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각종 지표도 일제히 하향세
그러나 1200조원 가계부채·자본유출에 금리인하도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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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 |
(서울=포커스뉴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뜻하는 브렉시트(Brexit) 공포가 각국의 금융시장을 흔들고 국내외 경기 침체를 시사하는 각종 지표 하향세도 심상치 않다. 이런 가운데 국내 가계부채는 1200조원을 넘어섰고 원·달러 급등 속에 자본도 계속 밖으로 빠져나가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점점 더 기준금리를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는 평가가 29일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경기와 금융시장, 각종 변수 사이에서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금통위는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1.50%에서 동결했으나 만장일치를 이뤄내지 못했다. 0.25% 인하를 담은 소수의견이 나온 것. 이주열 한은 총재도 가계부채나 자본유출 같은 부작용을 언급하면서도 추가 인하여력이 있다는 점에 동의했다.
이는 미국이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밝힌 것과 맞물려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금융시장의 3월 또는 4월 기준금리 인하론에 불을 지폈다. 장단기 채권 금리가 속락하며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하기도 했다.
국내외 경기지표도 기준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압박했다. 국제유가가 일방적인 하락세를 접고 등락을 하고 있으나 그나마 경기가 좋다는 미국에서도 적신호가 켜졌다. 2월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지난 2012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과 일본, 독일의 PMI도 일제히 거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최근 중국에서는 국영 조선사가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 과잉투자와 생산에 따른 부작용도 본격화되고 있다. 중국발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는 현재 진행형이다.
국내 지표도 악화일로다. 2월 제조업심리지수가 6년11개월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고 소비자심리지수도 메르스 사태가 불거졌던 지난해 6월과 같은 수치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대기업도 신사업 투자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보인 기업의 신용등급을 낮추기 바쁘고 등급이 낮은 기업들은 자금을 조달하기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여건만 보고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만 없다. 무시못할 변수들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경고등이 켜진 가계부채 문제는 여전히 통화당국을 짓누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가계부채는 1207조원에 달했다. 1년 동안 무려 122조원이나 급증했다. 9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경기부양을 위해 부동산 규제를 풀고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발생한 결과다.
가계부채는 서서히 국내 소비여력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도 지적된다.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인하하고 다시 가계부채를 늘린다면 중장기적으로 더 심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진단이 한은 안팎에서 계속 나온다.
자본유출도 심각하다. 이달 들어 지난 주말까지 채권시장에서만 약 5조원에 달하는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갔다.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현상과 함께 원화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을 고려하면 자본유출을 일시적 현상으로만 보기 어렵다.
여기에 기준금리까지 인하하면 자본유출이 더 심화될 수 있다. 기준금리를 내리면 채권 가격이 상승해 수요가 감소하고 자금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곳으로 이동한다. 자본 유출국의 통화는 절하압력을 받게 된다.
환율 상승이 수출에 도움이 되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로 그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오히려 수출 효과보다는 외국인 자금 이탈의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
이 총재도 2월 금통위 이후 기준금리 인하론이 확산되자 인하 효과가 과거만 못하다며 구조개혁을 재차 강조하고 나서기도 했다.
따라서 금융시장에서는 3월 기준금리 인하론이 여전히 남아 있으나 2월 금통위 직후의 강도는 아니다.
민간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사실 현 시점에서 0.25%의 금리 인하가 얼마나 경기부양 효과를 발휘하는지에 대해 인하론을 주장하는 사람조차 확신하지 못할 것”이라며 “시장 금리가 이미 이를 반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심리 효과만을 노리고 인하하면 오히려 자본유출 등 부작용만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은이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를 9조원 확대키로 했듯이 기준금리 인하보다는 자금을 공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진단도 있다”고 전했다.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 증액은 시중은행이 중소기업에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줄 수 있도록 중기 대출금에 한해 시중은행에 저리로 자금을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기준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채권 딜러는 “총재 발언대로 금리인하 여력이 있다면 늦추면 늦출수록 효과는 더 떨어진다”며 “심리에 크게 영향을 받는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서라도 빠른 타이밍의 인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서울=포커스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6일 정례회의를 열고 2월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지난해 6월 0.25% 포인트 인하된 뒤 8개월째 같은 수준이다. 2016.02.16 이인규 인턴기자 (서울=포커스뉴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제조업의 2월 업황BSI는 63으로 6년 11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2016.02.29 조숙빈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8로 전월 대비 2포인트 하락해 8개월 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보다 작으면 경제상황에 대해 비관적으로 보는 소비자가 많다는 의미다.2016.02.25 이인규 인턴기자 (서울=포커스뉴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6원 하락(원화 가치 상승)한 1238.2원에 최종호가됐다.2016.02.28 조숙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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