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문이 아니라 변명문…학생회는 사퇴하라"
(서울=포커스뉴스) 건국대학교 생명환경과학대학 학생회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에서 발생한 성추행 의혹 사건에 대해 사과문을 냈지만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지난 26일 건국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 익명 페이지인 ‘건국대학교 대나무숲’에는 신입생이라고 자신을 밝힌 한 학생이 “OT에서 한 게임들이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성추행 문제를 제기하는 글이 올라왔다.
글을 올린 이 신입생은 “‘25금 몸으로 말해요’라는 게임을 하던 중 펠라XX와 같은 제시어가 나왔고 선배들이 몸으로 표현했다”며 “충격적이고 보기 민망했다”고 밝혔다.
또 “밤에는 평범하게 술을 마시고 이야기하는 술자리라고 생각한 자리에서 술자리 게임을 한다며 처음 보는 남학생과 껴안고 술을 마시거나 무릎에 앉고 껴안으면서 술을 마셨다”고 전했다.
이어 “이른바 ‘방팅’을 하면서는 여학생들은 방에 있고 남학생들이 방을 옮겨다니며 똑같이 했다”며 해당 사건에 대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그러면서도 이 신입생은 “‘혹시 나만 기분 나빠하는 것이 아닐까?’싶어 거절하기 힘들었다”며 “내가 보수적인건가?”라고 걱정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에 대해 해당 학과는 이날 학과 페이스북 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다.
해당 학과 학생회장과 부 학생회장의 이름으로 올라온 사과문에는 “이번 생명환경과학대학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불거진 일말의 사태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한다”며 “레크레이션 중 한가지로 준비한 게임 ‘25금 몸으로 말해요’에서 자극적인 단어들로 인해 성적인 수치심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또 “술자리는 각 조별 선배들에 의해 진행됐으며 재학생 관리 소홀 문제가 발생했다”며 “관리소홀 문제가 불거진 점을 사과하고 신입생 입장에서는 분위기만으로도 충분한 강요가 될 수 있었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 인정한다”고 말했다.
학생회의 사과에도 건국대 학생들은 "사과의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며 학생회장단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학생들은 SNS 등을 통해 “이는 사과문이 아니라 변명문”이라며 “피해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사과를 하라”고 지적했다.
또 “관리소홀이 문제가 아니라 이런 게임을 기획했던 것 자체가 문제”라며 “학생회장과 부회장은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목소리 높였다.
한편 해당 오리엔테이션의 기획단은 지난달 27일 대학교 총학생회가 주관한 성교육을 이수받은 것으로 알려졌다.26일 건국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에 한 신입생이 게시한 성추행 사건 제보 게시물.27일 건국대학교 생활과학대학 페이스북에 올라온 학생회의 사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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