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낙동강 벨트'서 완승하면 PK 40석 목표 달성도 가능
전문가들 "野, 현상태로는 어렵다"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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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수조_-_조경태.jpg |
선거는 '총성없는 전쟁'이다. 전쟁이 벌어지는 전장 역시 곳곳에 산재해 있다. 특히 여야가 필사를 건 '수성 vs 탈환' 대결이 벌어지는 특정지역이 몇몇 군데 있다. 지역구들이 쭉 이어져 일종의 '벨트'를 형성한 곳들이 눈에 띈다. <포커스뉴스>는 한달 남짓 남은 4·13총선에서 벌써부터 전운이 감돌고 있는 '벨트'를 집중 점검했다. 첫번째 지역은 영남지역의 젖줄인 낙동강을 따라 형성된 '낙동강벨트'다.(편집자 주)
(서울=포커스뉴스) 오는 20대 총선을 앞두고 영남권의 '낙동강벨트'에 이목이 집중된다.
통상적으로 PK(부산·경남) 지역은 여권의 텃밭이지만 '낙동강벨트'에서만큼은 야권 역시 지지세가 만만치 않다.
PK 지역의 의석수는 부산 18곳, 울산 6곳, 경남 16곳 등 총 40석. 과연 새누리당이 '싹쓸이'할지, 혹은 야권이 일부 의석을 얻어 전국정당 타이틀을 얻을지가 전적으로 낙동강벨트에 달려있다.
◆ 낙동강벨트란?
‘낙동강벨트’는 부산과 경남의 일부 지역구를 뜻하는데 지역적으로는 부산 북강서갑·을 선거구를 비롯해 부산사상, 사하갑·을과 경남의 김해갑·을, 양산 갑·을 지역 등을 의미한다.
낙동강벨트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영남권 대표적인 하천인 낙동강을 끼고 있는 지역들이기에 붙은 이름이다.
사실 낙동강벨트라는 용어가 쓰인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이 지역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만 하더라도 야당세가 강했지만 김영삼(YS) 전 대통령이 지난 1990년 3당 합당으로 보수진영에 합류하면서 지금처럼 여권의 '텃밭'이 됐다. 그러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등장을 시작으로 야당세가 다시 고개를 들게 됐다.
특히, 노 전 대통령 사후 친노(親盧) 지지세가 강해지고 경쟁력이 있는 친노 후보들이 나서면서 일명 '친노 벨트'로 불리기도 했다. 지난 2012년 총선을 앞두고 친노 진영 중심으로 짜인 야권 지도부가 낙동강 주변 지역의 선거구를 필승지역으로 설정하면서 지금의 낙동강벨트라는 용어가 정치권을 중심으로 사용되고 있다.
때문에 비노(非盧) 측은 낙동강벨트라는 용어에 부정적이다. 한 비노 측 관계자는 9일 <포커스뉴스>와의 통화에서 '낙동강벨트'에 대해 "19대 총선 때 친노 측이 마음대로 설정하고 자기들 위주로 선거운동을 펼치던 것을 뜻하지 않느냐"며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낙동강벨트에 대한 야권의 전략도 서서히 변해가고 있다. 지역 정가에선 20대 총선을 앞두고 낙동강벨트가 허물어졌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난 총선에서 이들 지역 가운데 당선자를 배출했던 곳은 총 3곳이다. 사상에선 문재인 전 대표가 당선, 국회에 입성하게 됐고 사하을에선 조경태 의원을 3선 국회의원으로 만들어줬으며 민홍철 의원도 김해갑에서 승리했다.
그렇지만 이들 가운데 문 전 대표는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고 조 의원은 새누리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유일하게 민 의원만 내년 총선에 야권 후보로 나선다. 벨트를 공고하게 할 수 있는 인물들이 떨어져 나간 셈이다.
게다가 더불어민주당도 '낙동강벨트 전략'을 스스로 폐기하는 모양새다. 더민주 부산시당의 한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낙동강벨트 외 다른 지역도 격전지가 있다"며 "전략을 폐기했다기보다는 이 지역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낙동강벨트 외 지역에선 낙동강 지역만 강조되다보니 선거 주목도도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며 사실상 '낙동강벨트 전략' 폐기 입장임을 전했다.
◆ 속속 정해지는 與野 대진표
여야의 공천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9일 현재 새누리 보다는 야권인사들의 윤곽이 확실하게 드러나 있다. 상대적으로 야권의 인재풀이 좁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부산 북강서갑에는 새누리당에선 박민식 의원과 박에스더 행복파트너스 대표가 경선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북강서갑에는 재선 의원인 박 의원의 단독신청지였는데 당의 후보자 공모 막판에 변수가 생겼다. 친박계인 김도읍 의원의 지역구인 북강서을에 신청을 했던 박에스더 대표가 지역구를 바꿔 박 의원과의 경쟁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맞서 야권에선 전재수 노무현재단 기획위원이 나선다. 전 기획위원은 이번이 네 번째 도전이다. 그는 지난 2006년 북구청장 선거를 시작으로 18·19대 총선에 나선 바 있다. 선거를 치를수록 득표율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을 받는다.
북강서을 지역의 새누리당 후보로는 친박계인 김도읍 의원이 10일 공천을 받았다.
북강서을의 야권 후보는 정진우 전 한국감정원 이사가 나선다. 낙동강벨트의 다수 인사가 친노인사인데 정 전 이사는 친노 출신임에도 불구, 비노계로 분류된다. 지난 2012년 총선에선 대표적인 친노인사인 문성근 전 최고위원에게 밀려 공천을 받지 못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지난 총선에서 문 대표에게 국회의원 배지를 달아주면서 대선후보로의 기틀을 만들어준 부산 사상구. 하지만 문 대표의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무주공산이 된 사상은 지키려는 자와 뺏으려는 자의 최대 격전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에선 손수조 전 당협위원장과 장제원 전 의원이 경쟁을 하고 있다. 더민주에선 문 대표로부터 지역구를 물려받은 비례대표 출신 배재정 의원이 선거전에 뛰어들어, 일명 '박근혜 키즈' 대 '문재인 키즈'의 대결이 성사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하갑은 갑자기 관심도가 높아진 선거구다.거물급 인사가 출사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이 지역의 현역의원은 문대성 의원인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지도부의 권유로 지역구를 인천으로 옮겼다. 이런 돌발변수가 발생하자 허남식 전 부산시장이 등장했다. 허 전시장은 김장실 의원(비례대표)과 김척수 부산시 정책고문과 공천경쟁을 하고 있다.
새누리당에 맞서 야권에선 지난 총선서 문 의원과 맞붙었던 최인호 전 대통령비서실 비서관이 나선다. 그는 지난 19대 총선에서 문 의원에게 2000여 표 차이로 석패했으며 이후에도 지역내서 부지런한 활동을 벌이면서 바닥조직을 닦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야에서 여로 옷을 갈아입은 조경태 의원의 사하을 지역은 여야 모두 칼을 갈고 있다. 야당의 험지인 PK 지역에서 3선 야당 의원을 배출한 곳이다. 그러나 눈치 보지 않고 당에 쓴소리를 하며 비주류의 길을 걸었던 조경태 의원이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새누리당은 지역내 반발에도 불구, 1차 공천을 통해 조 의원을 후보로 내세웠다.
야당 입장에선 발 등에 불이 떨어졌다. 자신들에 대해 속속들이 잘 알고 있는 거물급 인사와 상대해야 하는데 준비를 할 시간적 여유조차 없는 것이다.
더민주에선 외부영입인사인 오창석 전 팩트TV 아나운서가 이 지역 출마를 선언했지만 기존에 불출마 입장을 천명했던 YS의 차남 김현철씨 전략공천설이 꾸준히 나오고 있는 것은 더민주가 처한 현실을 잘 반영해준다. 즉, 중량감 있는 인사를 내세워야만 조 의원을 상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 같은 부산 지역 외 경남 일부 지역도 '낙동강벨트'에 속해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이 있는 김해와 양산 지역이다.
김해갑·을 지역은 여야 모두 후보자 윤곽이 타 지역에 비해 뚜렷하다. 김해 갑에선 새누리당의 경우 홍태용 예비후보가 단수후보로 공천을 신청했고 더민주에서는 현역인 민홍철 의원이 나선다. 이들은 김해고 선후배 사이이기도 하다. 여권에서 전략공천을 하지 않는 이상 이들의 맞대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해을 지역의 현역 국회의원은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인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해 원외 인사 대결이 예상된다. 새누리당에선 씨름선수 출신인 이만기 인제대 교수가 단수 후보로 공천을 신청해 후보로 낙점 받을 것으로 보인다. 더민주에선 지난 총선에서 김 최고위원에게 패했던 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 김경수 경남도당위원장이 나선다.
문재인 전 더민주대표의 자택이 있는 경남 양산은 이번에 갑과 을 지역으로 분구됐다. 양산 갑 지역에선 새누리당으로 윤영석 의원을 비롯해 김성훈 (사)동아시아청년연맹 이사, 국무총리실에서 근무했던 김효훈씨가 나섰다.
더민주에선 지난 17대 총선부터 18대 총선, 2009년 재보궐선거, 19대 총선까지 4번이나 양산에 출마했다 쓴잔을 마신 송인배 전 청와대 비서관이 나서며 국민의당에선 홍순경 전 경남도의원이 출마한다.
양산을 지역은 후보로 나서려는 인사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새누리당 예비후보만 8명이다. 출사표를 던진이들은 김정희·김정희(동명이인·여)·박인·신인균·윤태경·강태현·이장권·정승윤 예비후보다.
야권의 경우 더민주에선 서형수 전 한겨레신문 사장이, 국민의당은 허용복 한국지방행정학회 이사가 출사표를 던졌고 25세의 최연소 출마자 가운데 한 명인 우민지씨와 황윤영 전 양산시의원이 무소속으로 국회의원의 꿈을 꾸고 있다.
◆ 전문가들 "지금 추세라면 여권 우세"
조만간 대진표가 확정될 가운데 현재까지의 지역 분위기는 여권이 웃는 분위기다. 일단 야권의 거물급 인사들이 안보인다. 문재인 전 대표와 부산의 재선 국회의원이었던 조경태 의원이 각각 불출마와 당적 변경으로 출마자들의 '급'이 지난 19대 총선과 사뭇 다르다.
반면 여권은 느긋하다. 비록 PK 타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동강벨트의 여권 지지도가 낮지만, 지난 총선에 비해 상황이 더욱 나아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여권 역시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부산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26일부터 29일까지 부산지역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만 36명과 경남지역 1천8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부산지역은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0%포인트, 경남 지역은 ±3.1% 포인트, 응답률은 부산 2.1%·경남 2.0%)에 따르면 새누리당이 부산에서 전체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낙동강벨트’ 지역의 지지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새누리당은 부산지역 선거구의 절반(9곳)에서 60%가 넘는 정당 지지율을 기록했는데 낙동강벨트인 사상, 사하갑을, 북강서갑·을, 김해양산 지역에선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김해·양산에선 새누리당 지지율이 48.5%로 가장 낮았고 북강서을 지역은 48.8%, 사하을은 49.0%로 50%에 못 미쳤다.
이에 반해 이 지역에서의 더민주 지지율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는데 사하을에선 19.6%로 최고치였으며 사상은 18.9%, 북강서을은 18.0%였다.
정치전문가들은 현재의 ‘낙동강벨트’ 상황에 대해 여권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시사평론가인 유창선 박사는 "야권이 영남지역 전체적으로 취약세인 것 같다"며 "국민의당은 영남 쪽은 엄두도 못 내고 더민주의 경우 그나마 부산에 현역 의원이 두 명이 있는데 이번 선거에 현역 출마자가 없다"고 말했다.
유 박사는 이어 "부산에서 야권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기가 힘든 상태인 것 같고 경남지역에선 한 두 곳에서 선전이 기대되는 정도"라며 "무엇인가 승부수가 나오지 않는 상태에서 분위기 반전이 쉽지가 않다"고 진단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 역시 '낙동강벨트'에서 여권의 우세를 점쳤다. 그는 "이 지역에선 야권에 대한 지지가 지속적으로 상승해왔다"며 "최근 선거들을 보면 야권이 간발의 차로 승리를 놓쳤었다"고 전했다.
특히, 거물급 인사의 부재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문재인 대표의 불출마, 안철수 대표의 서울로의 보궐선거 출마 등으로 야권에서 구심점으로 역할을 하고 여론을 주도해 나갈 인물이 사라지는데 반해 여당은 김무성 대표라는 PK 출신 대권주자가 자리해 야권으로의 이탈이 주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얼마나 이 지역 유궈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거물급 인사, 바람을 일으킬 인사가 나타나는지 여부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 소장은 "조경태 의원과 문재인 전 대표가 빠져있는데 야권이 되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전반적으로 야권의 중량급 인사가 없기에 힘들다"고 분석했다.
황 소장은 "문재인 전 대표가 출마를 해야 한다"면서 "문 전 대표가 출마하면 이 지역에서의 지난 총선 결과(3석)를 넘어설 수도 있다"고 밝혔다.낙동강 벨트에서 최대의 관심 인물로 떠오른 조경태 새누리당 의원과 손수조 전 새누리당 사상 당협위원장. 2016.02.25 박동욱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지역구를 물려받은 배재정 의원. 문재인 키즈로 불리는 배재정 의원과 박근혜 키즈의 대표격인 손수조 전 새누리당 사상 당협위원장의 대결 성사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출처=배재정 의원 블로그>고교 선후배 사이인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새누리당 홍태용 예비후보의 맞대결이 사실상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출처=홍태용 예비후보·민홍철 의원 블로그 및 홈페이지>천하장사 출신인 이만기 인제대 교수가 드디어 총선에 나선다. 단수 후보로 공천을 신청해 새누리당 후보로 낙점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이만기 예비후보. 2016.01.30. 한용 기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로 통하는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그는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에게 패한 바 있다. 이번 총선에선 이만기 후보와의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관측된다. <사진출처=김경수 예비후보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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