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대박' 진경준, 해명·사의표명에도…의혹 '여전'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4-07 15:5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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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대박' 논란 진 검사장, 얼마나 벌었나

'10년새 120억원' 커넥션인가, 투자인가

공직위 소명 요구부터 청와대 엄정 수사 주문까지

사의 표명 후 입닫은 진 검사장…넥슨 입장 표명은
△ 법무부청사

(서울=포커스뉴스)‘주식 대박’ 논란으로 지난 2일 사의를 표명한 진경준(49)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검사장)을 둘러싼 의혹이 날로 더해지고 있다.

공직자 정기재산공개 이후 매일 각종 언론에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여전히 그의 주식 매입 과정 등은 미궁으로 남아 있다.

◆ '주식 대박' 논란 진 검사장, 얼마나 벌었나

앞서 공직자윤리위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진경준 검사장의 재산은 156억5609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진 검사장의 재산은 주로 주식거래를 통해 형성됐다.

자료에 따르면 진 검사장은 지난해 게임회사 넥슨의 주식 80만1500주를 126억원에 처분했다.

이같은 주식 투자로 진 검사장은 지난 한해동안 37억9853만원의 시세 차익을 거뒀다.

지난해 신고된 것에 비해 재산증가액은 39억원으로 국회의원을 제외한 재산공개 대상자 중 가장 많은 증가액을 기록하기도 했다.

통상적으로 비상장주식을 구매하려면 액면가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매입해야 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진 검사장이 당시 액면가 500원이던 넥슨 주식을 주당 최대 10만원에서 20만원 가량에 주식을 매입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진 검사장은 해명자료에서 “주식수도 지난해 처분할 당시에는 80만1500주였지만 매입 당시에는 훨씬 적었다”면서 “해당 주식이 일본 증시에 상장되기 전에 주식분할이 이루어져 주식 수가 100배로 늘어났는데 이는 저를 비롯한 모든 주주에게 공통으로 해당되는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진 검사장이 실제로 매입한 주식수는 대략 8000~8500주 사이였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8000주를 구매했다면 1주당 구입가격을 10만원으로 잡았을 때 최초 구입가격은 8억원 가량 된다.

진 본부장은 지난해 80만1500주를 126억원에 처분했다. 또 재작년에 5만2200주를 처분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략적으로 10년 사이 투자수익만 120억원을 넘긴 것이다.

◆ '10년새 120억원' 커넥션인가, 투자인가

진 검사장의 넥슨 주식 매입을 둘러싼 논란의 핵심은 매입과정에서 ‘검은 커넥션’이 존재했는지 여부다.

진 검사장이 주식을 매입한 시기 넥슨은 비상장주식으로 일반인으로서는 구입이 어려운 주식이었다.

뿐만 아니라 해당 주식이 상장된 곳도 역시 일본으로 공직자로 근무 중이던 진 검사장이 이같은 정보에 어떻게 접근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일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진 검사장은 “주식 매입과 관련해 당시 기업분석 전문 외국계 컨설팅업체에서 일하던 대학 친구가 평소 알고 지내던 사람으로부터 ‘이민을 가 재산을 급하게 처분하려는데 넥슨 보유 주식을 팔고 싶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를 비롯한 친구들에게 주식 매입을 제의했다”면서 “그중 매입에 동의한 친구들이 매도자가 제시한 가격에 해당 주식을 매입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매도 물량이 적지 않아 여럿이 같은 가격에 주식을 취득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진 검사장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그와 김정주 넥슨 대표의 친분에 주목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서울대학교 동기로 평소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친구를 통해 주식을 구입했다’는 해명에도 진 검사장이 김 대표를 통해 넥슨의 해외 주식시장 상장 정보를 미리 입수하고 주식을 구입했을 가능성이 계속해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김상헌 네이버 대표가 진 검사장과 함께 넥슨의 비상장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넥슨과 네이버, 진 검사장의 친분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넥슨의 김정주 회장과 이해진 네이버 의장은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86학번 동기로 카이스트 재학시절에는 기숙사 룸메이트였을 정도로 친밀한 관계였다.

또 업계에 따르면 진 검사장은 서울대 86학번 동기인 김정주 대표에게서 서울대 법대 4년 선배인 김상헌 대표를 소개했다.

이후 김정주 대표가 김상헌 대표를 이해진 네이버 의장에게 소개하면서 LG 법무업무 담당이던 김상헌 대표가 네이버로 이직하게 됐다.

결국 김정주 회장과 이해진 의장, 진경준 본부장과 김상헌 대표 등 네 사람이 각별한 인연을 맺고 있었던 셈이다.

이 때문에 법조계에서는 진 검사장이 넥슨의 상장 정보를 미리 공유 받고 주식을 구입했을 것이란 설이 힘을 얻고 있다.

당시 진 검사장은 금융거래 정보를 분석하는 금융정보분석원(FIU)에서 파견근무를 마치고 서울북부지검과 법무부 검찰국 검사로 재직 중이었다.

또 이후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을 지내는 등 검찰 내 요직을 거쳤다.

이 때문에 진 검사장과 우호적 관계를 위해 주식을 싸게 매입하도록 도왔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물론 대가성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처벌은 힘들다. 공소시효가 10년이라 이미 만료된 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가성이 아니라 하더라도 친분을 이용한 그들만의 거래로 재산을 부풀렸을 정황이 계속해 드러나면서 도덕적인 문제에서는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 공직위 소명 요구부터 청와대 엄정 수사 주문까지

당초 별다른 문제없이 지나갈 것으로 보였던 논란은 날이 갈수록 몸집을 키우면서 각계 각층의 엄정 수사 요구로까지 번지고 있다.

7일 청와대는 진 검사장 논란과 관련해 철저한 진상규명, 법과 원칙에 따른 처리 등을 주문했다.

핵안보정상회의 참석 및 멕시코 공식방문 일정을 마치고 6일 귀국한 박근혜 대통령은 해외 순방기간 진 검사장 논란을 보고 받고 철저히 진상규명을 한 뒤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라고 주문했다.

취임 이후 줄곧 공직자 비리를 엄정 처벌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원칙을 반영한 처사다.

이와 함께 진 검사장의 사직서도 역시 반려됐다. 철저한 진상규명이 있기 전까지 사직서를 처리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앞서 6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진 검사장에게 소명요구서를 발송했다. 진 검사장이 소명자료를 제출하면 즉시 심사를 진행하기 위해서다.

변호사 단체도 진 검사장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대한변호사협회(회장 하창우)가 이른바 ‘주식 대박’ 논란으로 사의를 표명한 진경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검사장)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촉구했다.

변협은 5일 성명을 통해 “검찰은 하루 속히 진 검사장을 비상장 주식 부당취득 사건의 피의자로 입건해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며 “법무부는 수사가 마무리 될 때까지 진 검사장의 사표를 수리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또 “진 검사장은 금융감독위원회의 금융정보분석원(FIU) 파견 근무를 마친 다음해인 2005년 당시 비상장 회사인 넥슨의 주식 8500주를 취득했다가 지난해 126억원에 전량 매도해 120억원의 차익을 남긴 것으로 보도됐다”면서 “진 검사장은 지인으로부터 매입했다고만 할 뿐 주식 취득경위를 밝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진 검사장이 비상장 주식에 관한 정보를 입수할 수 있는 금융정보분석원에 근무했다는 점에서 주식취득과 직무관련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면서 “특히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주식매입 경위 조사에 착수했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 사표를 제출한 것은 더욱 의심을 들게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진 검사장이 변호사 활동을 위해 변호사등록을 신청하더라도 사실상 사건의 실체를 밝힐 방법이 없는 반면 세간의 의혹은 해소되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 있게 된다”면서 “만약 법무부가 이번 사건을 검사 개인의 단순한 주식매매행위로 치부해 진 검사장의 사표를 수리한다면 이는 법무부와 검찰 전체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 사의 표명 후 입닫은 진 검사장…넥슨 입장 표명은

지난 2일 사직서를 제출한 진 검사장은 “관련법에 따라 숨김없이 재산을 등록하고 심사를 받아왔지만 국민의 눈에 부족함이 있다는 점을 알지 못했다”면서 “더 이상 공직을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해 사의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재산문제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조사가 필요하다면 자연인의 입장에서 관련 자료를 모두 제출하는 등 성실하게 응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각종 논란과 의혹이 쏟아지고 있지만 진 검사장은 굳게 입을 다물고 있다.

넥슨도 역시 마찬가지다.

당초 넥슨이 조만간 공식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됐지만 아직 별다른 입장이 나오지 않고 있다.

넥슨은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진 검사장에게 소명요구서를 보낸 만큼 그 결과가 나온 이후 입장을 발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한 법조계 관계자는 “양쪽 모두 공직자윤리위 조사 결과를 기다린 후 입을 열 것으로 보인다”면서 “성급하게 입을 열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입장을 내놓고 나면 곧장 또 다른 의혹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렇다고 하더라도 지금처럼 계속해 침묵만 하고 있는 것은 국민의 불신만 가중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법무부.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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