제학과에 재학 중인 이민호(24)씨는 "시험기간에 맞물려 정신이 없는 것도 사실이지만 관심 있게 지켜본 후보에게 꼭 한 표를 던지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씨는 평소 청년들을 위한 공약이 적어 아쉬워했다. 그는 "20대 투표율이 낮아서 그런 것 같다"며 "젊은 세대가 더 많이 투표해야 정치인들이 경각심을 갖고 청년들을 위한 정책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새벽기도를 마치고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도 있었다.
옥수동에 사는 심성은(26·여·대학원생)씨는 "매일 새벽기도를 드리고 학교에 가는데 오늘은 투표일이라 들렀다"며 "약속하면 지키는 사람이 꼭 당선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어 "투표라는 게 큰 의미가 없어 보일 수 있지만 한표 한표가 모여 '대표'를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행, 방송사 등 직장인이 많은 영등포구 여의도에서는 출근 전에 들러 한표를 행사한 이들이 많았다.
여의도의 한 증권사에 근무하는 김모(28·여)씨는 오전 6시 10분쯤 여의동주민센터를 찾았다.
김씨는 평소 오전 6시 30분쯤 출근하지만 이날은 투표를 위해 조금 일찍 출근했다.
사무실에 있던 동료 2명과 함께 온 그는 "수요일(선거일)에 여행을 갈 계획이어서 (사전투표를) 하게 됐다"며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방송촬영 전 사전투표소를 찾은 가수도 있다. 5인조 아이돌그룹 크나큰(김유진, 김지훈, 박승준, 정인성, 오희준)이다.
이들은 오전 6시 30분 사전투표를 마쳤다. 모 방송사로 음악프로그램 녹화를 하러 가던 중이었다.
멤버 정인성(22)씨는 "투표하는 게 이번이 처음이라 꼭 참여하고 싶었다"며 "생각보다 절차가 간단해서 쉽게 마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남구 수서동주민센터에서도 사전투표가 시작됐다. 오전 8시가 넘어서면서 이곳을 찾는 유권자는 눈에 띄게 늘었다.
등산복 차림으로 들어온 정복연(67·여)씨는 청계산으로 가던 길이었다. 정씨는 "국민의 권리니까 당연히 투표하러 왔다"고 말했다.
오전 8시 20분쯤 두 손을 꼭 잡고 투표소로 들어온 50대 부부는 "내일 스페인으로 여행가기 때문에 미리 투표하러 왔다"며 "솔직히 정치하는 모습을 보면 투표하기 싫은데 그래도 어쩌겠냐"고 말했다.
며칠 전 마포지역으로 이사온 오모(69)씨는 마포구 아현동주민센터를 찾았다.
오씨는 "선거인명부가 전에 살던 곳에서 작성돼 투표하러 다시 가야했지만 사전투표는 주소와 관계없이 주민등록증만 있으면 투표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사전투표소장 앞에는 이 지역 후보자의 포스터가 붙은 차량이 주차돼 있어 마포구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의 조치로 투표시작 10분을 남겨두고 차량을 빼는 소동이 일어 여야 경합지역임을 실감케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부터 이틀간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곳곳에서 사전투표를 진행한다. 전국 단위 국회의원선거에서 사전투표가 실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전투표는 별도의 신고 없이 신분증(주민등록증·운전면허증·여권 등)을 갖고 읍·면·동마다 설치되는 사전투표소에서 참여할 수 있다.
중앙선관위는 이번 사전투표율 예상치를 14%로 내다보고 있다. 중앙선관위 집계 결과 오전 10시 현재 전국에서 전제 선거인수의 1.18%인 49만5043명이 투표했다.
서울에서는 8만3524명(0.99%)이 투표를 마친 상태다.
한편 선거관리위원회 홍보대사인 아이돌가수 설현은 이날 오후 1시 40분 서울 강남구 청담동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에 참여할 예정이다.8일 오전 6시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회기동주민센터 사전투표소 입구. 김대석 기자 8일 오전 6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주민센터 4층에서 20대 총선 사전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박나영 기자 8일 오전 6시 서울 마포구 아현동주민센터에 주민들의 투표 안내를 돕기 위해 안내요원이 배치돼 있다. 박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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