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인가 4개월여, 잠잠하기만 한 인터넷전문은행 'K뱅크·카카오은행'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3-21 13:4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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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29일 금융위로부터 예비인가…4개월 흘러

K뱅크 준비법인 광화문 사무실 개소, 카카오는 4월 중

신용카드·방카슈랑스·외환거래 등 유리하게 규제 완화

치열해진 온라인 시장 경쟁력 관건, 은행법 개정안도 발목

임종룡
△ 아이디어룸 찾은 임종룡 금융위원장

(서울=포커스뉴스) 대형은행 중심으로 이뤄진 국내 금융환경에서 '연못 속 메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인터넷전문은행(K뱅크·카카오은행)의 윤곽이 오리무중이다.

작년 11월 29일 금융위원회 외부평가심의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예비인가를 받은지 4개월여 흘렀지만 아직도 물·인적 설비를 갖추는 것도 더디다. 금융업계에서는 올 상반기 중 본인가를 받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는 상황이다.

21일 금융위원회와 K뱅크, 카카오뱅크 등에 따르면 K뱅크만이 일부 물적 조건을 갖춰나가고 있다.

K뱅크는 서울 광화문 케윈트윈타워에 지난 14일 K뱅크준비법인 사무실을 개소했다. 물적 설비 중 가장 중요한 전산시스템 구축 계획도 일부 나왔다. K뱅크 관계자는 "IT전산시스템에 역량을 보유한 KT 등이 있어 자체적으로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아직 사무실도 열지 못했다. 카카오뱅크는 "4월 중 경기도 판교에 사무실을 개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산시스템도 3월 말부터 외부 SI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며, 업체 선정 후 4월 초부터 전산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업체들의 진행 속도가 더딘 것과 다르게 금융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을 위한 규제 완화에 적극적이다. 오히려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얘기도 나온다. 실제 금융당국은 건전성 규제(BIS비율, 유동성 규제 등) 유예기간을 도입하는 완화책을 내놓고 인터넷전문은행이 특별한 점포가 없는 형태라는 점을 감안해 금융상품의 판매 조건을 대폭 개선했다.

규제 완화로 인터넷전문은행은 점포 및 일정 수 이상 임직원이 없어도 신용카드업을 할 수 있고 보험상품(방카슈랑스)도 취급할 수 있다. 외환거래 신고도 전자문서 방식으로 변경될 가능성이 높다. 이윤수 금융위 은행과장은 "외환거래법령상 제약이 없다. 건의로 들어온 개선 사안은 외환당국에 해석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금융규제 테스트 베드를 도입해 인터넷전문은행이 출시하려는 서비스와 상품을 사전에 검증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본인가 전임에도 한국은행 전산망과 금융결제원 소액결제망과 연계해 이 두 은행의 결제 시범테스트를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줬다.

그러다 보니 금융업계에서는 '특혜'라는 비아냥도 나온다. 한 은행 관계자는 "20여년만의 신규 은행 탄생이라는 점을 내세워 당국이 규제 완화와 각종 편의를 제공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인터넷전문은행이 가속도를 내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은산분리의 일부 완화를 담은 은행법 개정안의 표류 중이라는 점이 제일 크다. 은행법 개정안 주요 골자는 비금융주력자인 IT기업의 은행 지분 보유한도를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기존 4%(의결권 기준)에서 50%로 대폭 풀어주자는 것이다. 은행법 개정안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인터넷전문은행 내에서 보유지분과 의결권 지분의 불일치라는 문제가 생긴다.

애초 다양한 주주로 구성된 컨소시엄 형태다 보니 한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K뱅크의 컨소시엄 참여자는 KT·GS리테일·다날·우리은행·한화생명보험·KG이니시스이며 카카오뱅크는 넷마블·서울보증보험·우정사업본부·이베이코리아·예스24·카카오·코나아이·KB국민은행·텐센트·한국투자금융지주 총 11개사가 공동 발기인이다.

기존 대형은행들이 온라인 시장의 참여도를 높이고 있는 점도 인터넷전문은행의 난관 중 하나다. 시중은행과 제2금융권이 손을 잡고 모바일 상에서 중금리 대출 시장을 선점하고 있으며 온라인투자중개자문서비스도 은행 및 자산운용사가 파이를 넓히고 있다. 사실상 인터넷전문은행만의 특화된 금융서비스 개발이 어려운 실정이다.

K뱅크 및 카카오뱅크 관계자들은 "새로운 형태의 은행 도입, 국내의 높은 모바일 환경 수준에 맞춘 서비스 등을 내놔야 하는 만큼 일이 더디게 진척돼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서울=포커스뉴스) 임종룡(가운데) 금융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더케이트윈타워에서 열린 '인터넷은행 현장간담회'에 참석해 아이디어룸을 살펴보고 있다. 2016.03.21 오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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