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현대중공업, 현대로템, LG상사 등
재무개선 추진하는 LS엠트론, 현대상선 등은 등급 강등
(서울=포커스뉴스) 2월 들어 신용평가사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신평사들은 주요 대기업이 실망스러운 2015년 4분기 및 연간 실적을 발표하면서 등급 하향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실적 발표 시즌이 이어지고 있고 추후 구체적인 재무사정 등이 속속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게다가 단기간에 실적·재무 개선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점에서 등급 강등 러시까지 예상되고 있다.
10일 NICE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등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현대중공업, 현대로템, LG상사 등이 실적 부진으로 주요 모니터링 대상이 됐다.
지난해 4분기 해외 사업장의 손실 반영으로 891억원의 영업손실에 1617억원 당기순손실을 입으며 적자전환한 삼성물산은 연간 기준으로는 막대한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제일모직과 합병 과정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대주주로 올랐는데 2조8000억원에 달하는 투자자산처분이익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신평사는 삼성물산의 수익성 정상화가 등급 결정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진행공사의 추가 손실 반영 여부 등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대중공업은 더 심각하다. 지난 2014년부터 세 차례 등급 강등으로 ‘A+’까지 떨어진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3분기 대규모 충당금 설정 이후 4분기에도 2791억원의 영업적자를 나타냈고 누적으로는 1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과거 저가수주 여파가 계속 이어지고 저유가 등 영업환경도 좋지 못한 점을 고려하면 실적 정상화가 불투명하다며 등급 전망 ‘Negative’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 계열인 현대로템은 지난해 4분기 2112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었고 연간 당기순손실이 3045억원에 달했다. 신평사들은 현대로템의 대규모 손실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수 있고 거액의 당기순손실로 재무안정성마저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또, 실적과 재무구조 개선이 조속히 이뤄지지 않으면 등급 하향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LG상사는 ‘하향검토 등급감시대상’에 올랐다. 연간 당기순손실이 2171억원이었는데 지난해 4분기 손실만 2372억원에 달했다. 문제는 향후 자원개발관련 투자자금 회수규모와 시기가 불확실한데다 관련 자산의 손실인식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해외자원개발 프로젝트의 수익성이 떨어졌다.
실적을 떠나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일부 기업은 등급 강등을 면치 못했다.
현대상선의 신용등급은 자산 매각 등 자구안이 미흡하다며 'B+'에서 'B-'로 떨어졌고, 대성전기공업을 매각하지 못한 LS엠트론의 등급은 'A+'에서 'A'로 하락했다.
크레디트 시장의 한 관계자는 "조선사뿐만 아니고 건설, 기계, 자원개발 등 여러 분야에서 과거 자금을 회전하기 위해 무리하게 저가로 수주한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며 "세계 경기 침체와 저유가 상황을 볼 때 단기간 실적을 회복해 재무를 개선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대기업의 해외 잠재손실 규모를 정확하기 추산하기 어려운데 예상을 초과한다는 소문이 많다"며 "등급 하락은 조달 비용 증가를 가져와 악순환 고리를 형성하는데 많은 대기업 계열도 예외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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