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PX공장 증설 4년째 묵묵부답…이대로 무산?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2-29 06: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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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월까지 일본 쇼와셀과 MOU 연장 여부 결정

PX시황 악화·시장 공급과잉 원인으로 지목

(서울=포커스뉴스) GS칼텍스의 파라자일렌(PX)공장 증설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GS칼텍스는 일본 쇼와셀과 합작해 PX공장 증설을 계획한지 4년이 됐지만 아직까지도 사업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그동안 악화됐던 PX시황이 점차 나아지는 추세지만 GS칼텍스 측에서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아 업계에서는 이 프로젝트를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내다봤다.

29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오는 3월 말까지 GS칼텍스는 일본 쇼와셀, 다이요오일과 업무협약(MOU) 연장 여부를 결정지어야 한다. PX는 의류나 페트병에 쓰는 폴리에스테르의 원료(TPA·테레프탈산)를 총칭한다.

GS칼텍스는 지난 2012년 일본 쇼와셀과 50대 50으로 1조원을 투자해 여수 PX공장 증설을 추진했다. 그러나 공정거래법상 규제에 막혀 프로젝트 추진을 보류해야 했다. 당시 지주회사의 손자회사(GS칼텍스)가 지분 100%를 보유한 경우에만 증손회사(PX증설) 설립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4년 초 경제 활성화를 위해 박근혜 대통령까지 나서면서 '외국인투자촉진법(외촉법)'을 통과시켰다. GS칼텍스는 증손회사 설립이 가능해지면서 투자에 급물살을 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PX시황 악화와 PX시장의 공급과잉으로 지금까지 GS칼텍스가 투자를 보류하고 있는 것.

일본 합작사의 경영환경이 달라진 것도 변수로 작용했다. 쇼와셀은 지난해 8월 일본 정유업계 매출 2위인 이데미츠 코산과 합병을 진행했다. 쇼와셀의 경우 규모가 큰 업체가 아니었기에 GS칼텍스와 합작해 내부 규모를 키워보려 했지만 PX증설이 계속 연기되자 또 다른 카드를 꺼낸 것이다.

쇼와셀의 합병으로 GS칼텍스는 쇼와셀과 단독으로 PX증설 등을 결정할 수 없는 처지가 돼 MOU가 철회되면 그동안 진행해온 증설 계획은 물거품이 되는 것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당시 PX시장이 공급과잉에 빠지면서 2년 사이 가격이 톤당 1400달러에서 900달러대까지 떨어져, 중간 이윤이 300달러대로 하락했다"며 "쇼와셀과 각각 5000억원이라는 거금을 투자해야 하니 함부로 투자하기에 앞서 종합적으로 PX관련 MOU 및 투자 등을 검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오는 3월까지 쇼와셀과의 MOU 연장 여부에 대해선 "여러 가지 정황을 파악하는 단계"라고 답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나서서 법안까지 통과시켰는데도 불구하고 GS칼텍스가 투자를 보류하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PX시황이 점차 나아지는 시점에 PX공장 증설을 보류하는 것은 이미 이 프로젝트를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GS칼텍스는 "현재 업황이 좋다고 해서 바로 증설을 결정하면 시간이 지나 PX시장이 또다시 공급과잉에 빠질 때 손해를 보게 될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GS칼텍스 전남 여수 파라자일렌(PX) 공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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