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내 전화 안 받아"…30대女 염산테러범의 '보복범죄'(종합2보)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4-04 16: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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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염산테러…경찰관 4명 부상

보온병에 염산 준비…과도도 발견

"스토커처럼 자주 전화 걸어…전화상담 해줬다"
△ 조사받기 위해 이동하는 전모씨

(서울=포커스뉴스) 4일 오전 8시 45분쯤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경찰관을 향해 염산을 뿌린 30대 여성은 "경찰이 자신의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주지 않았다"며 앙심을 품고 보복범죄를 벌인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수사과 사이버팀 소속 박모(44) 경사 등 경찰관 4명에게 염산으로 추정되는 약품을 뿌린 혐의(특수공무방해치상)로 전모(37·여)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전씨는 이날 오전 8시쯤 박 경사를 찾아 "왜 내 전화를 받지 않았느냐"며 욕설을 하고 발길질을 하는 등 난동을 부렸다.

이를 제재하는 과정에서 전씨가 소지하고 있던 과도가 바닥에 떨어져 발견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 경사 등 경찰관 4명이 전씨를 복도로 데리고 나가 진정시켰지만 전씨가 가지고 온 보온병을 열어 담겨있던 약품을 박 경사 등을 향해 뿌렸다.

얼굴, 목 등에 약품을 직접적으로 맞은 박 경사는 중앙대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주변에 있던 경찰관 3명도 약품을 맞아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전씨는 평소 박 경사에게 불만을 품고 있다 사전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 경사는 지난 2013년 전씨와 관계된 사건을 담당한 바 있다.

당시 전씨는 전 남자친구가 자신을 협박했다며 관악경찰서를 찾아 전 남자친구를 정보통신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경찰은 전씨의 전 남자친구에 대한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각하 처분한 바 있다.

이후 지난달 초 전씨는 자신이 사는 빌라에서 아래층 이웃의 유리창을 파손해 경찰조사를 받게 됐다.

그러나 경찰의 사건처리에 불만을 품은 전씨는 경찰조사에 응하지 않으면서 2013년 자신이 전 남자친구를 고소했을 당시 친절하게 상담해준 박 경사를 찾았다.

박 경사는 전화상으로 전씨를 상담해줬지만 전씨가 매주 1~2회 등 자주 전화하자 4일 오전 "직접 와달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이날 오전 8시쯤 사이버팀을 찾아 박 경사를 향해 "왜 내 전화를 받지 않았으냐"며 항의하고 오전 8시 45분쯤 염산을 뿌렸다.

상황을 지켜봐 온 김차복 사이버수사과장은 "(전씨에게) 정신이상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평소 (전씨가) 자주 전화하는 스토커 형식으로 박 경사를 찾았고 박 경사는 전화로 상담해줬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박 경사 등 경찰관들의 부상이 중태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대병원 관계자는 이날 오전 10시 50분쯤 응급의료센터 앞에서 기자 브리핑을 열고 "박 경사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박 경사 치료를 담당한 배태희 교수(성형외과)는 "환자는 얼굴에서 목, 그리고 가슴까지 깊은 2도 화상을 입은 상태로 후송됐다"며 "안구나 귀, 기도 등 주요 장기에는 손상이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화학화상을 입은 상황이라 상태가 깊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1~2주일 가량 화상드레싱을 진행하며 상태를 지켜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경사는 화상전문 치료병원인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또다른 피해자 박모(36) 경장은 보라매병원에서 회복 중이고 나머지 경찰관 2명은 치료를 마치고 퇴원한 상태다.

경찰은 전씨를 상대로 범행동기, 준비과정 등을 조사하는 한편 특수공무방해치상 혐의 외에도 폭행, 살인미수 등 혐의 적용을 추가로 검토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를 마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4일 오전 서울 관악구 관악경찰서에서 한 민원인 여성이 경찰관 4명에게 염산으로 추정되는 액체를 뿌리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전모(37·여)씨가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16.04.04 성동훈 기자 4일 오전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전모(37·여)씨가 경찰관에게 염산으로 추정되는 액체를 뿌리는 사건이 발생해 사건현장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다. 2016.04.04 성동훈 기자 4일 오전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한 민원인 여성이 경찰관 4명에게 염산으로 추정되는 액체를 뿌리는 사건이 발생해 관악경찰서 김차복 경위가 사건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6.04.04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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