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생명살림 100일 순례시작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4-04 09:49:11
  • -
  • +
  • 인쇄
죽거나 죽어가는 또는 힘겹게 살아가는 생명들을 위한 참회와 수행을 7월 11일까지 계속
△ 4대강 생명살림 100일 순례길

(목포=포커스뉴스) 4대강의 개발이 끝나고 시간이 흘렀다. 수많은 생명이 죽고 그 터전이 사라졌다. 아름다운 모래톱, 반짝이는 물고기와 풀벌레 소리, 새들이 날며 지저귀던 수풀도 많이 사라지고, 흐르지 않는 거대한 호수만 흉물스럽게 남았다. 불과 2-3년간에 인간의 거대한 자연개조사업으로 사라진 생명들의 아우성은 인공적으로 잘 다듬어진 자전거 도로에 짓밟혀 버렸다.
불교환경연대는 죽거나 죽어가는 또는 힘겹게 살아가는 생명들을 위해이들에게 참회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수행 길을 시작했다.


2016년 4월 3일 목포의 영산강 하구둑 바로 옆 목포해양스포츠센터 앞의 수변에 80여명의 불교환경연대회원들과 스님들이 모였다. <4대강 생명살림 100일 수행길>의 시작을 알리는 입재식을 시작으로 7월 11일까지 영산강, 금강, 낙동강을 거쳐 한강으로 100일간 수행 길을 걸을 예정이다.

입재식을 한 곳에서 멀리 영산강 하구둑이 보인다. 이곳은 1981년에 만들어 농토가 확대되고 수자원도 충분히 확보되었다는 점 그리고 더 이상 하천이 범람하지 않았지만, 갯벌과 생태서식지가 유실되어 영산강이 아예 영산호라는 호수이름으로 불려진다.

광주전남연구원 김종일 남도가람연구센터장은 "강 하구는 지구상에서 생태적 가치가 가장 큰 곳 중 하나이지만 간척사업과 댐 건설에 의한 유출량 감소 등의 영향으로 서남해안 하구의 생태적 가치가 크게 훼손됐다"고 지적한다. 하구가 둑이나 방조제 등으로 막혀 있고 이로 인해 생태계 단절, 생물다양성 훼손, 수질오염 등의 문제가 야기되고 있어 하구 생태계복원을 위한 연구와 대책이 시급하다.
실제 전남도는 2000년대 중반에 영산강 하구둑 복원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지만 4대강사업 이후 중단되었다. 하구둑 건설로 인해 수질이 오염되고 갯벌의 영역이 줄어드는 생태계 파괴도 심각한 문제가 됐다. 이처럼 생태계문제와 잦은 홍수로 영산강의 둑기능이 잃어가자 영산강 살리기 사업이 현재 진행 중이다.


1시부터 수행길 순례가 시작됐다. 다행이 밥먹기를 끝내자 마자 가랑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모두 우비를 꺼내 입고 걸었다. 강을 따라 이어진 둑방은 포장된 자전거길로 변했다. 어쩌면 4대강은 수질개선과 홍수와 가뭄 때문이 아니라 사이클 코스를 위해 개발 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 둑방길 자전거 도로는 약 5곳 정도가 끊어졌다. 배수로 공사 때문이라고 한다. 아마도 영산강개발을 하면서 인근 강변습지가 차단되어 만들어진 작은 호수들안에 물이 고이다보니 배수로를 만들어야 할 필요를 느껴서 인 듯하다. 아직 완공되지 않은 남창대교를 지날 때 을씨년스러운 영산강 하구를 바라보았지만 다리밑 고인물로 죽어 떠있는 물고기만이 생명이 깃들기 어려운 영산강의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농지개발을 목적으로 영산강의 하구둑을 막은 1981년 이후 잠깐 동안은 효과가 있었지만, 결국 현재 4대강중에서 가장 오염이 심각한 곳이 되었다. 이번 불교환경연대의 수행길은 이렇게 사람들은 짧은 욕심으로 얻은 이익이 결국 더 큰 손해로 다가오는 줄을 한참 뒤에야 알게 된다는 사실을 반복적으로 깨닫게 될 것이다. 아울러 수많은 생명들이 죽음의 터전을 만든 것을 참회하는 일이다. 이들의 행진은 7월 11일까지 계속된다.(목포=포커스뉴스) 불교환경연대소속 회원들이 3일 전남 목포시 영산강하구에서 사대강 생명살림 100일 순례길을 시작하면서 출정식을 갖고 있다.<사진=불교환경연대제공> 2016.04.04 포커스포토 (목포=포커스뉴스) 불교환경연대소속 회원들이 3일 전남 목포시 영산강하구에서 사대강 생명살림 100일 순례를 시작하면서 포장된 자전거길을 걷고 있다..<사진=불교환경연대제공> 2016.04.04 포커스포토 (목포=포커스뉴스) 불교환경연대소속 회원들이 3일 전남 목포시 영산강하구에서 사대강 생명살림 100일 순례를 시작하면서 포장된 자전거길을 걷고 있다.<사진=불교환경연대제공> 2016.04.04 포커스포토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