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달러 환율 108엔까지…속절없는 엔화 강세, 왜?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4-07 16:35:52
  • -
  • +
  • 인쇄
2014년 10월 30일 이후 1년 6개월만

美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감 약화 탓

BOJ 마이너스금리 도입 시기 일러

일본 거주자의 해외 투자금 거둬들여
△ 엔달러.jpg

(서울=포커스뉴스) 엔화 강세가 맹렬하다. 역외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심리적 지지선'이라고 불리는 110엔선을 하향 돌파하고, 현재 108엔까지 내려간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감 약화와일본중앙은행(BOJ)의 통화정책 실패로 엔화 가치가 상승 중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7일 역외시장(한국시간 오후 3시 36분 현재) 에서 엔·달러 환율은 108.96엔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5일 런던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이 110엔 아래(109.95엔)에서 거래된 지 2거래일만에 엔화 가치가 더 오른 것이다. 달러화 대비 엔화 가치가 108엔까지 올라간 것은 2014년 10월 30일 108.78엔을 기록한 이후 1년 6개월만이다.

2014년 10월 당시 구로다 하루히코 BOJ총재가 양적완화책을 내놨던 시기다. 2014년 10월 엔화 가치는 지금과 비슷한 107~110엔선이었다. 다만 이 시기 이전 엔화 가치가 100엔 초반대에 거래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2014년 중에는 엔화 약세 시기로 평가된다.

하지만 작년 엔화 가치는 120~123엔에서 등락을 거듭했기 때문에 현재 엔화 가치는 크게 상승했다고 볼 수 있다.

비단 올해 들어 이번 달에만 엔화 가치가 갑작스럽게 오른 것은 아니다. 지난 2월에도 엔화 가치는 강세를 띄었다. 2월 초 엔화 가치는 9거래일간 7.8%가 절상됐다.

다만 2월과 4월의 엔화 가치 상승 배경은 다르다고 전문가들은 풀이한다. 이상원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2월에는 엔화 가치가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때문에 크게 올랐지만, 현 상황은 같은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상원 연구원은 "최근에는 미국의 금리 인상 기대감 약화와 같은 대외요인이 엔화 강세를 이끌었다"고 말했다. 미 연준은 올해 금리 인상 예상횟수를 작년 예상치 4차례에서 2차례로 줄이기로 시사한 바 있다. 글로벌 경제상황을 경계하며 금리 인상에 대해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 다른 전문가는 BOJ의 마이너스 금리(-0.1%) 도입시기가 좋지 않았던 탓에 엔화가 강세 압력을 받고 있다고 풀이한다. BOJ는 1월 29일 열린 통화정책결정회의에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다. 이쯤 유로국에선 마이너스 금리가 은행 시스템리스크를 부추길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었다.

조병현 유안타 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럽중앙은행이 대출금리를 완화했지만 대출 총량이 늘지는 않았다. 이 때문에 은행의 수익성에 부담만 주고 결국 은행의 시스템리스크만 높인다는 논의가 진행됐다"며 "이 시점에 BOJ가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해 시장의 신뢰를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BOJ의 정책 실기로 투자자들이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며 "현재 BOJ는 할 수 있는 통화정책 카드를 모두 내보인 상태라 4월 27~28일 열리는 정책회의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크게 없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일본 거주자들의 해외 투자자금 회수에 대한 엔화 수요도 엔화 강세를 견인하고 있다. 작년 일본 거주자들의 해외 주식·중장기 채권 투자 규모는 25조2000억엔으로 2013년(-9조1000억엔) 2014년(5조1000억엔)에 비해 대폭 늘었다. 이상원 연구원은 "일본의 자본·금융계정의 영향으로 엔화가 강세 압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최근 5년 엔·달러 환율 추이.<자료제공=블룸버그 화면 캡처>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속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