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커스뉴스) 15일 오후 6시. 5시간, 280수를 두는 열전 끝에 '인간 대 인공지능'의 대국이 막을 내렸다.
이날 서울 성동구 홍익동 한국기원 예선경기장에는 '인간 대 인공지능'의 마지막 대국을 보기 위해 30여명의 바둑 애호인이 모였다.
경기장은 대국 내내 고요했지만 관람객이 뿜는 바둑에 대한 열기는 뜨거웠다.
대국 초반은 이세돌 9단이 작전이 성공해 실리를 이어가며 유리한 판세를 유지했다.
관람장을 찾은 한감수(57·서울 송파구)씨는 대국 초반 "이 9단이 알파고 해법을 찾은 것 같다"며 승리를 확신했다.
한국기원 건물에서 근무하는 임승식(62·서울 도봉구)씨도 "이번 대국으로 한국기원을 찾는 사람이 많이 늘었다"며 "전 국민이 이 9단의 승리를 염원하는 만큼 꼭 이기길 바란다"고 승리를 기원했다.
대국이 진행될 수록 알파고는 이 9단의 기세를 따라 잡았다.
이문규(53·서울 중구)씨는 "우하변과 중앙에서도 지속적으로 이득을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유리한 부분을 유지한다면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국이 후반으로 치달을 수록 알파고의 착수는 빨라졌다. 마지막 대국의 해설을 맡은 한종진 9단도 알파고를 '이 친구'라고 말할 정도였지만 알파고는 인간의 바둑을 두지 않았다. 사실상 승부가 난 상황에서도 알파고는 끝내기를 하기 보다 최선의 한 수만을 찾고 있었다.
한 9단은 "이 9단이 비록 졌지만 지금까지 둔 판 중에서 내용적으로는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며 "알파고를 전혀 의식하지 않고 이 9단 자신의 바둑을 뒀다고 본다"고 이번 대국을 평했다.
바둑을 즐긴지 3년 됐다는 김태현(33·서울 관악구)씨는 이번 대국에 대해 "다섯 번의 대국은 제가 살면서 본 모든 스포츠 중에서 가장 짜릿한 승부였다"며 "비록 졌지만 이 9단은 존재 자체로 내게 너무나 큰 감동을 준 사람"이라고 전했다.
대국을 관람하고 나가는 길에 만난 서정열(42·서울 왕십리)씨는 "그 동안 미동 없는 벽과 같은 알파고와 싸우느라 고생했다"며 "지난 6일 동안 고생했고 바둑의 재미를 알려줘서 고맙다"고 이 9단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15일 오후 4시 서울 성동구 홍익동 한국기원 예선경기장에서 시민들이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마지막 대국을 보고 있다. 김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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