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업가치만 4조7000억원 증가
초우량 공기업 탄생…"주가 추가 상승여력 있다"
(서울=포커스뉴스) 우량 회사채를 선호하는 투자자들은 앞으로 당분간 새로 발행되는 ‘한전채’를 사들이기 어려울 수 있다. 한국전력공사가 막대한 영업현금창출력과 끈질긴 부채감축 노력으로 재무상태를 크게 개선한 가운데, 필요한 투자 자금에 대해 자체 대응이 가능한 수준까지 경영 성적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와 크레디트업계는 한전이 올해에도 외부 차입에 일절 의존하지 않으면서 필요한 투자자금을 감당할 수익성과 재무구조 개선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18일 예상했다. 조환익 한전 사장의 경영 수완이 이제 제대로 탄력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한전은 지난해 58조9577억원의 매출액에 11조3467억원의 영업이익, 13조413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대비 각각 2.6%, 96.1%, 379.2%씩 증가한 역대 최대 실적이다. 저유가 수혜 업종으로 꼽힌 정유 4개사의 총 영업이익이 5조원 미만인 점을 고려하면 한전의 영업이익은 막대한 수준이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지난 2014년 현대기아자동차그룹에 매각한 서울 삼성동 본사 부지 대금 10조5500억원이 유입된 효과가 반영됐다. 그러나 이를 제외하고도 순이익 기조를 나타냈다.
저유가에 따라 연료비, 구입전력비가 줄어든 반면, 저가 전기료정책에 힘입어 전력판매량과 판매수익이 증가했다.
막강한 현금창출력은 재무구조 개선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9월 말까지 흐름은 이를 반영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개별기준 순차입금(총차입금-현금성자산)은 약 20조5677억원으로 전년 말 33조26억원에서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 말 부채비율은 101.5%로 전년 말 129.9%에서 크게 하락했다.
현금흐름도 좋아졌다. 특히, 기업의 투자여력을 가늠하는 척도인 잉여현금흐름(FCF)은 지난해 9월 말 3조원에 육박해 전년 말 약 900억원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개선됐다.
외부 평가도 당연히 좋아졌다. 글로벌 전력회사 중 국제신용평가사로부터 유일하게 ‘AA’ 등급을 받았고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도 B등급으로 한 단계 올라섰다.
비단 실적과 재무개선만으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국민대통합위원회(위원장 한광옥)로부터 갈등관리 우수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해 북안산변전소 건설문제로 발생한 주민과의 갈등을 중립적 전문기관을 통해 해결하는 등 갈등관리 중점사업을 선정해 선제적으로 송변전 건설 갈등에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호재는 주식시장에 그대로 투영됐다. 지난해만 주가가 17%나 상승했다. 기업가치가 4조7000억원이나 부풀어난 것이다. 주가는 올해 들어서도 상승 추세에 있다.
특히 시장 예상(주당 1500원 배당)을 넘는 주당 3100원의 배당을 결정하면서 시장을 놀라게 한 바 있다. 배당을 노린 투자자 유입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조 사장 등 경영진이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과 함께 대기업의 배당 확대를 유도하는 절묘한 안을 내놨다는 평가가 나온다.
게다가 저유가 기조는 올해도 유효하고 조 사장의 부채 감축 노력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계열사를 포함해 올해 투자비를 14조9000억원으로 잡았으나 대부분 자체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크레디트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 사장의 경영 성과가 탄력을 받았고 마침 저유가 등 경영환경도 좋다"며 "경기 부양을 위해 투자비를 많이 잡은 감은 있으나 충분히 대응 가능한 현금을 창출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류제현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한전 목표주가를 7만원에서 8만원으로 상향하고 매수의견을 유지한다"며 "배당성향에 따른 ROE 추가 개선과 전기요금 인하 리스크와 같은 디스카운트 요인이 해소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공기업 친화적인 정부의 정책 기조도 유지되고 있어 한전주의 지속적인 매집이 필요하다"고 권한다.<출처=한신평>한전의 최근 1년간 주가 추이.<출처=네이버>한전의 최근 3개월간 주가 추이.<출처=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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