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자금유출·위험자산 회피 심리 영향
"전 고점 돌파해 원화 가치 하락 확대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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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뉴스) 원·달러 환율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엇갈리고 있는 데다 국제 경제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보였던 중국마저 '시원찮은' 모습을 보이면서 투자자의 불안 심리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투자시장의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팽배해지고 국내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되면서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는 '직격탄'을 받고 있다.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은 큰 폭 상승(원화 가치 하락)하고 변동성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9원 상승한 1220.5원으로 개장했다. 개장 직후 원화 가치는 빠르게 하락, 1225.1원을 기록했다. 지난 3일 연중 고점인 1221.1원을 7거래일만에 경신한 것이다. 이날 장중 고점은 2010년 7월 7일 장중 고가(1226.6원)이후 5년 7개월 만의 최고치다.
불확실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타이밍,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 등으로 원화 가치는 올해 들어 큰 폭으로 움직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을 볼 수 있는 일중 변동폭과 변동률, 전일 대비 변동폭과 변동률은 각각 과거와 비교해 크게 올랐다.
2월 16일까지의 원·달러 환율 일중 변동폭은 9.8원이며 변동률은 0.82%를 나타냈다. 전일대비 변동폭도 7.6원, 변동률은 0.63%로 집계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이후였던 2010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2010년 원·달러 환율의 일중 변동폭은 9.8원, 변동률은 0.82%, 전일대비 변동폭(7.6원) 변동률(0.63%)로 나타났다.
1월의 원·달러 환율 일중 변동폭도 7.9원, 변동률 0.65%로,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이슈로 민감하게 움직였던 2014~2015년의 수준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의 원·달러 환율의 일중 변동폭은 4.9원, 변동률 0.46%이며 2015년은 각각 6.6원, 0.58%다.
전년 대비 원화 가치 절하률도 평균 2.5%대로 나타나 원화 가치 하락이 추세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말 전년 동월 대비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 절하률은 2.22%를 기록했으며, 최근 변동성이 컸던 지난 3일 원화 가치 절하률은 무려 3.84%으로 나타났다.
외환선물업계에서는 과거 장중 고점(2월 3일, 1221.1원)을 돌파한 이상 원화 가치 하락세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제유가 감산합의 실패, 중국 경제 경착륙 위기감 등으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원화 가치를 끌어내리고 있다"며 "국외 재료 외에도 국내의 지정학적 리스크 등도 원화 가치의 하방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16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카타르,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은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회담을 갖고 생산량을 동결 방침을 밝히자, 뉴욕선물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가 6%대 급등했다. 그러나 감산이 아니라는 점과 국제유가 공급과잉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자 시장에서 WTI는 전 거래일보다 1%대 하락한 배럴 당 29.04달러로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이란과 미국의 원유 생산량에 대한 재료가 해소되지 않는 이상 국제유가의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점치고 있다.
중국 경제 성장 부진도 원화 가치의 최대 변수다. 1월 중국 수출입 지표가 크게 개선되지 않은 데다가 중국의 전 세계 수출 및 수입도 11.2%, 18.8%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대중 수출 비중이 25%에 육박하는 국내 경제 성장에 제동이 걸릴 수 있는 요소다.
또 국내 외인자금이 계속 유출됨에 따라 원화 가치를 더욱 끌어내릴 소지가 크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낸 '1월 중 외국인 투자 동향'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의 주식 및 채권은 모두 순유출을 기록했다. 주식에선 3조1000억원, 채권에선 800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1월 중 외인의 주식 순매도 규모는 3조710억원, 채권 순유출 규모는 4870억원이다.최근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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