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女 미라', 한남동 아파트 가보니…내부서 '쉬쉬'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4-05 18: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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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촌이라 집값에 민감"…동네 주민 대부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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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뉴스) 숨진 80대 양어머니를 '미라상태'로 5개월 이상 방치해온 사건이 일어난 서울 용산구 한남동 고급 주상복합아파트 인근 동네 주민들은 이런 사실조차 전혀 알지 못했다.

해당 아파트의 관리사무소 직원들은 5일 오전부터 경찰 이외의 외부인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었다.

아파트 내부 청소부들도 기자가 '사체유기' 사건에 대해 묻자 답변에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이었다.

분리수거를 맡고 있는 한 청소부는 "내부에서 무슨 일이 있어도 밖으로 함부로 말하지 못한다"며 "워낙 부촌이라 불미스런 사건이 발생하면 집값에 영향을 줄까 민감해한다"고 말했다.

동네에서 마트를 운영하는 임모(45)씨는 "경찰이 와서 웬 남성을 포승줄에 묶어 데려가는 모습을 봤는데 어떤 상황인지 전혀 몰랐다"고 전했다.

아파트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한 곳에서 세탁소를 운영하고 있는 전모(58)씨도 "보통 세탁물을 맡기거나 마트에서 장을 보는 등 일은 도우미들이 하는 편이라 실제 살고 있는 사람들하고 마주할 일이 없다"고 말했다.

관리사무소 직원에 따르면 중견기업 회장, 유명 연예인 등이 주로 거주하고 있는 이 아파트는 집 안에서 엘리베이터를 호출하면 주차장까지 내려갈 수 있는 구조로 이웃 주민끼리 접촉도 극히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부동산업소에 따르면 한남동에서 대표적인 부촌으로 꼽히는 이 곳 아파트는 평당시세 약 2500만원, 매매가 약 19억원(73평 기준)에 달한다. 전세가는 약 11억원(73평 기준)을 호가한다.

이날 낮 12시 30분쯤 숨진 양어머니 박모(84·여)씨 시신을 최소 5개월 이상 방치해온 양아들 김모(46)씨가 사체유기 혐의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암 투병 끝에 지난해 10월쯤 병원에서 사망했다. 그러나 시신을 인도받은 김씨는 박씨의 장례를 치르지 않고 사망신고도 하지 않은 채 시신을 그대로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다른 가족 없이 양아들인 김씨와 단 둘이서만 거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재 김씨가 시신을 집안에 방치한 자세한 이유, 박씨의 사망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5일 낮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한 고급 주상복합아파트에서 모친의 시신을 미라상태로 5개월여 이상 방치해온 양아들이 경찰에 체포됐다. 박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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