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 추가 완화책 검토
중국 유동성 공급에도 경기 개선 여부 불투명
수요·공급 측면 모두 '비상'상황인 국제유가
日·中, 화학산업 의존도 높은 한국 경제 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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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원·달러 환율 추이 |
(서울=포커스뉴스) 세계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면서 국제 금융시장에선 위험자산에 대한 회피 심리가 커지고 있다. 원화 가치에도 이 심리가 반영되면서 대폭 하락했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1.9원 상승(0.99%·원화 가치 하락)한 1219.3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는 장중 한 때 1221.1원까지 오르면서 1220원선을 돌파했다. 원화 가치가 1220원을 돌파한 것은 2010년 7월 7일(1226.6) 장중 고가를 돌파한 이후로 5년 7개월 여만이다.
장 마감(오후 3시) 전까지 1% 가량 하락하던 원화 가치는 당국의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으로 보이는 개입에 의해 낙폭을 축소, 1220원선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종가 1219.3원 역시 5년 7개월(2010년 7월 7일, 종가 1223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원화 가치의 하락은 세계 경제견인의 한 축이었던 중국의 경기개선 속도 둔화감에 기본적으로 기인한다. 특히 중국 산업생산이 부진하자 국제유가가 대폭 하락하고 위험자산인 상품통화의 가치가 동반해서 떨어지고 있다. 즉, 산업생산 부진으로 인한 국제유가 수요 감소→국제유가 하락→국제유가 공급 과잉→국제유가 재하락→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감 확산→위험회피자산 심리 증대→원화(상품통화)가치 하락이라는 사이클을 밟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중국 국가통계국이 최근 발표한 작년 12월 중국의 산업생산이 부진한 양상을 보이면서 국제유가와 원화 가치는 함께 떨어졌다. 중국 12월 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5.9% 증가했지만 시장전망치(6%)를 하회했고, 11월 6.2% 증가에 비해 떨어졌다. 1년으로 환산할 경우 전년 대비 6.1%증가로 집계돼, 2014년 8.3% 증가와 비교할 때 무려 2%포인트나 내려앉았다.
국제유가는 중국의 경제 지표 발표 이후 등락을 거듭하면서, 원화 가치가 동조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15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가 배럴 당 30달러를 하회한 29.42달러로 떨어지자 원화 가치도 전 거래일 대비 3원 가량(1213.4원)하락했다. WTI가 배럴 당 26.55달러를 기록한 지난 20일에도 원화 가치는 1214원까지 하락했다. 지난 22일 WTI가 32.19달러로 복귀하자 원화 가치는 1200원대에 안착하는 양상이었다.
안예하 KR선물 연구원은 "중국 경기 우려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국제유가 하락의 골이 깊어지고, 불안감에 원화 가치도 하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발 '환율전쟁'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는 점 역시 원화 가치를 끌어내렸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총재는 지난 29일 열린 통화정책에서 마이너스 금리(-0.1%)를 결정했으며, 이날 "추가 완화책엔 제한이 없다"며 추가 완화책을 시사했다.
또 중국의 수출 의존도(약 25%)가 높은데다 중국의 수입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점, 국제유가의 하락 속에서 국내 주요 산업의 성장 동력도 식어가고 있다는 점 등이 원화 가치하락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제연구소 실장은 "일정 수준의 저유가가 아닌 '지나치게'낮은 저유가로 인해 국내 화학 및 정유산업에 타격을 주고 있다. 기업의 구조조정 문제 등 내수 불안요소 역시 원화가치 하락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서울=포커스뉴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한때 1220원을 돌파, 장중 연중 고점인 1221.0원까지 상승하며 약세를 보이다 전 거래일보다 11.9원 상승한 1219.3원에 마감했다. 2016.02.03 이희정 기자 원·달러 환율과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의 가격 동향.<자료제공=KR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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