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마켓코리아와 비슷한 구조 '매력'…삼성, 글로벌 광고물량 5년 보장
(서울=포커스뉴스) 삼성그룹이 제일기획 지분 매각을 위해 프랑스계 퍼블리시스 뿐만 아니라, 복수의 글로벌 광고회사도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기획 지분 매각작업이 유력 협상자를 정했음에도 다시 경쟁을 불이는 이른바 '프로그레시브 딜(progressive deal. 경매호가입찰)'로 진행되는 셈이다.
3일 글로벌 광고업계에 따르면, 삼성 측은 퍼블리시스와 제일기획 지분 매각을 위한 구체적인 조건을 협상 중이지만 다른 글로벌 광고사들과도 계속 협상 테이블을 유지하고 있다. 퍼블리시스와의 협상력을 높이면서 혹시 발생할 수 있는 거래 무산에 대비하려는 전략이다.
이번 매각 대상은 삼성물산(12.64%), 삼성전자(12.60%), 삼성카드(3.04%) 등이 보유한 제일기획 지분 28.28%이다. 인수하면 제일기획의 최대주주가 된다. 전일 종가(1만7150원) 기준 시가만 약 5580억원 어치다.
글로벌 광고사들 입장에서는 제일기획이 매력적인 매물이다. 영업총이익 기준 한국 내 1위광고업체이자 세계15위권의 제일기획을 인수해 아시아시장 진출 또는 확대의 교두보로 삼을 수 있다.
무엇보다 삼성 측이 글로벌 광고물량을 5년 이상 보장한다는 점에서 인수 후보군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어느 정도 매출과 수익성이 담보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광고물량이 제일기획 전체 제작의 60%, 계열 전체로는 65%를 차지하고 있다.
여러모로 지난 2011년 인터파크그룹에 매각한 소모성자재 구매대행(MRO) 업체 아이마켓코리아와 비슷하다. 아이마켓코리아의 매출의 70~80% 차지하는 삼성그룹이 올해까지 물량을 보장해준 바 있다. 지난해 아이마켓코리아의 매출액은 3조1439억원, 영업이익은 637억원, 당기순이익은 496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5%, 12.05%, 12.29% 증가했다.
광고업계의 한 관계자는 "적어도 2개 이상의 글로벌 광고사들과 접촉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퍼블리시스와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물량만 안정적으로 보장된다면 충분히 매력적인 매물"이라며 "글로벌 광고사의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접목하면 큰 폭의 성장도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인수합병(M&A)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매각 주관사가 프로그레시브 딜에 일가견이 있는 골드만삭스라면 쉽게 판단할 수 있는 일"이라며 "삼성의 매각 의지를 볼 때 퍼블리시스와의 협상결렬도 대비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제일기획 기업 로고.<출처=제일기획 홈페이지>제일기획의 최근 3개월 주가 추이.<자료출처=네이버>아이마켓코리아의 최근 5년 주가 추이.<자료출처=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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