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생들, '성소수자' 현수막 훼손 교수 '고소'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3-11 16: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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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 성소수자 커뮤니티 '춤추는 Q' "공개 사과 원한다"

A교수 "학교 측 공식 승인 현수막인지 몰랐다…나의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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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뉴스) 서강대학교 학생들이 '성소수자 학생들의 입학을 축하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훼손한 교수를 경찰에 고소했다.

11일 서강대 총학생회에 따르면 서강대 성소수자 커뮤니티인 '서강퀴어모임&서강퀴어자치연대 춤추는 Q'(이하 춤추는 Q)는 10일 서강대 A교수에 대해 재물손괴 혐의로 서울 마포경찰서에 고소했다.

앞서 '춤추는 Q'와 서강대 총학생회 측은 지난달 29일 게시한 현수막이 훼손돼 이튿날 쓰레기통에 버려진 것을 발견했다.

이들은 폐쇄회로(CC)TV를 통해 A교수가 현수막을 철거한 것을 확인하고 A교수에게 '사과 요구' 메일을 보냈다. 이들이 제시한 기한은 10일까지였다.

'춤추는 Q' 측은 A교수가 '공개사과'를 하기 전까지 고소를 취하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이다.

'춤추는 Q'는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사과를 위한 시간은 충분히 드렸고 강경대응도 예고했다"며 "당사자 간 '대면사과'가 아닌, 서강 공동체 전원을 향해 '공개사과'를 하시는 것이 제대로 된 사과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진의가 느껴지지 않는 사과가 아닌, 정당하고 엄중한 징계와 계속되는 훼손·폭력에 대한 적극적이고 분명한 후속조치"라고 설명했다.

서강대 총학생회 측은 "고소 주체는 '춤추는 Q'이며 총학생회는 연명한 것"이라며 "고소 취하와 관련해서는 '춤추는 Q'의 입장을 전적으로 존중한다"고 설명했다.

11일 현재 서강대 내에는 서강대 총학생회, 전국 대학생 성소수자 모임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QUV' 등이 붙인 대자보가 교내 곳곳에 붙어있다.

서강대 총학생회 측은 대자보를 통해 A교수의 진정어린 사과를 요구했고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QUV는 A교수의 '현수막 철거'를 규탄했다.


또 이날 서강대 총학생회 소속 한 학생은 교내 리찌과학관 앞에서 마스크를 쓴 채 피켓시위를 펼쳤다. 피켓에는 '찢어진 것은 현수막뿐이 아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이들은 "교내 성소수자 커뮤니티인 '춤추는 Q'가 게시한 현수막 중 하나가 지난 1일 훼손됐다. 슬프게도 이는 처음 일어난 일이 아니다"라며 "많은 대학들에서 거의 매 학기마다 소수자들의 인권을 대변하는 대자보가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해 왔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서강대 대학본부 관계자는 "A교수는 해당 현수막을 훼손한데 대해서도 인정했다"며 "학교의 공식 승인을 받지 않고 게시한 현수막으로 판단해 철거했다는 입장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또 "A교수는 본인의 '착각'으로 인해 해당 현수막을 철거한 것을 인정하며 '잘못했다'고 시인했다"며 "지방학회 출장 중인 상태로 11일 저녁쯤 서울로 돌아올 예정"이라고 덧붙였다.서강대학교 학생 자치모임 '서강퀴어모임&서강퀴어자치연대 춤추는 Q'에서 교내에 내건 성소수자 학생들의 입학을 축하하는 내용의 현수막 사진. 왼쪽은 지난달 29일 최초 게시 당시이고 오른쪽은 서강대 A교수에 의해 훼손된 후의 현수막이다. <사진출처=춤추는Q 페이스북 페이지>11일 서강대학교 총학생회 소속 한 학생이 리찌과학관 앞에서 피켓시위를 펼치고 있다. 2016.03.11 유경아 기자 yooka@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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