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집념'에 바둑기계 알파고도 '굴복'…"5국은 흑으로 이긴다"(종합)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3-13 21:4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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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세돌

(서울=포커스뉴스) "이대로 끝낼 순 없다."

절치부심한 이세돌 9단이 13일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4국에서 인공지능 알파고를 상대로 첫 승을 신고했다. 비록 3연패를 당해 큰 충격은 받았지만 인공지능에 절대 지지 않겠다는 이 9단의 집념이 만들어낸 값진 성과라는 평가다.

전날까지 충격의 3연패를 당한 이세돌 9단은 이날 오후 1시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와의 5번기 제4국에서 백을 잡고 양화점 포석을 펼쳤다. 앞서 흑을 잡은 알파고는 제2국 때와 마찬가지로 화점과 소목으로 진용을 전개했다.

11수까지 2국과 똑같은 바둑을 두던 알파고는 이 9단이 먼저 수순을 바꿔두자 비로소 착점을 바꿨다. 특히 앞선 대국에서 상변을 넓게 장악하며 승기를 잡았던 알파고는 4국에서도 상변을 넓게 차지하기 위한 포석을 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알파고가 이기는 전략에 따라 항상 최선의 수를 두기 때문에 정해진 일정한 패턴이 있는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세돌이 백 12수로 한 칸 벌림이 아닌 중앙 입구 자로 대응하자 이 9단이 구축한 좌변 백집에 '의문의 한 수'를 붙여넣어 몸싸움을 벌였다. 반면 이 9단은 알파고의 공략에 응하기 보다는 보수적인 운영을 하며 집을 지키는 쪽을 택했다.


현장 해설을 맡은 송태곤 9단은 "이 9단이 그동안 알고 있던 틀을 깨고 두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반에 접어들자 이세돌 9단은 상변까지 돌을 이은 알파고와 좌우변에서 치열한 전투를 펼쳤다. 중반 들어 좌변에서 상변까지 돌을 이은 알파고와 흑 진영에 침투한 이 9단의 전투가 시작됐다.

격렬한 중반 전투가 진행되던 중 이 9단은 흑돌 사이에 백돌을 넣는 78번째 '신의 한수'를 던졌고 알파고가 한발 물러나면서 승기를 잡았다.

이후 알파고는 79수에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고 이어 85~89수까지 이 9단에게 오히려 유리한 수를 남발했다. 알파고는 78수 이전까지는 자신이 유리한 것으로 형세를 판단했다가 이후 승률이 급격히 하락했다. 현장 해설자는 "알파고에 버그가 난 것 같다"며 "인간인 이 9단이 내민 의외의 수에 기계인 알파고가 당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현장 영어해설을 맡았던 마이클 레드먼드 9단도 이 수를 두고 "나도 놀랐고, 상대인 알파고도 놀랐을 것"이라며 "중앙에서 그 묘수가 정확했다"고 평가했다.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 상황에 대해 "알파고가 79수에 실수를 했지만 87수에서야 깨달았다"며 "알파고가 위기에 처했다(in trouble)"고 밝혔다.

승기를 잡은 이 9단은 알파고가 1시간7분18초를 남겨 놓은 오후 3시54분 초읽기에 들어갔으나 이후 냉정한 형세판단을 통해 알파고의 공격을 적절히 대응하며 4시간40여분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이 9단은대국 종료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정말 무엇과도 바꾸지 않을, 값어치를 매길 수 없는 1승"이라며 "마지막 대국에서는 흑으로 이겨보고 싶다"고 말했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대표는 "이세돌 9단의 승리를 축하한다"며 "세계 최강 이세돌과 경기하면서 알파고의 한계가 시험되는 순간, 알파고의 단점이 노출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마지막 대국은 오는 15일 오후 1시에 진행된다.(서울=포커스뉴스)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제4국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세돌 9단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6.03.13 오장환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가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제4국 기자회견에 참석해 고개를 숙이고 있다. 2016.03.13 오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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