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4·13> '핫코너'를 가다…경기 성남시 분당구(2)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2-18 18:2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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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지지세 뚜렷, 젊은층은 정치 무관심…이재명 효과도 "글세…"

노후 아파트 많아 '재개발·재건축' 단골이슈 …"후보마다 말뿐, 안 믿어"
△ [그래픽] 분당 지난 선거 결과

(서울=포커스뉴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는 "천당 아래 분당이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정주환경이 잘 갖춰진 도시다.

특히 주민들의 소득 수준도 높고 중장년층이 많이 살아 여당세가 강한 지역이다.

실제로 분당이라는 선거구가 생긴 1992년 14대 총선 이후 2011년 손학규 당시 민주당 대표가 당선된 분당을 재보궐선거 이외에는 야당의 진입을 허락하지 않았다.

이런 분당지역에 변화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야권의 아이콘으로 성장한 이재명 성남시장이 앞장섰고 젊은 인구의 유입이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이 같은 예상을 지역 주민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지 <포커스뉴스>가 지난 16일 분당을 찾았다.

◆ 여당 지지세 뚜렷한 가운데 젊은 층, 정치에 무관심

많은 눈이 내리고 바람까지 부는 궂은 날씨였지만 분당은 비교적 활기찬 모습이었다.

분당역과 야탑역은 많은 사람이 오갔고 근린공원에는 나이 지긋한 어른들이 지인과 함께 윳놀이를 하기도 했다. 도시는 시원시원하고 깔끔하게 정리된 계획도시의 풍경 그대로였다.

다만 평일 낮인 탓인지 30~40대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날 <포커스뉴스>가 만나본 분당 주민들은 여당 지지세가 강했고, 경제보다 정치이슈에 민감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북한과 개성공단 폐쇄, 사드 이슈는 역시 여당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야탑동에 살고 있는 김철수(66)씨는 "야당은 반공의식이 없다. 다 잘라야 한다"며 "반공의식이 철두철미한 당을 뽑아야 한다. 국회의원 중 군대 다녀온 사람 몇이나 되는지 그것부터 취재해보라"고 말했다.

아울러 "문재인이 특전사 나왔지만 개성공단 중단할 걸 못마땅해 하고 있다. 그건 문제가 있다"며 "김무성이 그렇게 하면 (새누리당을) 뽑지 않을 것이다. 나라가 튼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년 동안 서현동에 살다 최근 판교동을 이사했다는 박모(65)씨는 지역 국회의원에게 바라는 점을 "지역 주민들을 위해서 여러 개선사항을 많이 고쳐달라"면서도 "지역 주민의 대표이기 전에 지역에 국한되지말고 국익을 위해 정치를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문제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시스템) 배치 등 모두 대의적으로 장기적 안목으로 우리 후세들 위해 결정해주길 바란다"며 "20대 국회에서는 국회선진화법을 꼭 폐기하고 민주주의 기본원칙인 다수결을 지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반면 20대 초반 젊은 세대는 정치에 무관심한 모습을 보였다.

판교동에 살고 있는 김나영(22·학생)씨는 "20년 동안 분당에 살면서 항상 좋다고 생각하고 별로 바뀔게 없는 것 같다"며 "정치에 관심없다"고 말했다.

수정구 수진동에 사는 김영후(21·학생)씨도 "지난해에는 투표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할 생각"이라면서도 "20대 국회의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라는 기자 질문에 "별 문제 없고 그냥 잘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성남지역에서 치러진 선거는 4·29 국회의원 보궐선거였다.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 따라 김미희 전 의원이 직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당 김 전 의원의 지역구는 성남시 중원구로, 김영후씨가 살고 있는 수정구에는 선거가 없었다.

정치혐오와 정치불신도 20대의 정치 무관심을 거드는 듯 보였다.


분당에 8년째 살고 있는 김우성(25·학생)씨는 "(횡당보도의 펼침막을 가리키며) 특별교부금 5억2500만원이라고 써 있는데 저런 펼침막은 좋아하지 않는다. 딱 봐도 표를 얻겠다는 것"이라며 "여야 모두 마찬가지다. 새누리당이 붙이면 더불어민주당이 다시 그 위에 (펼침막을) 건다. 이런 식으로 뽑아달라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 '이재명 효과', 분당에서도 통할까?

<포커스뉴스>가 만난 분당의 민심은 이재명 성남시장에게 우호적이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야탑동 주민 80대 박모씨는 "성남은 시장이 문제다. 젊은 사람들한테 공짜로 혜택을 주는 게 아니라 일자리를 줘야 한다"며 성남갑에 출마한 이헌욱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의 선거용 펼침막을 보며 "저 사람(이헌욱 예비후보)은 글렀다. 이재명 시장을 들먹이며 여기(성남에) 나왔다는데 이곳 흐름을 몰라 그러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경기도 광주에 살며 25년 동안 성남지역에서 학원차량을 운전했다는 이춘석(56)씨도 "이재명 시장이 하는 건 잘못됐다"며 "젊은사람들에게 지원하느니 노인이나 어린이들에게 써야지. 그거 선거에 영향 미치려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아울러 "성남시 자체는 서민적인 동네지만, 이곳 분당은 비교적 상위층이 살고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 선호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자동에 살고 있는 이재부(84)씨는 "복지라는 게 특정 대상에게 하는 거지 무조건 골고루 다 하는 건 반대한다"며 "분당도 청년배당 한다고 하는데 잘 하는 것 같지 않다"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이재명 반대파'만 있지는 않았다.

김우성씨는 "이재명 시장 정책을 포퓰리즘이라고 하는데 나는 동의할 수 없다"며 "표를 얻기 위한다기 보다 예전부터 하려던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분당에 살더라도) 젊은 사람들끼리는 진보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우리 또래는 이재명 시장의 정책을 좋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단골이슈 '재개발·재건축'…"이젠 안 믿어"

조성된지 20년이 넘은 분당은 노후 아파트가 많아 재개발·재건축·리모델링이 수년째 지역 이슈로 자리잡고 있다.

국회의원도, 도지사도, 시장도 재개발·재건축을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지역 주민들은 기약없는 기다림에 피로감만 쌓여가고 있다.

80대 박모씨는 "재개발을 한다는데 어디다 뭘 할지 계획이 없다. 지하복합상가도 만든다고 했지만 어물쩡 넘어갔다"며 "(후보들이) 말은 잘 하지만 당선되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우성씨도 "분당에 살면서 재개발·재건축을 원치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재개발·재건축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재개발·재건축은 매년 매선거마다 나오는 얘기다. 사실 있어봐야 크게 신경 안 쓴다"고 덧붙였다.분당지역은 '분당'이라는 선거구가 생긴 1992년 14대 총선 이후 2011년 손학규 당시 민주당 대표가 당선된 분당을 재보궐선거 이외에는 야당의 진입을 허락하지 않았다.여당에겐 텃밭이요 야당에겐 그야말로 험지 중 험지다. 2016.02.18 조숙빈 기자 사진 윗줄 왼쪽부터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갑 지역에 출마한 권혁세, 장석일, 장정은, 이범래 새누리당 예비후보. 아랫줄 왼쪽부터 이종훈 새누리당 예비후보와 조신, 이헌욱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사진출처=각 예비후보 선거사무소>분당에 8년째 살고 있는 김우성(25·학생)씨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한 횡단보도에 걸린 펼침막을 보고 "이런 식으로 뽑아달라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펼침막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불편하게 바라봤다. 2016.02.16. 최형욱 사진 왼쪽부터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을 지역에 출마한 임태희, 전하진 새누리당 예비후보와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사진출처=각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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